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투어 소식에 '깜짝' 놀란 이대호 "너무 감사한 일, 사인회도 하겠다"

[마이데일리 = 부산 박승환 기자] "9개 구단과 KBO 배려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KBO는 14일 "10개 구단과 의논해 올 시즌을 마친 후 현역 은퇴를 예고한 롯데 자이언츠 이대호에 대해 그동안 리그와 국가대표팀에서 보여준 공로를 존중 은퇴투어를 함께 진행하기로 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대호는 2006년 도하 아시안게임을 시작으로 태극 마크를 달기 시작하며 총 7차례 국가대표로 뛰었다. 2008년에는 베이징 올림픽에서 대표팀의 '전승' 우승에 기여하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고, 2015 WBSC 프리미어12 우승을 견인하기도 했다.

KBO리그에서의 활약도 빛났다. 이대호는 1루수와 3루수에서 각각 골든글러브를 품은 것은 물론 2010년에는 도루를 제외한 타격 7관왕을 달성, 9경기 연속 홈런(비공인 세계 기록), 정규시즌 MVP에 올랐다. 또한 2015년 한국인 선수 최초로 일본프로야구 재팬시리즈에서 MVP를 품었고, 메이저리그 무대를 밟았다. 타자로서 한·미·일 야구를 경험한 것은 이대호가 유일하다.

이대호는 KBO리그에서 16시즌 통산 1829경기에 출전해 2020안타 351홈런 타율 0.307, 일본프로야구 4시즌 통산 570경기 622안타 98홈런 타율 0.293, 메이저리그에서는 104경기 74안타 14홈런 타율 0.253, 한·미·일 통산 2716안타 463홈런 타율 0.302의 엄청난 성적을 남겼다.

어마어마한 족적을 남겼지만, 이대호의 '은퇴투어'에 대해서 팬들의 찬반 양론은 격렬했다. KBO리그에서 공식적으로 '은퇴투어'를 진행한 선수는 이승엽이 유일하다. 2020년 KBO리그 역대 최다 안타(2504개)를 기록한 박용택은 팬들의 반대 여론에 밀려 공식적으로 은퇴투어를 진행하지 못했다. 단 몇몇 구단에서 박용택의 은퇴를 축하하는 이벤트를 진행한 바 있다.

이에 이대호는 지난 2월 스프링캠프에서 '은퇴투어'에 대한 질문에 "솔직히 은퇴식도 하고 싶지 않다고 구단에 이야기를 했다. 20년의 야구 인생이 생각나면서 너무 많이 울 것 같다. 은퇴투어는 생각도 해보지 않았다. 차라리 은퇴식보다는 팬들에게 사인을 해줄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KBO과 10개 구단의 논의 끝에 이대호의 은퇴식을 열어주기로 뜻을 모았다.

KBO는 "KBO 리그에서 10개 구단이 함께 은퇴투어를 진행하는 것은 2017년 삼성 이승엽 이후 두 번째"라며 "이대호의 은퇴투어 이벤트는 각 구단의 롯데 홈경기 일정에 맞춰 진행될 예정이며 세부 계획은 추후 발표된다"고 설명했다.

공식적으로 은퇴투어가 결정된 소식을 접한 이대호는 "저의 은퇴투어를 결정해 주신 9개 구단과 KBO의 배려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이번 시즌을 책임감 있게 더 잘준비해겠다는 생각이 든다. 선수로서의 마지막 해지만, 계속해서 최선을 다해 팬 여러분들에게 큰 즐거움을 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감사한 마음을 드러냈다.

은퇴투어 소식에 이대호는 깜짝 놀랐던 눈치다. 그는 "오늘 소식을 들었고, 많이 놀랐다. 기쁜 일인데, 동시에 여러 가지 생각이 드는 것이 사실이다. 너무 감사한 일이지만, 9개 구단이 나 한 명을 위해 신경을 써야 한다고 생각을 하니 부담감이 있다. 동시에 팀 성적에 대한 책임감도 더 크게 느껴진다. 우리 팀이 잘해야 많은 팬분들이 찾아올 것이고, 다 같이 즐기는 분위기 속에서 마무리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모두 함께 즐길 수 있도록 후배들과 힘을 써보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대호는 은퇴투어, 은퇴식과 함께 사인회도 진행할 뜻을 드러냈다. 이대호는 "사인회는 진행하고 싶다. 나 혼자 하는 은퇴식이 아니다. 팬들과 함께하는 행사가 되면 좋겠고, 나를 보러 와주신 팬들에게 사인과 사진을 찍는 시간을 마련하는게 맞다고 생각한다. 많은 분들이 신경 써주신 만큼 올해 열심히 하겠다"고 강조했다.

[롯데 이대호가 11일 오전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진행된 '2022 롯데 스프링캠프'에서 훈련하고 있다. 사진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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