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들의 축제' 찢은 2001년생 막내는 아직 보여줄 것이 남았다

[마이데일리 = 광주 박승환 기자] "춤이 남아있어요. 한 번이 어렵지, 계속할 수 있을 것 같아요(웃음)"

현대건설 이다현은 23일 광주 페퍼스타디움에서 열린 도드람 2021-2022 V-리그 올스타전에 출전해 코트를 찢어 놓았다. 넘치는 끼를 마음껏 발산했고, 팬들의 눈을 즐겁게 만들었다.

이다현은 이날 기자단 투표에서 31표중 21표를 획득하며, 정지윤(5표)를 제치고 여자부 세리머니상을 품는 기쁨을 누렸다. 투표 결과에서 알 수 있듯이 그야말로 이다현과 현대건설 선수들이 '별들의 축제'의 분위기를 장악했다.

이다현은 1세트 시작부터 남다른 몸 놀림을 뽐냈다. 이다현은 정지윤과 함께 선글라스를 끼고 등장해 'I'm So Sexy' 노래에 맞춰 춤 솜씨를 뽐냈다. 2001년생 막내들의 칼군무에 올스타전의 분위기는 서서히 달아오르기 시작했다.

활약은 계속됐다. 이번에는 이다현과 정지윤이 강성형 감독을 코트로 끌고 나오더니 박진영과 선미의 'When We Disco'의 춤을 완벽하게 재현했다. 처음에는 쑥스러워 하던 강성형 감독도 상황을 즐기기 시작했다. 이후에도 이다현은 끊임없이 댄스를 선보였고, 생애 첫 올스타전 무대를 찢었다. 여자부 'MVP' 이소영은 "'짱이다. 쟤(이다현)는 대단하다. 최고다'라는 생각을 많이 했다. 자신 있게 잘 추더라"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사실 이다현은 이날 '세리머니상' 수상을 노렸다. 그는 올스타전이 끝난 뒤 "(수상을) 조금 노렸다. 저희(이다현·정지윤)가 가장 나이가 어렸고, 언니들이 많이 하라고 해서 이왕 하는거 제대로 해보자는 생각이었다"며 "표정도 깔고 들어가야 재밌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준비를 했다"고 미소를 지었다.

정규시즌에서의 모습과는 180도 상반된 모습. 정규시즌의 이다현은 얌전하고 차분한 이미지라면, 올스타전에서는 끼가 넘쳤다.'수원 이영애'라는 별명이 어울리지 않았다. 그는 "이렇게 놀라게 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며 "진짜 모습을 올스타전과 정규 시즌의 중간이다. 별명은 아무래도 달라질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다현이 독 무대도 많은 박수를 이끌어냈지만, 강성형 감독과의 합동무대는 '압권'이었다. 이다현은 "감독님이 오늘 식사도 잘 못하셨다. 입으로 넘어가는지 어디로 넘어가는지 모르겠다고 하셨다"며 "원래 내가 후위로 들어가면 춤을 추기로 했는데, 감독님께서 '너 안 넣을 거야'라고 하셔서 그냥 들어갔다"고 활짝 웃었다.

이어 "감독님께는 녹화된 영상을 보내드리고 연습을 해야 할 부분도 알려드렸다. 복도에서 동선도 짰다"며 "절대 안 하시겠다고 했는데 '노래 신청을 했다'고 하니 연습을 하셨더라. 감독님 혼자 가장 신나신 것 같았다. 감독님께서 팀이 14연승을 하면 팬분들 앞에서 춤을 준비하겠다고 하셨는데, 기대를 해주시면 좋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미 넘치는 끼를 선보인 만큼, 다음에도 기회가 있다면 춤을 선보이겠다는 입장이다. 이다현은 "준비한 춤이 남아있다. 우승을 한다면 아마 또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한 번이 어렵지, 계속할 수 있을 것 같다. 다음에도 올스타전에 뽑아주시면 좋을 것 같다"며 "24일은 휴식을 취한다. 이제는 웃음기 빼고 진지하게 경기에 임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5라운드에서의 선전을 다짐했다.

[이다현이 23일 오후 광주 페퍼스타디움에서 진행된 '도드람 2021~2022 V리그 올스타전'에서 춤을 추고 있다. 사진 = 광주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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