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예상은 했지만 이 정도일 줄 몰랐다. KB가 사실상 퍼펙트 정규경기 우승을 했다. 2018-2019시즌 통합우승 후 3년만이다.

KB는 김완수 감독 체제로 정비하면서 180도 달라졌다. 일단 비 시즌에 준비를 충실히 했다. 핵심은 박지수 의존도를 줄이고 건강한 농구를 하는 것이었다. 우선 박지수의 출전시간을 줄이고 나머지 선수들끼리 뛸 때 공수생산력을 높일 수 있게 준비했다.

이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폭 넓은 로테이션을 준비했다. 자연스럽게 공수활동량을 늘리고 조직력을 강화했다. 허예은 강이슬 염윤아 김민정 박지수 주전라인업에 심성영 최희진 엄서이 김소담이 가세했다. 9인 로테이션을 돌렸다.

염윤아와 최희진이 잇따라 부상으로 장기공백기를 가졌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이들의 공백은 거의 느껴지지 않았다. 뎁스가 좋아졌다. 박지수가 결장했음에도 강이슬을 살리는 다양한 패턴으로 공수생산력을 유지했다.

박지수의 경우, 단순히 출전시간을 줄이는 것에 초점을 맞추지 않았다. 올 시즌 히트를 친 3-2 매치업 존은 박지수를 골밑에 박아놓으면서 골밑 수비의 장점을 극대화하되, 우리은행 김소니아처럼 외곽으로 끌어내 스트레치 공격을 할 때의 부작용을 원천봉쇄하려는 사전작업이었다. 김완수 감독은 시즌 내내 지역방어를 조금씩 보정하며 흔들리지 않았다.

공격에선 볼 없는 선수들의 움직임이 좋아졌다. 다양한 컷인 등 패턴의 다양화로 박지수에게만 의지하지 않았다. 이 작업에는 내, 외곽 공략이 모두 능한 강이슬이 핵심이었다. 그러나 강이슬에게만 의존한 것도 아니었다. 허예은이 스텝업 했고, 김민정, 엄서이 등의 받아 먹는 득점도 많이 나왔다. 최희진은 팀 디펜스와 공격리바운드 가담에 눈을 떴다.

염윤아가 시즌 중반 복귀하면서 더욱 막강해졌다. 공격에선 연결고리 역할과 좋은 볼 없는 움직임, 수비에선 잦은 디플렉션 등 팀 디펜스의 맥을 짚었다. 허예은과 심성영 투 가드를 쓸 때 스피드를 더 올렸고, 박지수와 김소담을 동시에 활용한 더블포스트까지 선보이는 등 팀의 공수 옵션이 늘어났다. 완성도까지 수준급이었다. 김 감독은 온양여고, 하나원큐에서 코치 생활을 오래하며 여자농구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 부임하자마자 KB의 각종 병폐를 모두 해결했다.

우리은행에 한 차례 패배했지만, 전혀 흔들림 없었다. 이날 삼성생명을 상대로도 시종일관 압도했다. 강이슬의 컨디션이 좋아 보이지 않았고, 박지수가 4쿼터 초반 허벅지 부상으로 잠시 쉬는 등 어수선함도 있었지만, 더 이상 KB는 선수 1~2명에게 의지하는 팀이 아니다. 팀 스타즈다.

삼성생명이 KB 매치업 존에 빠르게 외곽슛 찬스를 내는 전략으로 맞섰으나 한계가 있었다. 그러나 4쿼터 초반 박지수가 빠진 와중에 조금씩 추격에 나섰다. 강한 트랜지션이 돋보였다. 물론 KB가 무너지지 않았다. 강이슬, 심성영이 잇따라 지역방어를 무너뜨리는 3점슛을 터트렸다. 1분48초전 박지수의 컷인 득점으로 승부를 갈랐다.

KB는 올 시즌 진정한 행복농구가 뭔지 보여줬다. 23승1패로 2월 국가대표팀 휴식기 이전에 정규경기 우승을 확정했다. 구단 최다 14연승 기쁨을 누렸다. 이제 3월 4강 플레이오프를 준비한다. 이변이 없는 한 3년만의 통합우승이 유력하다. 더 강해진 KB를 넘어설 팀이 보이지 않는다. 로테이션 폭을 좁힌 삼성생명도 최근 경기력이 서서히 올라오며 BNK와의 4위 다툼서 앞서간다.

청주 KB 스타즈는 22일 청주체육관에서 열린 삼성생명 2021-2022 여자프로농구 5라운드 홈 경기서 용인 삼성생명 블루밍스를 75-69로 이겼다. 박지수가 24점 16리바운드 7어시스트로 변함 없이 맹활약했다. 삼성생명은 8승16패로 5위 BNK에 1경기 앞선 4위.

[KB 선수들. 사진 = 청주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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