"영화는 계속된다"…제23회 전주국제영화제, 코로나 속 정상 개최 의지 [종합]

[마이데일리 = 양유진 기자] 올해 23회째를 맞는 전주국제영화제가 '영화는 계속된다'라는 슬로건 아래 관객과 보다 가깝게 소통한다.

31일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제23회 전주국제영화제 기자회견이 개최됐다. 김승수 조직위원장, 이준동 집행위원장, 문석, 문성경, 전진수 프로그래머, 올해의 프로그래머 연상호 감독이 참석해 영화제의 특징과 변화, 상영작 등에 대해 이야기했다.

영화제는 한동안 주춤했던 오프라인 행사를 정상화하는 것으로 방향을 잡았다. 상징적인 공간인 전주돔과 부대공간을 다시 조성해 개·폐막식 외 행사들을 진행한다. 게스트 역시 오프라인 현장에서 관객과 자연스럽게 소통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든다. 코로나19의 유행 가운데 얻어낸 성과는 계승하되 영화제의 본래 목적과 역할을 잊지 않겠다는 취지다. 총 18개 섹션, 230여 편 규모로 500회차 상영을 계획하고 있다.

이준동 집행위원장은 "전주국제영화제는 영화제의 축제성을 완전히 회복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지난 2년간 코로나19가 전 세계를 휩쓸었다. 전주국제영화제는 팬데믹 이후 가장 먼저 열린 영화제"라며 "코로나19가 오미크론으로 고생하고 있지만 축제성을 완전히 회복할 단계라 생각한다"라고 힘줘 말했다.

김승수 조직위원장은 코로나19 상황 악화에도 "오프라인으로 가겠다는 강력한 의지가 있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전주국제영화제는 2년 전 온라인으로 치뤄졌다. 작년엔 온·오프라인으로 진행해 꽤 많은 노하우가 쌓였다. 올해엔 방역 당국, 의료 자문관과 함께 준비해왔다"라며 "영화 팬들의 안전에 문제가 없도록 세심하게 치루겠다"라고 밝혔다.

개막작은 코고나다 감독의 '애프터 양'이다. 2017년 데뷔작 '콜럼버스'에 이은 두 번째 작품 '애프터 양'은 미국 작가 알렉산더 와인스틴의 원작 '양과의 안녕'을 영화화한 것으로 정적이고 미니멀한 SF라는 독특한 연출력을 보여준다. 전진수 프로그래머는 "정적이면서도 아름다운 화면을 느낄 수 있는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폐막작은 에리크 그라벨 감독이 연출한 '풀타임'이다. 비정규직 직장에 다니며 두 아이를 키워야 하는 싱글맘의 극한 상황을 여과없이 보여주는 작품이다. 제78회 베니스국제영화제 오리촌티 부문에서 감독상과 여우주연상을 받았다. "우리의 현실과 맞닿아 있어 폐막작으로 선택했다"라고 전 프로그래머는 전했다.

특별전으로는 '이창동: 보이지 않는 것의 진실'과 '충무로 전설의 명가 태흥영화사'를 만나볼 수 있다.

먼저 '이창동: 보이지 않는 것의 진실'에서는 프랑스 알랭 마자르 감독이 만든 이창동 감독에 관한 다큐멘터리가 월드 프리미어로 상영되며, 이창동 감독이 연출한 최신 단편영화 '심장소리' 또한 세계 최초로 공개된다. 또 이 감독의 장편영화 6편을 모두 4K 디지털 리마스터링된 화질로 상영한다.

'충무로 전설의 명가 태흥영화사'는 영화제와 한국영상자료원이 함께 준비한 회고전이다. 지난해 세상을 떠난 이태원 태흥영화사 대표를 추모하고 태흥영화사가 한국영화사에 남긴 발자취를 돌아보기 위해 기획됐다.

'J 스페셜: 올해의 프로그래머' 주인공 연상호 감독은 데이비드 린치 감독의 '블루벨벳', 구로사와 기요시 감독의 '큐어', 가타야마 신조 감독의 '실종'을 프로그래밍했다. 연 감독의 첫 장편영화 데뷔작 '돼지의 왕'과 첫 실사영화 데뷔작 '부산행'도 만나본다.

연 감독은 "전주국제영화제가 작년부터 J 스페셜 섹션을 시작했다. 프로그래머가 좋아하고 소개하고 싶은 영화를 소개하는 취지라 들었다. 요즘 들어 많이 찾아보게 된 영화가 있다. 저도 이 영화들을 극장에서 본 적은 없다. 큰 스크린으로 보면 좋겠다 생각했다"라고 알렸다.

첫 번째로 선정한 '블루벨벳'을 놓고 "데이비드 린치 감독은 대학교 1학년 때부터 좋아했다"라며 "굉장히 재밌는 영화다. 최근 '블루벨벳'을 다시 봤다. 엄청나게 재밌는 작품이라 말씀드리고 싶다"라고 보탰다. '큐어'에 관해선 "현지 개봉한 지 25년 지난 작품이다. 요즘 영화 같은 느낌이 많이 든다. 가장 많은 영향을 받고 있는 작품이다"라고 이야기했다. "'실종'은 올해 일본에서 개봉한 최신작이다. 세 작품이 각자 다른 개성과 연결점이 있다. 만들어진 시기에 차이가 있지만 세 작품을 함께 보면 새로운 느낌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넷플릭스 드라마 '지옥'으로 전 세계 시청자의 뜨거운 호응을 끌어내기도 한 연 감독은 "'지옥2' 시나리오를 쓰고 있다. 넷플릭스에서 영상화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라며 "올해 하반기 정도엔 원작자 최규석 작가와 만화로 먼저 선보일 것 같다. 시나리오 쓰기 힘들더라. 성실하게 쓰고 있다"라고 귀띔하기도 했다.

제23회 전주국제영화제는 오는 4월 28일부터 5월 7일까지 전주 영화의거리 일대에서 진행된다.

[사진 = 전주국제영화제]

양유진 기자 youjinyan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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