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규 방출→정수빈 실패→꼴찌...'돈쭐' 정민철, 터크먼 닮은 한 명 눈에 띄는데...

[마이데일리 = 이석희 기자]지난 해 이맘때이다. 정확히 2020년 12월16일이다. 한화가 공들였던 FA 정수빈이 두산의 품에 안겼다.

한화는 땅을 쳤다. 한화는 정수빈 영입 노력을 솔직히 털어 놓았다. 한화는 "부족한 외야 자원 보강을 위해 정수빈과 접촉했다"라면서 "정수빈에 대한 분석 결과로 산정된 최대 투자 액수 40억원을 제시했다"라고 밝혔다. 40억원은 모두 보장금액이었다.

하지만 정수빈은 한화를 뿌리치고 두산에 남았다. 두산은 “계약기간 6년에 계약금 16억원, 연봉 36억원, 인센티브 4억원 등 총액 56억원에 정수빈과 FA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액면상으로 보면 한화의 완패였다. 기간도 짧았고 총액도 적었다. 당연히 정수빈 입장에서는 두산에 남는 것을 선택할 수 밖에 없는 패였다.

여기에다 포스트시즌 진출, 나아가 한국시리즈 우승 확률을 따지면 한화보다는 두산이 윗길이었다. 정수빈의 선택은 당연한 것이었다.

반면 한화는 좀 충격을 받았을 것으로 보인다. 왜냐하면 정수빈을 잡아서 외야를 채워야 한다는 계획이었다.

한화 정민철 단장은 정수빈을 잡기위해서 이미 외야수 이용규를 방출하는 모험을 강행했다. 한화는 11월5일 “구단이 가고자 하는 방향성과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이용규를 버렸다.

키움 히어로즈는 5일 후 이용규를 전격적으로 영입했다. 연봉 1억원, 옵션 5000만원 등 총액 1억5000만원 규모이다. 키움 히어로즈는 최소한 5억원 이상의 몸값이 되는 실력을 가진 베테랑 외야수를 헐값에 잡았다.

이용규는 올시즌에도 이름에 걸맞은 활약을 펼쳤다. 133경기에 출장해 2할9푼6리의 타율, 136안타, 2루타 16개, 3루타 8개, 43타점, 88득점, 17도루, 사사구 71개다. 한화로서는 배가 아팠을 수 밖에 없다.

그리고 1년 후인 지난 10일 새외국인 타자로 마이크 터크먼을 영입했다. 한화는 10일 "2022시즌 함께할 새 외국인 타자 마이크 터크먼(31·Mike Tauchman)을 총액 100만달러(계약금 30만달러 연봉 70만달러)에 영입했다"고 밝혔다.

좌투좌타 외야수인 터크먼은 3할 타율과 20홈런을 기대할 수 있는 정확성과 파워를 겸비한 선수라는 평가이다. 전문 외야수로서 공격과 수비, 주루 능력을 두루 갖추고 있어 내년 시즌 팀 전력에 큰 보탬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터크먼은 외야 전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뛰어난 수비 능력과 한방도 가능한 타자이다. 최근 3년 평균 트리플A OPS(출루율+장타율) 0.900 이상을 기록한 공격력, 마이너리그 통산 117도루를 기록한 주루 센스 등도 터크먼의 장점이다.

터크먼의 메이저리그 성적은 5시즌 통산(257경기), 타율 0.231 17홈런 78타점 93득점 출루율 0.326 장타율 0.378이다.

2021시즌에도 뉴욕 양키스-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소속으로 빅리그 75경기에 출전했다. 마이너리그에서는 8시즌 통산 타율 0.301 49홈런 336타점 출루율 0.374 장타율 0.452를 기록했다.

한화가 지난해 내보내거나 놓친 이용규와 정수빈과 터크먼의 차이점은 아마도 장타 능력일 것으로 보인다. 그렇지 않으면 이용규와 정수빈과는 별반 차이가 없기 때문이다.

이제 한화는 외부 FA로 눈을 돌릴 것으로 보인다. 당연히 외야 보강을 해야한다. 지난 해 잘못 판단한 것을 인정하지 않기 위해서는 터크먼과 비슷한 유형의 타자를 영입할 것으로 보인다.

당장 몇몇이 눈에 들어온다. 올해 외야 FA에는 싸알이 굵은 월척감이 많다. 나성범(32), 김재환(33), 박건우(31), 김현수(33), 손아섭(33), 박해민(31)이 바로 ‘빅6’이다.

이중 나성범과 김현수, 손아섭은 아마도 원 소속 구단에 남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구단도 필요하고 선수들도 나서서 잡아달라고 하고 있어서다.

터크먼과 환상적인 3-4번 타자감은 나성범이 제격인데 이미 NC가 꼭 붙잡는다고 했기에 한화행은 힘들 것으로 보인다. 특히 최근에는 KIA가 나성범을 잡기위해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는 소문이 있어 한화가 참전한다면 엄청난 대박을 안겨야 되기에 쉽지 않은 싸움이다.

그러면 3명이 남는다. 박건우-박해민-김재환이다. 이중 김재환은 두산에서 중심타자 역할을 할 정도로 한방이 있다. 하지만 수비력 면에서 박건우나 박해민 보다 떨어진다.

반면 박건우는 방망이의 정확도는 높지만 장타력과는 다소 거리가 멀다. 올해 홈런이 6개 밖에 없다. 김재환의 27개와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

박해민은 어떤가? 박해민도 홈런이 5개다. 타율은 2할9푼1리이다. 박건우의 3할2푼5리에 크게 못미친다. 다만 도루는 36개로 박건우 13개의 거의 3배나 많다.

이용규를 방출하고 정수빈의 가치를 낮게 평가한 한화이기에 두 선수와 비슷한 박해민-박건우보다는 김재환에 더 눈이 갈 것으로 보인다. 새 용병 터크먼과 함께 중심타자 노릇도 할 수 있는 장점도 있다.

문제는 다년계약이다. 요새 선수들은 4년 플러스 알파를 원하고 있다. 기회가 왔을 때 더 나은계약을 성사시키려고 하는데 그 첫 단추가 계약기간인 셈이다. 당연히 돈도 올라간다.

과연 돈은 충분하다는 한화가 한방이 있는 방망이를 선택할 것인지, 아니면 ‘똑딱이’ 이지만 수비력을 갖춘 선수를 택할지 관심이 모아진다.

[사진=마이데일리 DB]

이석희 기자 goodluck@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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