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별 준비', 라셈의 눈물...'선수도 울고 통역도 울고 팬들도 울었다' [유진형의 현장 1mm]

[마이데일리 = 화성 유진형 기자] "다음에도 기회가 주어진다면 한국에서 다시 뛰고 싶다"며 이별을 준비하던 라셈이 눈물을 흘리며 '할머니의 나라' 한국에서의 다음 기회를 기약했다.

"지금은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지만 나중에 돌아보면 내 삶에 있어서 굉장히 큰 도움이 되는 시간이 될 것 같다. 심적인 부분에서 나를 강하게 변화시켜줬다"

그렇다. 라셈은 주장 조송화와 김사니 코치의 무단이탈, 서남원 감독과 윤재섭 단장의 경질과 같은 경기 외적으로 힘든 시간을 보냈다. 이렇게 힘든 시간을 동료들과 경기를 같이 뛰고 싶다는 마음으로 이겨냈다.

라셈은 '한국계 3세'로 미모만큼이나 착한 인성으로 팬들과 팀 동료들의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항상 팀과 동료들을 먼저 생각하는 외국인 선수였다. "동료들이 없었다면 경기를 뛰기 어려웠을 것이다. 선수들이 응원을 많이 해줬다. 감사하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다”라며 동료들에게 감사 인사를 항상 하던 선수다.

IBK 기업은행은 경기도 화성종합경기타운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1-2022 V-리그’ 3라운드 페퍼 저축은행과의 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0(25-20, 25-20, 25-11) 셧아웃 승리를 따냈다. 이날 라셈은 14득점(성공률 41.93%)을 기록하며 팀 내에서 가장 많은 득점을 올리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최악의 팀 분위기 속에 올 시즌 홈 첫승을 이룬 안태영 감독대행은 승리 후“라셈이 이제 조금씩 적응을 하는 것 같다. 세터들과의 호흡도 맞기 시작했고 공격 타이밍도 맞는다. 하지만 이미 교체가 결정됐다. 안타깝고 아쉽게 생각한다"며 교체에 대한 아타까운 마음을 전했다.

이날 경기는 라셈의 마지막 홈경기였다. 홈 팬들 앞에서 첫 승리를 한 라셈은 기쁨의 눈물을 흘렸고 옆에 있던 통역도 함께 울었다. 이 모습을 지켜보던 동료들도 그녀를 위로하며 함께 눈시울을 붉혔다.

'할머니의 나라'에서 배구로 인정받고 싶다던 그녀의 바람은 자신을 선발했던 서남원 감독이 경질되며 한국에서의 인연을 마무리하게 되었다. 다음 기회에 V리그로 돌아오게 된다면 좀더 편안한 분위기 속에서 배구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

한편 라셈은 오는 9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리는 KGC 인삼공사와의 경기가 IBK 기업은행에서의 마지막 경기다.

[홈 팬들 앞에서 첫 승리를 한 뒤 눈시울을 붉힌 라셈. 사진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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