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 최저 연봉 3000만→최고 27억 '90배 차이'...MLB는 20배인데...[긴급진단]

[마이데일리 = 장윤호 기자]지난 해 코로나19 팬데믹 사태로 경제적 상황이 더 악화된 KBO리그에서 유일하게 인상된 부분이 있다. 프로야구 최저 연봉이 6년 만에 300만원이 올라 3000만원이 된 것이다. 선수들은 환호했을까?

여전히 상황은 최악이다. 시즌 후 얼어붙을 것으로 예상했던 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서 겨우 15명의 FA들을 대상으로 최고 150억원(KIA 나성범)에서 최저 4억원(LG 허도환)까지 총액 989억원이 오가 40년 역사의 KBO리그에서 FA 사상 최고를 기록했다.

최저 연봉을 받는 선수들, 그리거 50%에 육박하는 연봉 5000만원 이하의 선수들은 이런 현상을 보며 상대적으로 참담하기만 한 자신의 현실을 되돌아 보았다. 그렇다고 뚜렷한 타개책도, 누가 나서는 이들도 없다.

2015년 2700만원으로 인상된 KBO리그의 최저 연봉이 3000만원이 된 것은 프로야구선수협회의 제안을 KBO 구단들이 받아들인 것이 아니다. 오히려 KBO가 선수협에 먼저 안을 내놓았고 그것도 1년 먼저 올릴 수 있었던 것을 선수협이 한 차례 거절해 1년 늦어졌다.

2700만원→3000만원 인상은 KBO 전임 정운찬 총재의 2년에 걸친 노력으로 힘겹게 성사된 것이다.

KBO리그의 흐름이 부익부빈익빈으로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 2023시즌부터 구단 연봉 샐러리캡 도입이 예정돼 있는데다가 외국인 선수와는 별개로 육성형 용병 제도가 실시된다.

특히 육성형 용병은 토종 선수들에게 결정적 영향을 미친다. 투수 1명 타자 1명으로 각 30만달러(약 3억3000만원)을 쓸 수 있는데 주거 숙식 항공 제공 등 부대 비용을 더하면 1인당 5억원 가까운 비용이 들어가고 투수 타자 2명이면 10억원이 투자된다.

이 돈은 3000만원 최저 연봉자의 30명, 그리고 5000만원 선수라고 해도 20명의 20명에 해당하는 연봉이다.

그렇다고 구단들이 육성형 용병들을 위한 운영비를 추가로 투자할 가능성은 없다. 기존 비용을 줄일 것이 분명하다. 신인, 신예, 기량 발전이 더딘 선수들은 2~3년 안에 정리 당할 수 밖에 없다.

올시즌 KBO리그 최고 연봉 선수는 SSG 랜더스의 추신수로 27억원이다. 최저 연봉(3000)만원 선수의 무려 90배를 받는다.

현재 직장 폐쇄 중인 메이저리그에서도 최저 연봉이 문제가 되고 있는데 KBO리그와는 차원이 다르다.

기본적으로 메이저리그의 현재 최저 연봉은 57만500달러로 한화 약 6억2755만원에 달한다. 메이저리그 선수가 되면 부와 명예를 모두 이룰 수 있다는 말이 나오게 되는 배경이다.

그리고 다른 것이 지난 해 메이저리그 30개구단 전체에서 최저 연봉 선수가 30명 밖에 되지 않는 것이다. KBO리그 구단마다 10~20명이 되는 최저 연봉 선수들을 메이저리그 구단에서는 찾아보기 어렵다. 부자 구단인 뉴욕 양키스, LA 다저스에는 최저 연봉 선수가 한명도 없다.

메이저리그에서 구단주를 대표하고 리그 운영을 책임지는 메이저리그 사무국(MLB 롭 만프레드 커미셔너)과 메이저리그 선수노조(MLBPA 위원장 토니 클락)이 치열하게 싸우고 있는 부분 중 하나가 최저 연봉이다.

메이저리그가 선수노조에 제안한 것은 현 57만500달러에서 메이저리그에서 단 하루만 뛰어도 60만달러(약 6억6000만원), 1년 이상은 65만달러(약 7억1500만원), 2년 이상은 70만달러(약 7억7000만원)로 최저 연봉을 인상하는 안이다. NFL NBA와 달리 MLB에 없었던 선수 연차별 최저 연봉 도입을 추진하고 있는데 선수노조는 그것도 부족하다고 거부하고 있다.

KBO리그의 현재 최저 연봉과 임금 구조, 외국인 용병, 감독 코치 지도자, 육성 용병, 샐리러캡 등의 제도는 리그의 근간이 되는 토종 선수들의 경기력 약화, 의욕 저하, 종목 이탈로 이어지고 있다. KBO리그가 출범 당시 목표인 ‘꿈과 희망’에서 멀어지고 있다. 출범 40주년에 새로운 미래부터 설계해야 한다.

[최고 연봉자인 추신수. 사진=마이데일리 DB]

장윤호 기자 changyh21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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