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맨' 나성범 "한번쯤 입고 싶었던 KIA 유니폼, V12 일원이 되고싶다"

[마이데일리 = 광주 윤욱재 기자] KBO 리그를 대표하는 좌타 거포 나성범(33)이 진짜 '타이거즈맨'이 됐다.

KIA 타이거즈는 19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나성범의 입단식을 개최했다. 나성범은 이날 입단식에서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KIA에 입단한 소감과 각오 등을 전했다.

나성범의 KIA 입단은 올 스토브리그 최고의 뉴스였다. 2012년부터 NC 다이노스에서 뛰었던 나성범은 KBO 리그 통산 타율 .312 212홈런 830타점 94도루를 남기고 있는 선수. 작년에는 144경기에 모두 나와 타율 .281 33홈런 101타점을 기록하고 홈런 부문 2위에 랭크됐다.

지난 시즌을 마치고 FA 권리를 행사한 나성범은 KIA와 6년 총액 150억원에 계약을 맺고 이적을 선택했다. FA로 150억원 규모에 계약을 맺은 것은 2017년 롯데 이대호 이후 처음이다.

나성범은 "긴장이 되지 않을 줄 알았는데 어제 저녁부터 긴장이 많이 됐다. 살면서 이런 자리가 있을까 싶었는데 열심히 하다보니 이런 기회가 오고 또 축하를 받는 것 같다"라면서 "너무 기쁘다. 하루 빨리 개막하길 기다리고 있다. 캠프부터 선수들과 하나가 돼 개막부터 좋은 모습을 보이도록 열심히 하겠다"라고 소감을 남겼다.

다음은 나성범과 일문일답.

- 지난 팀과 색깔이 다른 유니폼을 입었다.

"당연히 어색하다. 하지만 빨리 적응해야 한다. 앞으로 입을 유니폼이고 한번쯤 입어보고 싶은 유니폼이었다. 상대팀으로 경기할 때도 유니폼도 예쁘게 디자인됐다고 느꼈다. 개인적으로 검정과 빨강색을 좋아해서 마음에 든다"

- 어릴 때 타이거즈 야구를 보고 자랐을 것 같은데 좋아하는 선수가 있었나.

"해태 시절 부모님을 따라서 무등구장에 가서 경기를 보러 간적 있다. 형과 함께 동네야구를 했던 기억이 있다. 중학교 시절에 볼보이나 배트보이를 하러 야구장에 갈 기회가 있었다. 그때 이용규 선수가 있었다. (이)용규 형에게 좋아하는 선수라 이야기했던 기억이 있다. 아마 본인은 기억하지 못할 것이다. 나에게 장갑을 선물로 줬다. 덕분에 잘 썼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다"

- 배번 47번을 그대로 달게 됐는데.

"내가 오기 전에 47번을 달려는 후배 선수가 있었다고 하더라. 양해를 구했는데 후배 선수가 흔쾌히 양보를 해줘서 별탈 없이 번호를 달 수 있었다"

- 역대 최고 몸값으로 이적했는데 부담이 되지는 않나.

"부담이 되지는 않았다. 나의 가치를 인정해준 구단주님, 사장님, 단장님 감사할 따름이다. 그에 맞게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 어느 정도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하나.

"물론 성적이 좋으면 잘 했다는 칭찬을 받겠지만 감독님께서도 부담을 갖지 말고 하던대로 하면 된다고 말씀하셨고 나도 하던대로 하면서 신인의 자세로 돌아간다는 마음을 갖고 있다. NC 시절보다 준비를 잘 해야 할 것 같다"

- 챔피언스필드 1호 홈런 주인공인데 기억하는지. 그리고 최형우와 호흡을 맞추게 됐는데.

"당연히 기억하고 있다. 기분이 너무 좋았다. 최형우 형은 정말 대단한 타자다. 같이 연습하면서 내가 부족한 부분을 많이 물어보려고 생각하고 있다"

- 미국 무대에 가지 못한 아쉬움은 없나.

"재작년 한국시리즈를 마치고 포스팅으로 나가서 재활 훈련을 하면서 포스팅 결과를 기다렸다. 한 달이라는 시간이 길줄 알았는데 굉장히 짧게 지나가더라. 좋은 결과가 있을 줄 알고 기다렸는데 결과가 좋지 않았다. 정말 힘든 시간이었다. 돌아오는 비행기 안에서도 앞으로 힘들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솔직히 아쉬움은 크다. 어릴 때부터 꿈꿔왔던 무대였고 꿈을 위해 야구를 열심히 했다. 여러가지가 잘 맞지 않았다. 그래도 좋은 구단에 왔기 때문에 만족한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팀의 유니폼을 마킹해서 입으려고 한다(웃음)."

- 입단식을 하면서 장현식, 황대인과 V12 세리머니를 했다.

"타이거즈가 V12을 해야 하기 때문에 준비했다. 내가 있는 동안 하고 싶다. 선수들과 이야기해서 준비했다"

- 타이거즈에서의 목표가 있다면.

"첫 번째는 당연히 우승이다. V12의 일원이 되고 싶다. 김종국 감독님, 장정석 단장님이 같이 계실 때 이루고 싶다. 나를 믿고 데려온 만큼 보답하고 싶다. 일단 다치지 않는 것이 목표다. 6년이라는 긴 시간이지만 몸 관리를 잘 해서 꾸준한 선수가 되고 싶다"

- 후배 선수들에게 어떤 선배가 되고 싶나.

"내가 가진 노하우와 가르칠 수 있는 것은 최대한 가르쳐주려고 한다. 어린 후배들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 나도 나이차가 있는 선배들에게 다가가기 힘들었지만 내가 편하게 다가가면 후배들도 다가오지 않을까 싶다. 챔피언스필드에 나와서 훈련을 같이 하고 있다. 아직 어색하겠지만 팀 동료이기 때문에 하루 빨리 친해져서 좋은 시간을 가졌으면 좋겠다. 내가 많은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 팀 문화가 좋은 방향으로 발전하도록 노력을 하겠다"

- 지난 시즌 활약을 점수로 매긴다면.

"80점을 주고 싶다. 무릎 수술 후 두 번째 시즌이었고 수비를 더 많이 나가는 시즌이라 144경기를 나가고 싶었다. 사실 팀에서는 관리를 위해 말리기도 했었다. 하지만 나는 내 자신을 평가하고 싶어서 더 많은 경기에 나가려고 했다. 잘 버텨준 내 무릎에 감사하다. 그래도 만족스러운 한 해였다. 타율이 2할대였지만 다른 기록은 좋은 결과가 있었다. 올해는 작년보다 더 나은 성적으로 팬들께 보답하도록 하겠다"

- NC에서 예우 차원에서 47번을 비워뒀다.

"솔직히 다른 선수가 달줄 알았다. 기사를 보니 나에 대한 예우를 해주셨다고 들었다. NC 다이노스 구단에 감사하다. 그만큼 나를 생각해준 것이라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 창원 원정을 가면 기분이 어떨 것 같나.

"홈 경기를 하는 느낌이 들 것 같다. 기분이 묘하겠지만 익숙한 구장이라 별다른 긴장감은 없을 것 같다"

- 이제 KIA 투수들을 상대하지 않아도 된다. 누가 같은 팀이 돼 다행이라고 생각하나.

"내가 KIA 투수들을 상대로 그리 좋지 않았다. 모든 투수들이 까다로웠다. 특히 (임)기영이한테 약한 모습을 보였다. (양)현종이 형 볼을 치지 않아도 돼 기분이 좋다"

- KIA 유니폼을 입고 마운드에 오르는 장면이 나올 수도 있을까.

"기회가 된다면 마운드에 올라올 수도 있을 것 같다. 하지만 내가 결정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 최대한 자제하도록 하겠다"

[사진 = 광주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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