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랑 끝 반전?' IBK, '되찾은 미소와 승리의 눈물'...계속될 수 있을까 [유진형의 현장 1mm]

[마이데일리 = 화성 유진형 기자] 더 이상 추락할 곳이 없을 정도로 바닥까지 추락한 IBK 기업은행이 안태영 대행 체제의 첫 경기에서 승리하며 분위기 반전을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

김사니 체재의 지난 3경기와는 확실히 다른 분위기였다. 김희진 혼자 팀 분위기를 바꾸려 했던 지난 경기와는 달리 이번에는 대부분의 선수들이 코트에 들어서는 순간부터 밝은 표정이었다. 상대팀 선수들과 안부를 물으며 예전의 모습으로 돌아가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었다.

지난 5일 페퍼 저축은행과의 경기는 V리그 질서를 무너뜨리고 배구팬들을 크게 실망시킨 IBK 기업은행이 김사니 감독대행의 사퇴 후 첫 경기였다.

감독, 코치, 주장 등 벌써 3명이 팀이 떠났고 외국인 선수도 곧 짐을 싸서 나갈 예정이다. 쑥대밭이 된 팀이지만 선수들은 미소를 보이며 분위기를 바꾸기 위해 노력했고 그 결과 올 시즌 개막 후 7경기 만에 홈 첫승이라는 기쁨을 맛봤다.

이미 퇴출이 확정된 외국인 선수 라셈이 팀 내 최다인 14득점을 올리며 승리를 이끌었고 김희진 11득점, 김수지 9득점, 김주향 6득점으로 팀 승리에 힘을 보탰다.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도 이날 IBK 기업은행은 1576명의 관중 앞에서 1시간 17분 만에 승부에 마침표를 찍으며 올 시즌 팀 최단 시간 승리 기록을 썼다.

승리한 선수들은 홈 팬들 앞에서 승리 기념촬영을 하며 그동안 참아왔던 눈물을 흘렸다.

한편 IBK 기업은행은 김사니 코치와 주장 조송화의 무단이탈로 서남원 감독과 윤재섭 단장이 동시에 경질되었다. 그런데 김사니 코치는 감독대행으로 돌아왔고 매 경기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힘든 발언이 계속되며 사태는 일파만파로 커졌다. 그러자 여자배구 전 구단 감독들의 악수 거부 결의 등 배구계 관계자들이 등을 돌리기 시작했고 더 이상 무게를 견디지 못한 김사니 감독대행은 지휘봉을 내려놓게 되었다.

[분위기를 바꾸기 위해 노력했고 홈에서 첫 승을 거둔 IBK 기업은행. 사진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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