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효주 "'지금, 헤어지는 중입니다', 삶을 통째로 돌아보게 한 작품" [MD인터뷰](종합)

[마이데일리 = 오윤주 기자] 배우 박효주가 '지금, 헤어지는 중입니다'와 이별하는 중이다.

박효주는 최근 SBS 금토드라마 '지금, 헤어지는 중입니다'(이하 '지헤중') 종영을 앞두고 마이데일리와 만나 다양한 이야기를 들려줬다. '지헤중'은 '이별'이라 쓰고 '사랑'이라 읽는 달고 짜고 맵고 시고 쓴 이별 액츄얼리.

그는 극 중 췌장암으로 죽음을 앞둔 전미숙 역을 맡았다. 전미숙은 남편 곽수호(윤나무)부터 어린 딸, 절친 하영은(송혜교), 황치숙(최희서)까지 사랑하는 사람들과의 가슴 아픈 이별을 준비하며 안방극장을 눈물로 적셨다.

박효주는 "'지헤중'처럼 사람 냄새 나는 드라마가 고팠어요. 감정을 깊게 표현해야 하다 보니 두려움은 확실히 있었지만 매력적인 캐릭터에 '낯설어도 고생해 보자'라는 생각이었죠"라며 "제 나이대 인물이었고 저 또한 딸이 있기 때문에 공감대도 많았어요. 여성으로서의 이야기를 풀어낼 수 있는 것들도 있었고요. 이런 인물을 연기하게 되어 반가웠어요"라고 밝혔다.

전미숙의 무거운 서사를 연기하며 분명 힘든 점도 있었다. 박효주는 "작품과 개인 생활을 분리해서 살고 싶은 사람인데, 이번에 많이 그러지 못했어요"라며 "미숙이의 감정선이 짙다 보니 실제 삶에 많이 침범해서 그런 부분이 힘들긴 했죠"라고 돌아봤다.

실제로 박효주는 지난 2015년 남편과 결혼해 슬하에 6살 딸을 두고 있다. 그 때문에 더 마음이 아팠고, 힘들었던 장면들도 많았다.

"사실 이 이야기에 누군가를 대입해서 상상한다는 것 자체가 너무 슬픈 일이에요. 결혼, 출산 등 개인적인 변화와 경험들이 연기에 많이 도움이 된 건 분명해요. 그래서 더 미숙이의 죽음과 이별을 연기할 때 '어설프게 하면 안 되겠다. 더 진실하게 해야겠다'고 다짐했던 것 같아요."

주변의 반응은 어땠을까. 박효주는 "실제 친구들은 '그냥 너던데?'라고 하더라고요. 그것도 굉장히 칭찬으로 들렸어요"라면서도 "가족들은 슬퍼했어요. 엄마는 가슴 아파서 못 보겠다고 하시더라고요. 아무래도 상상도 하기 싫은 상황일 테니까요. 남편은 작업 과정을 쭉 봐왔기 때문에 수상 후 축하도 많이 해줬어요"라고 밝혔다.

SBS 드라마 '이브의 화원'으로 드라마 데뷔 후 '자명고', '추적자 더 체이서', '낭만닥터 김사부2', '라켓소년단'까지. 박효주는 자칭 "SBS의 딸"이라며 웃었다. 지난 2012년에는 '추적자 더 체이서'로 SBS 연기대상 뉴스타상을, 이번에는 '지헤중'으로 여자 조연상을 품에 안았다.

"수상을 예감했냐고요? 조심스러운 건 있었지만 사실 기대는 했던 것 같아요. (웃음) SBS에서 좋은 작품을 정말 많이 만났는데 상까지 주시니 감사하죠. 인연들이 돌고 도니 추억을 공유할 수 있다는 점이 좋아요. 물론 첫 현장은 늘 어색하고 낯설지만, 세월의 흐름을 느끼고 웃으면서 이야기하는 게 반가워요."

박효주는 '지헤중'을 '삶을 통째로 돌아보게 한 작품'으로 마음에 담았다. 그는 "현재를 충실하게 살자는 그 뻔한 말이 가슴으로 와닿은 작품이었어요"라며 "생각보다 우리는 다가오지 않은 미래를 불안해하고, 지난 일을 후회하며 살아가죠. 저 또한 미래에 치우쳐서 사는 사람이었던 것 같아요. '지헤중'으로 저를 돌아보며 소중한 것들이 명확해진 지금, 현재가 선물이라는 사실을 많이 배운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2021년을 '지헤중'으로 시작해 '지헤중'으로 마무리했어요. 마지막 날 상까지 주셨으니까요. 그 시간이 너무 좋았고 지겨울 때까지 생각하다가 보내고 싶어요. 점점 '헤어지는 중입니다'"라며 인터뷰를 끝맺었다.

[사진 = 와이원엔터테인먼트 제공]

오윤주 기자 sop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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