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를 악물고 준비하고 있다"...냉정한 김태형 감독이 감탄한 37세 유격수

[마이데일리 = 장윤호 기자]도대체 두산 베어스의 명장 김태형(55)감독이‘이를 악물고 준비하고 있다’고 감탄한 37세 유격수가 누구일까?

2015년 두산 베어스 감독이 된 이후 지난해까지 7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 3차례 우승이라는 대기록을 세운 김태형감독은 좀처럼 선수 칭찬을 하지 않는다. 그런데 그가 시범 경기를 펼치고 있는 시점에서 베테랑 선수 한 명을 주목하고 있다.

MBC 스포츠플러스 한명재 캐스터와 이상훈 해설위원은 17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롯데 자이언츠전을 중계하며 두산의 8번 유격수 김재호가 타석에 나서자 ‘김태형감독이 이를 악물고 시즌을 준비한다고 놀라워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두산 프랜차이즈 스타 출신인 김태형감독은 서울 중앙고를 졸업하고 2004년 두산 베어스에 입단한 유격수 김재호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자신의 7연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 기록을 수비에서 뒷받침한 2루수 3루수까지 가능한 전천후 내야수이다.

김재호는 차분하고 여유있는 수비를 자랑한다. 늘 웃는 얼굴에서 오해를 많이 받는다. 훈련이나 경기에 치열함과 독기가 부족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었다. 그러나 2013년 한국시리즈에서 두산이 삼성에 패했을 때 유격수 3루수 2루수를 모두 뛰는 내야 수비력을 보여줬다. 타고난 수비수임은 분명하다.

김태형감독이 두산 베어스 첫해인 2015년 한국시리즈에서 우승을 차지할 때도 김재호는 유격수로 팀 내야진을 이끌었다.

두산 베어스는 김재호가 팀의 성적에 기여한 가치를 인정해 2020시즌 후 FA가 된 그를 3년(2021~2023)간 총액 25억원(계약금 9억원 연봉 총액 16억원)에 계약을 맺고 잔류시켰다. 그의 나이를 감안할 때 두산 베어스 프랜차이즈 스타로 은퇴를 할 전망이다.

그러나 3년 계약 첫해인 지난 시즌 성적 부진에 7월 코로나19 팬데믹 사태에서 팀 훈련 때 해서는 안 될 행동을 해 물의를 빚었다. 팬들에게 진심으로 사과하고 시즌을 치렀으나 89경기에 출장 211타수 44안타 1홈런 타율 2할9리로 데뷔 이후 가장 최악의 해를 보냈다.

김재호는 2016시즌 3할1푼으로 최고의 시즌을 팬들에게 보여줬고 통산 1543경기에서 1079안타, 타율 2할7푼4리를 기록 중이다.

김재호는 올시즌 반드시 자신의 명예를 회복해야 한다는 각오로 훈련에 임하고 있다. 스프링캠프부터 시범경기까지 그동안 보지 못했던 훈련 모습에 김태형감독이 놀라고 있다.

두산 베어스는 장기적으로 김재호를 지도자로 육성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3년 계약 2년 차인 김재호는 올시즌 자신의 성적부터 올려놓아야 한다.

[사진=마이데일리 DB]

장윤호 기자 changyh21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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