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 투어' 이대호→'자신의 진심 전할 방법 찾는 중'이라는데...

[마이데일리 = 장윤호 기자]롯데 이대호(40)가 자신의 마지막 시즌을 앞두고 열린 2022 시범경기를 부상없이 무사히 마쳤다.

이례적으로 이대호는 스프링캠프부터 계속 침묵하며 밝은 미소로 경기에 임하고 래리 서튼감독, 코칭스태프, 후배 선수들과 어울렸다. 아끼는 후배 우익수 손아섭(34)이 FA로 떠나는 것을 지켜보면서도 애써 착잡한 마음을 감추었다. 함께 한국시리즈 우승에 도전하겠다는 꿈도 물거품이 됐다.

익명을 요구한 관계자에 의하면 ‘이대호가 이렇게 조용하게 말없이 훈련에만 집중하는 것은 처음인 것 같다’고 했다. 미국령 괌으로 개인 훈련을 다녀오면서 체중을 무려 23kg 감량하고 스프링캠프에 모습을 드러냈을 때 다들 깜짝 놀랐다. 은퇴를 예고한 40세의 선수가 너무 몸을 잘 만들어 나타난 것이다.

관계자는 ‘이대호가 두 가지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그 첫 번째가 마지막 시즌에 팀에 부담을 주지 않는 경기력으로 가능하면 팀을 포스트시즌으로 이끌어 보겠다는 각오라고 한다.

두 번째는 ‘자신을 키워주고 성원해준 야구의 도시 부산은 물론 전국의 야구 팬들에게 어떻게 자신의 고마움을 전하고 무엇을 남기고 떠날까를 고민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대호는 마지막 시즌 시작을 앞두고 다시 한 번 자신이 얼마나 큰 사랑을 받고 있는가를 확인했다. 국민타자 이승엽에 이은 두 번째 은퇴 투어 논란이 벌어졌을 때 팬들의 큰 지지를 받았고 이에 롯데 구단은 물론 KBO, 10개 구단이 '자격이 충분하고 넘친다'며 기꺼이 돕겠다고 나서게 됐다.

이에 이대호는 은퇴 투어를 하면서 해야 할 일, 야구팬들과 석별의 인사를 나누는 자리를 어떻게 만들 것인가, 사직구장에서 롯데 팬들과의 마지막 이별 방식을 깊게 생각하기 시작했다. 은퇴 투어 논란 때도 이대호는 ‘그것보다도 팬들에게 사인을 해드리는 자리를 만들고 싶다’고 했다.

현재 메이저리그에서는 대표적인 홈런 타자 앨버트 푸홀스(42)가 친정팀에서 은퇴하겠다고 1년 250만달러에 계약하고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에 복귀해 화제가 되고 있다. 그에 앞서 김광현과 배터리를 이뤘던 포수 야디어 몰리나(40)도 시즌 후 은퇴를 예고했다.

이대호와 동갑인 야디어 몰리나는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의 스프링캠프 홈 구장인 로저 딘 스타디움에 유명 양복 디자이너, 랄프 스콧 토렐라스를 초청해 마이크 매덕스 투수코치 등은 물론 마이너리그 코치들의 치수를 재게 하고 있다. 처음 대상이 20명이었는데 점점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이 과정에서 오랜 기간 클럽하우스에서 선수들의 궂은 일을 뒷바라지 하고 있는 패트릭 크레이머는 재단사인 토렐라스에게 ‘생애 처음 맞춤 양복을 갖게 해줘 고맙다’고 인사를 했다. 이에 토렐라스는 ‘내가 아니라 야디어 몰리나에게 감사해야 한다(Thank Yadi!)라며 웃었다.

그렇게 대 선수들은 자신의 방식으로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KBO리그와 일본프로야구 NPB, 메이저리그까지 거친 홈런타자 이대호는 어떻게 자신의 진심을 전하고 떠날까.

[사진= 잠실 유진형 기자]

장윤호 기자 changyh218@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