있었는데 없었다…'상의 탈의→경고' 기록이 사라진 이유

[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일본프로축구(J리그)에서 베테랑 수비수가 유니폼 상의를 탈의하며 심판을 도발(?), 옐로카드를 받았지만 공식적으로 기록되지 않았다. 은퇴하는 심판을 위한 특별 이벤트였기 때문이다.

무라카미 노부츠구 심판은 지난 4일(한국시각) 열린 J리그 최종전 나고야 그램퍼스와 우라와 레드 다이아몬드전 주심을 맡았다. 양 팀은 0-0으로 무승부를 마쳤고, 무라카미 심판도 시즌 최종전이자 심판으로서 마지막 경기를 마쳤다.

경기가 끝난 뒤 예상치 못한 일이 발생했다. 올 시즌을 끝으로 은퇴하는 무라카미 심판을 위해 선수들이 이벤트를 준비한 것. 가장 먼저 스타트를 끊은 것은 우라와 레드의 마키노 토모아키였다.

갑작스럽게 유니폼 상의를 탈의한 마키노의 이너웨어에는 무라카미 심판을 향한 메시지가 담겨있었다. 내용에는 '무라카미씨의 웃는 얼굴이 우리를 기분 좋게 뛸 수 있게 해줬습니다. 최고의 판정도 고마워요! 수고하셨습니다'라는 감사의 뜻을 전했다.

무라카미 심판은 '룰'에 따라 마키노를 향해 '옐로 카드'를 꺼내들었다. 그리고 우라와 레드 선수들은 현역 마지막 주심을 마친 무라카미 심판을 헹가래 치며 축하를 아끼지 않았다.

경기가 끝난 뒤 무라카미 심판은 SNS에 마키노의 이너웨어 사진을 올리며 "나고야 우라와 스태프, 선수, 서포터 여러분들의 박수를 잊지 않겠다"며 "헹가래와 마키노의 티셔츠도 감사하다. 티셔츠는 세탁을 해서 장식을 해두겠다"고 화답했다.

이어 무라카미 심판은 마키노의 '옐로 카드'에 대해 "마키노에게 옐로 카드를 꺼냈지만, 공식 기록으로는 싣지 말아달라"고 당부했다. 무라카미의 바람대로 마키노의 경고는 공식 기록에는 포함되지 않았다.

[마키노 토모아키, 마키노가 무라카미 심판을 향해 쓴 메시지. 사진 = AFPBBNEWS, 무라카미 노부츠구 심판 SNS 캡처]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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