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억 FA5명 ‘돈값’보니...‘혜자’최정→‘창렬’이대호...1승당 11.5억 더 줬다

[마이데일리 = 이석희 기자]2월1일부터 각 팀들이 스프링캠프를 위해 국내 각지로 떠난다. 사실상 올시즌의 시작이라고 해도 틀리지 않다.

저마다 올시즌 우승, 아니면 가을야구를 목표로 하면서 담금질을 시작한다. 올 시즌 대업을 위해 각팀들은 지난 해 연말 FA로 풀린 선수들을 영입했다. 15명의 FA 중 무려 5명이 한꺼번에 100억원 클럽에 새로 가입했다.

기존 FA들중 100억원 클럽에 가입된 선수들은 총 5명 밖에 없었는데 한 시즌에만 5명이 신규 멥버로 입성하게 된 것이다. 그래서 ‘FA광풍’이라는 말이 나왔을 정도이다.

그렇다면 이전 100억 클럽 가입자가 과연 그만큼 팀에 기여했을까? 몸값을 했을까? 기존 5명의 명단은 다음과 같다.

제일 먼저 100억 클럽의 문을 연 선수는 최형우였다. 최형우는 2016년 11월 24일 KIA 타이거즈와 4년 100억원(계약금 40억원, 연봉 15억원)에 계약했다.

그리고 정확히 2개월 후인 2017년 1월24일 미국을 갔다 온 이대호는 롯데와 4년 총액 150억원의 조건으로 프리에이전트(FA) 계약을 체결했다. 단박에 최형우의 100억원을 훌쩍 뛰어 넘었다.

또 메이저리그에서 유턴한 김현수도 2017년 12월 원 소속 구단인 두산이 아니라 LG 유니폼을 입으면서 4년 115억원을 받았다.

2018년 12월 5일에는 SK 최정이 원 소속 구단과 6년 총액 106억원에 잔류했다. 며칠 후 양의지도 NC와 4년 총액 125억원 규모의 FA 계약을 맺었다.

이렇게 5명의 100억 클럽멥버가 있었다. 그렇다면 이들이 과연 걸맞는 몸값을 했을까? 대체 선수 대비 승리 기여도인 WAR(Wins Above Replacement)을 통해서 활약상을 풀어보자.

WAR은 선수가 팀 승리에 얼마나 기여했는가를 표현하는 종합적인 성격의 통계치이다. 오늘날 야구에서는 가장 각광받는 수치이기도 하다.

왜 수많은 기준 중 WAR이냐고 하면 해당 선수가 없었다면 그 팀은 그만큼 승수를 챙기지 못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즉 FA로 영입하지 않았더라면 시즌이 끝났을 때 얻었던 승수보다 줄어들어서 순위가 달라졌을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최초의 100억원을 문을 연 최형우는 2017년 이후 4년간 WAR이 총 21.51이였다. 스태티즈 기준에 따르면 최형우는 첫해인 2017년 6.66을 기록했다. 이후 WAR 4.94-4.16-5.75였다. 1WAR 당 4.65억원, 즉 4억6500만원이었다.

2호였던 이대호는 2017년부터 WAR이 3.67-3.84-1.79-1.02였다. 2년간은 3점대였지만 나머지 2년간은 거의 1에 근접했다. 1WAR당 14억5300만원이었다. 1경기 승리를 위해 14억 넘는 돈을 썼다는 의미이다.

김현수는 4.79-3.57-5.31-3.31로 16.98이었다. 1WAR당 6억7700만원이었다.

최정은 2019년부터 WAR이 6.32-4.92-6.14로 3년간 총 17.38이었다. 계약기간 6년에 106억원을 받은 최정이지만 3년밖에 경과하지 않았다. 즉 106억원이 아니라 절반인 53억원이다. 이를 WAR로 나누면 3억490만원이다.

계약기간중 3년이 지난 양의지는 6.69-6.06-5.74로 3년간 WAR은 18.49였다. 이를 총액 125억원중 3년치인 75%인 93억7500만원을 나누면 5억700만원이다.

따라서 WAR기준으로만 보면 100억 클럽 멤버중 제일 돈값을 하고 있는 선수는 최정이다. 즉 가성비가 가장 좋은 선수라고 해도 틀리지 않다.

반대는 ‘조선의 4번타자’ 이대호이다. 최정보다 약 4.5배나 비싼 14억원이 넘는 돈을 지급했다는 의미이다.

모든 걸 WAR로 대변할 수는 없다. 하지만 선수의 가치를 좀 더 객관적인 평가를 하기 위해 만들어진 세이버메트릭스를 중요한 잣대로 삼는 지금의 상황에서 결코 1WAR당 가치를 무시할 수는 없다.

[사진=마이데일리 DB]

이석희 기자 goodluck@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