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 역수출 명가' 두산, 162km 파이어볼러도 살릴 수 있을까

[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160km를 넘나드는 빠른 공을 뿌리는 로버트 스탁이 KBO리그에 입성한다. 과거 두산에 몸담았던 투수들처럼 '역수출'의 성공신화를 쓸 수 있을까.

두산은 지난 5일 "메이저리그 출신 우완 로버트 스탁을 영입했다. 계약금 10만 달러, 연봉 40만 달러, 인센티브 20만 달러 등 총액 70만 달러(8억원)"라고 공식 발표했다.

아마추어 시절 투수와 포수를 겸업했던 스탁은 2012년부터 본격적으로 투수에만 전념했다. 스탁은 마이너리그에서 230경기에 등판해 22승 14패 평균자책점 3.73을 마크했고, 메이저리그에서는 55경기에 나서 2승 4패 평균자책점 4.71을 기록했다.

스탁의 가장 매력 포인트는 빠른 볼이다. 평균 직구 스피드가 155km에 이르고, 지난해 최고 구속은 162.5km를 마크했다. 두산은 "직구 무트먼트가 좋다. 기본적으로 탈삼진 능력이 빼어나 타자를 압도하는 피칭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평가했다.

단점도 뚜렷하다. 스탁이 선발로 나선 경험이 많지 않다는 점이다. 스탁은 메이저리그와 마이너리그 시절을 모두 포함하면 선발 등판 경기는 13경기에 불과하다. 두산은 "스탁은 불펜 투수로 주로 뛰었으나, 2019시즌 후반기부터 꾸준히 선발을 준비했다"고 설명했으나, 지난 시즌에도 불펜 투수로 훨씬 많은 이닝은 던진 만큼 의문부호가 따라붙는다.

선발 투수로 제 기량을 보여줄 수 있다면, 기대치는 충분하다. 넓은 잠실 구장을 쓰는 것도 투수들에게는 분명 큰 도움이 되지만, 두산은 외국인 투수를 잘 뽑는 팀으로 정평이 나 있다. 두산을 거쳐 더 높은 무대로 건너간 투수들이 한둘이 아니기 때문이다.

두산은 과거 롯데 자이언츠에서 뛰던 조쉬 린드블럼을 영입해 큰 재미를 봤다. 린드블럼은 두산에서 두 시즌 동안 56경기에 등판해 무려 35승을 쓸어 담았다. KBO리그에서 인상적인 활약을 펼친 린드블럼은 메이저리그 밀워키 브루어스로 이적했다.

이어 2019~2020시즌 58경기에 나서 31승을 수확한 라울 알칸타라는 KBO리그보다 대우가 더 좋은 일본프로야구 한신 타이거즈로 이적했으며, 2020년 8승 4패 평균자책점 3.01을 기록한 크리스 플렉센은 시애틀 매리너스의 '에이스'로 자리매김하는데 성공했다.

가장 최근 두산에 몸담았던 워커 로켓도 '실패'한 외국인은 아니다. 로켓은 부상으로 인해 팀을 떠나기 전까지 21경기에 등판해 9승 9패 평균자책점 2.98로 좋은 모습을 보였다.

최근 KBO리그를 거쳐 메이저리그로 돌아가는 선수들이 많은 만큼 스탁도 충분히 미국행을 노려볼 만하다. 스탁이 올 시즌 KBO리그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둔 후 '역수출'의 신화를 쓸 수 있을지 벌써부터 관심이 모인다.

[로버트 스탁. 사진 = AFPBBNEWS]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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