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오퍼 있었다는데…푸이그 '일본 NO, 한국YES'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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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일본에 안 좋은 시선이 생긴 것 같더라."

키움은 9일 메이저리그 LA 다저스와 신시내티 레즈,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에서 뛴 야시엘 푸이그를 영입했다. 가장 최근 메이저리그에서 뛰었던 2019년 연봉 970만 달러(약 113억원)을 받은 푸이그를 단돈 100만 달러(약 12억원)에 품었다.

푸이그는 메이저리그 통산 7시즌 동안 834안타 132홈런 타율 0.277 OPS 0.823을 기록했다. 각종 사건사고로 2019시즌 이후 빅 리그에서 선수생활을 이어가지는 못했지만, 올해 멕시코리그에서 62경기 64안타 10홈런 타율 0.312 OPS 0.926를 마크하며 녹슬지 않은 실력을 뽐냈다.

메이저리그 재진입을 노리고 있는 푸이그가 KBO리그 입성을 선택한 배경에는 키움의 '진심'이 있었다. 도미니카공화국 현지에 체류 중이던 고형욱 단장은 푸이그를 무작정 찾아가 한국행을 설득했다. 이메일과 전화 통화보다 푸이그와 '대면'했던 것이 매우 효과적이었다.

고형욱 단장은 키움을 거쳐 메이저리그에 진출했던 박병호, 강정호, 김하성을 비롯해 이정후와 김혜성, 안우진의 영상을 보내 마음을 사기 위해 힘썼고, KBO리그 특유의 응원 문화가 담긴 영상도 함께 보냈다. 그 결과 푸이그를 품는데 성공했다.

푸이그는 제대로 된 리그에서 '풀타임'으로 뛸 수 있기를 희망했다. 그동안 많은 금액을 벌어들인 만큼 푸이그에게 돈은 크게 중요하지 않았다. 고형욱 단장은 "푸이그가 이미 많은 돈을 벌어놨다. 금액보다는 제대로 된 리그에서 풀타임으로 뛰고 싶은 생각이 강했다"고 설명했다.

푸이그가 일본프로야구가 아닌 KBO리그를 선택한 이유도 있었다. 바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여파로 일본 입국 절차가 까다로워진 탓이다. 지난해 일본프로야구는 외국인 선수가 비자 발급을 받지 못하거나, 가족과 함께 입국하지 못하는 이유 등으로 구단에 퇴단을 요청하는 사례가 있었다.

고형욱 단장은 "일본에서 지난해 오퍼가 들어왔었던 것으로 안다. 당시 입국 절차가 까다로웠고, 일본에 들어가지 못하게 되면서 안 좋은 시선이 생긴 것 같더라"며 "올해도 일본에서 오퍼가 있었다고 들었다. KBO리그에서도 3개 팀이 어필을 했다. 경쟁이 있었는데, 현지에서 어필을 했던 것이 좋은 영향을 끼친 것 같다"고 설명했다.

한국을 선택한 배경은 더 있다. 바로 푸이그 자신이 돋보일 수 있기 때문. 최근 KBO리그 활약을 바탕으로 메이저리그에 역수출된 일이 적지 않다. 대표적으로 크리스 플렉센과 브룩스 레일리, 메릴 켈리, 다린 러프 등이 있다. 푸이그도 이를 염두에 뒀다.

고형욱 단장은 "일본이 한국 야구보다는 수준이 높다. 하지만 한국이 좋은 성적을 내기에는 적합하다는 이야기를 했다. 그리고 뛰어난 성적을 바탕으로 좋은 대우를 받고 메이저리그에 돌아갔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했다"며 "여러 가지 여건이 잘 맞았다"고 덧붙였다.

현재 푸이그에게는 돈보다 더 중요한 메이저리그 재진입이다. 그동안 말썽을 많이 일으켰지만, '악동'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을 지도 모른다. 모든 것을 내려놓은 푸이그가 KBO리그에서 좋은 성적을 내고 미국으로 돌아갈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야시엘 푸이그. 사진 = AFPBBNEWS,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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