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S 5회 우승→39세 구원왕→한미일 500SV 도전→최종 미션 '라팍 우승 후 돌부처 해제'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천하의 돌부처가 웃는 그날이 온다?

'돌부처'는 삼성 베테랑 마무리투수 오승환(40)의 오래된 별명이다. 2005년 데뷔 후 한국과 일본, 미국에서 산전수전에 공중전까지 겪었다. 한미일 통산 461세이브에, 지난해 만 39세, 한국나이로 불혹의 구원왕에 올랐다. 통산 6번째(2006~2008년, 2011~2012년, 2021년) 대업이었다. KBO 한 시즌 최다 세이브(2006년과 2011년 47세이브) 기록 역시 여전히 오승환이 보유했다.

2005~2006년, 2011~2013년 삼성의 5차례 통합우승 멤버다. 2014년부터 일본에 진출하면서 삼성의 통합 4연패 및 페넌트레이스 5연패를 함께하지 못했을 뿐, 삼성의 2000년대 역사가 곧 오승환의 역사나 다름 없다.

예년보다 구위가 다소 떨어지고, 잘 맞는 타구를 내주는 비중이 높아졌다고 해도 오승환은 오승환이다. 지난해 64경기서 2패44세이브 평균자책점 2.03. 타선과 선발진이 좋으면 언제든 3~40세이브를 해낼 수 있는 투수다. 여전히 대체 불가능한 존재다.

그런 오승환은 숱한 위력적 퍼포먼스에도, 대업을 이룩해도 좀처럼 표정 변화가 읽히지 않는 투수 중 한 명이다. 삼성이 한국시리즈 5회 우승을 이루는 순간 정도를 제외하면 좀처럼 웃는 모습을 볼 수 없었다.

오승환도 만 40세에 접어들면서 선수생활을 마무리할 시기가 다가오고 있다. 워낙 운동능력이 좋고 몸 관리가 철저해 여전히 30대 후배들에 비해 떨어지는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유종의 미가 필요한 건 사실이다.

일단 21일, 개인적으로 중요한 경사를 맞이한다. 소속사에 따르면 오승환은 이날 모처에서 김지혜씨와 결혼식을 올린다. 이 자리에선 활짝 웃는 오승환의 모습을 보여주지 않을까. 그리고 개인과 팀에 중요한 이정표 혹은 목표가 남아있다.

개인적으로는 한미일 통산 500세이브가 다가온다. 오승환은 KBO리그에서 339세이브, 일본에서 80세이브, 메이저리그에서 42세이브를 기록했다. 한미일 통산 461세이브. 500세이브까지 39개 남았다. 비공식기록이지만, 앞으로 이 기록을 넘볼 수 있는 투수가 나오지 않을 수도 있을 정도로 가치가 크다.

올 시즌 막판 충분히 달성할 수 있다. 부상 없이 건강하게 풀타임을 소화하면, 그리고 삼성이 작년처럼 강한 모습을 보여주면 된다. 올 시즌 삼성은 박해민(LG)이 빠져나갔다. 그러나 전체적인 전력은 상위권에 들어갈 정도로 안정감이 있다는 평가다. 심창민(NC), 최지광(상무) 등 몇몇 불펜이 빠져나갔지만, 베테랑 우규민이나 지난해 괜찮았던 이승현, 문용익 등이 있다. 오승환이 올 시즌 한미일 500세이브에 성공하면, 자연스럽게 KBO 통산 400세이브도 가시권에 들어온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2014년에 머물러 있는 한국시리즈 우승 타이틀을 되찾는 것이다. 삼성은 지난해 암흑기를 털어내고 플레이오프에 직행했다. 올 시즌 목표는 한국시리즈 진출이다. 삼성 팬들은 사상 처음으로 라이온즈파크에서 한국시리즈가 열리길 기대한다.

오승환이 라팍에서 한국시리즈 마지막 순간을 장식하며 강민호 혹은 김태군과 우승 세리머니를 하는 모습을 가장 보고 싶어하지 않을까. 그날이 온다면 오승환의 얼굴에 '돌부처'가 해제되고 후배들과 마음껏 웃을 수 있을 듯하다. 삼성은 KBO리그 레전드 마무리가 현역 황혼기를 화려하게 장식하길 기대한다.

[오승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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