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가성비甲 원투펀치 재계약 순항…외인타자 1순위 일본행에 한숨

[마이데일리 = 윤욱재 기자] 한화가 지난 시즌을 앞두고 외국인투수 2명과 계약 소식을 알릴 때만 해도 우려의 목소리가 컸다.

한화가 영입한 닉 킹험과 라이언 카펜터 모두 외국인선수 몸값 상한선인 100만 달러의 절반 수준에 도장을 찍었기 때문이다. 킹험은 총액 55만 달러, 카펜터는 총액 50만 달러로 두 선수의 몸값을 합해야 겨우 100만 달러를 넘는 수준이었다.

그러나 결과는 대박이었다. 킹험은 지난 해 팔꿈치 부상으로 SK를 떠났던 아픔을 벗어나 올해 10승 8패 평균자책점 3.19로 에이스 역할을 해냈다. 무엇보다 144이닝을 던지고 규정이닝을 채우면서 건강에 대한 우려를 말끔히 지웠다. 지난 5월 광배근 부상이 있어 잠시 공백기가 있었지만 후반기에만 6승 4패 평균자책점 2.91을 기록하면서 신뢰도를 높였다.

카펜터는 5승 12패 평균자책점 3.97로 승운이 따르지 않았지만 꾸준히 좋은 투구 내용을 보여줬다. 카펜터가 LG를 상대로 유독 부진(평균자책점 8.10)하기는 했지만 시즌 마지막 등판에서는 LG를 만나 6이닝 4피안타 1실점으로 호투를 선보이기도 했다. 내년에도 KBO 리그에서 뛴다면 더 나은 성적을 기대할 수 있다.

한화는 내년에도 이들과 함께 하기로 결론을 내렸다. 정민철 한화 단장은 "내년에도 외국인투수 2명과 함께하는 것으로 결론이 도출됐다. 지속적으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라고 밝혔다. 이미 재계약 협상에 들어간 만큼 조만간 소식이 들릴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역시 문제는 외국인타자 영입이다. 메이저리그 통산 69홈런을 터뜨렸던 라이온 힐리를 야심차게 영입했지만 결과는 실패였다. 힐리의 대체 외국인타자로 에르난 페레즈가 합류했으나 한화에 필요한 화끈한 장타력은 보여주지 못했다. 결국 한화는 페레즈와의 재계약을 포기했다.

한화는 일찌감치 새 외국인타자 영입을 시도했고 이번에도 외야수와 1루수가 가능한 브라이언 오그래디에게 구애 작전을 폈으나 또 실패로 돌아갔다. 오그래디는 지난 해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계약을 맺은데 이어 이번에는 일본프로야구 세이부 라이온스 유니폼을 입으면서 또 한번 한화행이 좌절됐다. 일본 언론에서는 오그래디의 연봉을 8000만엔(약 8억 3000만원)으로 추정하고 있으나 여러 관계자들은 세이부가 KBO 리그 외국인선수 몸값 상한선인 100만 달러 이상의 금액을 베팅했을 것이라는 시선을 거두지 않고 있다.

"내년에 함께할 외국인타자도 리스트업을 하고 있고 계속 살피고 있다"는 정민철 단장은 "현재 미국 시장 상황이 녹록치 않다. 우리가 원하는 포지션의 선수를 데려오기 쉬운 상황은 아니다. 적합한 선수를 찾는 것이 급선무"라고 말했다. 타선 보강이 절실한 한화가 새 외국인타자 영입을 어떻게 마무리할지 관심을 모은다.

[닉 킹험(왼쪽)과 라이언 카펜터. 사진 = 마이데일리 DB]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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