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영웅'이 되고 싶은 예비 FA 3인방…누군가의 환호와 걱정 교차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겨울 영웅'이 되고 싶은 예비 FA들이 있다.

주인공은 키움 3인방 박동원(32), 한현희(29), 정찬헌(32)이다. 이들을 향한 야구계의 시선은 다양하다. 키움은 이들이 올 시즌 당연히 잘해주길 바라면서도 한편으로 걱정될 수밖에 없다. 타 구단들은 특히 박동원과 한현희에게 관심을 집중할 태세다.

박동원은 2022-2023 FA 시장에 나가는 '포수 4인방'(두산 박세혁, LG 유강남, NC 양의지) 중 한 명이다. 장타력이 최대장점이다. 지난해 장타율 0.460으로 양의지(0.581), 강민호(삼성, 0.478)에 이어 리그 포수 3위였다.

지난해 22홈런으로 2010년 데뷔 후 처음으로 20홈런을 돌파했다. 83개의 타점을 보태며 커리어하이를 기록했다. 나이가 적은 건 아니지만, 장타력을 갖춘 포수는 유니크하다. 리그 전체를 봐도 젊은 거포 육성이 힘겹다. 박동원이 올 시즌에도 장점을 발휘하면 FA 대박의 꿈을 이룰 수 있다.

한현희는 선발투수 예비 FA 최대어다. 150km 패스트볼을 보유한 사이드암. 고영표(KT)에 이어 국내 최고 사이드암 선발투수다. 지난해 18경기서 6승2패1홀드 평균자책점 3.89를 기록했다. 커리어 내내 선발과 불펜을 오갔고, 선발로 두 자릿수 승수와 3점대 평균자책점을 동시에 기록한 시즌이 없긴 했다. 그러나 여전히 만 20대라서 성장 가능성이 있다.

작년 여름 한국야구를 쑥대밭으로 만든 코로나19 술판 파동의 주인공이었다. 태극마크를 반납해야 했다. FA 자격도 1년 미뤘다. 성적과 별개로 좋은 이미지를 회복하는 것도 중요하다. 사고를 친 전력이 확실하지만, 구단들로선 한현희의 가치가 높다고 판단하면 영입 시도를 주저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정찬헌은 선발과 중간이 가능한 전천후 요원이다. 2019년 허리 수술을 받은 뒤 LG와 키움에서 '주 1회 등판'이라는 특별관리를 받았다. 때문에 연투가 필요한 불펜은 어렵다는 키움 내부 의견도 있다. 다만, 올해 키움이 조상우, 김성민이 이탈하면서 불펜이 약화될 예정이다. 정찬헌이 불펜으로 이동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

이 부분은 시즌 후 FA 시장에서 중요하게 작용될 전망이다. 아주 적은 나이는 아니다. 올 시즌 활용법, 건강, 퍼포먼스에 따라 몸값이 크게 오르내릴 수 있다. 구위가 아닌 구종과 커맨드로 승부하면서 기복이 심하지 않은 스타일인 건 장점이다.

키움은 전통적으로 FA 시장의 약자였다. 외부 FA는 고사하고 무게감이 있는 내부 FA들도 붙잡지 못했다. 키움 역대 내부 FA 최대 투자는 2015-2016 시장에서 이택근에게 4년 35억원을 안긴 것이었다. 두 번째가 2019-2020 시장의 이지영(3년 18억원)이었다. 키움이 잡아온 내부 FA들은 대부분 10억원대 내외였다.

한현희와 박동원의 시장가를 현 시점에서 유추하긴 어렵다. 분명한 건 올 시즌 준수한 활약을 펼칠 경우 이들이 10~20억원대 계약에 만족할 가능성은 낮다는 점이다. 구단들의 경합이 붙을 가능성이 매우 높은 예비 FA들이다. 몸값이 올라갈 가능성이 상당하다는 의미.

키움으로선 박병호와 조상우가 빠져나가면서 한현희, 박동원, 정찬헌의 맹활약이 반드시 필요하다. 그러나 그럴수록 시즌 후 FA 시장이 걱정될 수밖에 없다. 반대로 예비 FA 3인방들은 '따뜻한 겨울'이라는 동기부여가 분명하다.

[키움 예비 FA 3인방.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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