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R 전패→내홍→사령탑 교체→8연패 탈출…힘겨웠던 김호철 감독의 첫 승

[마이데일리 = 인천 박승환 기자] 김호철 감독이 여자부 사령탑 부임 후 첫 승을 맛봤다. 그동안 '내홍'으로 시끌벅적했던 IBK기업은행 알토스도 길고 긴 연패의 터널에서 빠져나왔다.

IBK기업은행은 15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1-2022 V-리그 여자부 흥국생명 핑크스파이더스와 4라운드 원정 맞대결에서 세트 스코어 3-2(21-25 28-26 25-19 22-25 15-12)로 승리했다.

기업은행은 올해 참 힘겨운 시즌을 보내고 있다. 기업은행은 1라운드 단 1승도 손에 넣지 못하는 등 시작부터 7연패의 늪에 빠졌다. 부진한 성적은 팀 내부의 불화로 이어졌다. '주장'을 맡고 있던 조송화와 김사니 코치가 서남원 전 감독과의 불화로 팀을 무단이탈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기업은행은 상황을 수습하기 위해 서남원 전 감독과 단장을 동시에 경질하며 분위기 반전을 노렸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팀을 한차례 떠났던 김사니 코치를 감독 대행의 자리에 앉히며 논란을 야기했고, 김사니 대행의 발언이 연일 구설수에 오르는 등 잠잠할 날이 없었다.

결국 김사니 감독 대행이 스스로 지휘봉을 내려놓았고, 기업은행은 이탈리아에 머무르고 있던 김호철 감독을 새 사령탑으로 선임했다. 하지만 '풍비박산'이 난 팀을 이끌고 승리하는 것은 결코 쉽지 않았다. 기업은행은 지난 12월 18일 김호철 감독의 데뷔전을 시작으로 6연패, 김사니 대행 시절을 포함하면 8연패에 빠졌다.

그러나 김호철 감독은 조급해하지 않았다. 15일 경기에 앞서 김호철 감독은 "나보다 선수들이 더 애틋할 것이다. 잘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듣지만, 연패에서 벗어나고 싶은 것이 선수들이 마음이 아닐까 생각한다. 선수들이 열심히 하고 있고,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처음 팀에 왔을 때는 선수들이 목표의식이 없었다. 그러나 이제는 코트에서 연습을 하면서 선수들끼리 대화도 한다. 감독인 내가 있는 앞에서도 이야기를 할 수 있는 분위기가 형성됐다"고 말했다.

최근 좋아진 경기력에 대해서는 "내가 왔다고 변한 것은 없다. 그동안 선수들이 내홍 때문에 연습을 하지 못했다. 그러나 지금은 정리가 되며서 본연의 자세로 돌아왔다. 내가 와서 팀이 바뀌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겸손하게 답했지만, 기업은행은 김호철 감독이 부임한 이후 조금씩 안정을 찾아가기 시작했다.

시간이 흐르면서 팀 내홍이 잠잠해진 것도 큰 몫을 했다. 그 결과 기업은행은 지난 12월 5일 페퍼저축은행전 이후 41일만에 8연패, 김호철 감독이 데뷔전을 치른지 29일 만에 6연패에서 벗어나는데 성공했다.

김호철 감독은 경기에 앞서 "산타나의 몸 상태가 많이 좋아졌다. 이제는 1~2세트를 뛰어보게 할 생각이다. 그리고 젊은 선수들보다는 (김)수지와 (표)승주의 몸이 괜찮아지고 있다고 느낀다"고 언급했다. '매의 눈' 김호철 감독의 판단은 틀리지 않았다. 이날 기업은행은 표승주가 무려 28득점, 산타나가 23득점을 올리며 팀의 길었던 연패 탈출의 선봉장에 섰다.

[IBK기업은행이 15일 오후 인천삼산월드체육관에서 진행된 '도드람 2021-2022 V-리그' 여자부 4라운드, 흥국생명과 IBK기업은행의 경기에서 공격하고 있다. 사진 = 인천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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