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신수 쓴소리 반영" 잠실구장 27억 투입, 라커룸만 바뀐게 아니다

[마이데일리 = 윤욱재 기자] 한국야구의 메카인 잠실구장이 대대적인 시설 개선 공사를 통해 탈바꿈에 성공했다.

잠실구장 공사 비용만 총 27억원. 마침내 서울시가 움직였다. 서울시는 29일 "야구계의 숙원이었던 원정팀 낙후시설을 전면 개선해 선수들이 경기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했다. 또한 시민들이 보다 쾌적하고 안전하게 관람할 수 있도록 관람석, 안전펜스, 전광판 시스템 등을 보수했다"라고 밝혔다.

특히 메이저리그 출신인 SSG 랜더스의 추신수(40)가 지적한 원정팀 선수단 시설을 대폭 개선했다.

원정팀 선수단 사용공간을 총 100㎡에서 총 232㎡, 라커룸 공간을 50㎡에서 72㎡로 넓히고 사물함 33개를 설치했다. 샤워실 역시 4배 이상 확대(8㎡→36㎡)하고 샤워기 개수도 3개에서 11개로 대폭 늘렸다. 식당 공간도 32㎡에서 50㎡로 확대했으며 이제는 동시에 18명이 식사할 수 있는 공간으로 변신했다. 새로 만든 시설도 있다. 물리치료실과 코치실이 신설된 것이다.

서울시는 "이번 원정팀 시설 개선은 KBO의 시설개선 요청과 추신수 등 미국 메이저리그를 경험한 선수들의 쓴소리를 적극 반영한 것"이라면서 "잠실야구장은 1982년 지어진 이래 40여 년이 흘렀지만 그동안 원정팀을 위한 시설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아 선수들의 불편이 있었다"라고 공사 배경을 전했다.

추신수의 '쓴소리'가 서울시를 움직인 셈이다. 추신수는 메이저리그에서 1653경기를 뛰고 지난 해 처음으로 KBO 리그에서 뛰었다. 메이저리그의 최고급 시설이 익숙한 그가 겪은 잠실구장 시설은 충격 그 자체였다. 추신수는 "원정팀 시설은 많은 선수들이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는 것에 비해 열악한 것 같다"고 꼬집었다. 그러자 메이저리그 경험이 있는 '절친' 이대호도 "추신수의 말이 맞다"라고 거들었다.

잠실구장은 원정팀 시설만 대폭 개선된 것이 아니다. 관람석, 안전펜스, 전광판 시스템도 보수를 마쳤다.

관람석 계단과 통로 바닥에는 논슬립(미끄럼 방지) 바닥재를 덧씌웠다. 안전사고를 예방하기 위한 차원이다. 노후화로 탈색된 일부 관람석(3,560석)은 등·좌판을 교체했고 2~3층 복도 바닥도 보수했다. 이로써 관람객들이 안전하고 쾌적하게 경기를 관람할 수 있을 전망.

덕아웃과 1‧3루 내·외야 안전펜스도 전면 교체해 선수들의 부상을 예방한다. 여기에 전광판 시스템도 초고화질 영상을 표출할 수 있도록 개선했다. 야구장 중앙문과 선수단 출입구 주변에는 안내방송 설비를 추가 설치해 코로나19 예방, 관람객 혼잡 시 분산 유도 등 안내 방송을 통해 안전사고를 미연에 방지한다.

원정 선수들의 편의는 물론 관중들의 사고와 선수들의 부상을 예방하는데 초점을 뒀다. 최경주 서울시 관광체육국 국장은 "서울시 체육시설관리사업소는 선수들이 경기에 집중할 수 있도록 편의시설을 개선하고 경기장을 찾은 시민들이 쾌적한 환경에서 프로야구를 관람할 수 있도록 노후된 관람시설을 개선했다"며 "코로나19 상황에서도 잠실야구장을 방문하는 많은 시민들이 프로야구를 안전하고 쾌적하게 관람할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사진 =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서울시 제공]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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