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X는 '악마' 보라스의 먹잇감…수수료 300억 챙겼다

[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악마의 에이전트'라는 수식어가 가장 잘 어울린다. 스캇 보라스가 올해도 연일 '잭팟' 계약을 터뜨리고 있다. 특히 텍사스 레인저스와 계약에서 미소를 짓고 있다.

2년 연속 아메리칸리그 서부지구 '꼴찌'였던 텍사스 레인저스의 행보가 심상치 않다. 텍사스는 지난 29~30일(이하 한국시각) 이틀 동안 무려 '5억 6120만 달러(약 6662억원)'를 쏟아부으며 전력 보강에 성공했다.

텍사스는 29일 마커스 세미엔과 7년 1억 7500만 달러(약 2076억원)에 FA 계약을 체결했다. 이어 텍사스는 콜 칼훈에게 1년 520만 달러(약 61억원), 존 그레이에게 4년 5600만 달러(약 665억원)를 안기며 '폭풍 영입'을 이어갔다.

1억 달러 이상의 '대형' 계약의 스타트를 끊은 텍사스는 30일에도 '사고(?)'를 쳤다. 바로 특급 유격수 자원인 코리 시거에게 10년 3억 2500만 달러(약 3856억원)를 안겼다. 스토브리그가 개막한 이후 처음 2억 달러가 훌쩍 넘는 '초대형' 계약이었다.

세미엔, 시거가 각 포지션에서 메이저리그 '최정상'에 서 있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다. 세미엔은 올 시즌 역대 메이저리그 2루수 최다 홈런 신기록(45개)를 경신했고, 아메리칸리그 2루수 실버슬러거를 수상했고, 골드 글러브를 품었다. MVP 투표에서도 3위에 올랐다.

시거 또한 지난 2016년 내셔널리그 신인왕에 오르고 두 차례 실버슬러거를 수상하는 등 현역 최정상급 유격수다. 하지만 합계 '5억 달러'의 가치가 있는지는 의문이 뒤따른다. 그만큼 구단과 협상을 잘했다는 의미기도 하다. 이들이 '잭팟' 계약을 품은 배경에는 '악마의 에이전트' 스캇 보라스가 있었다.

텍사스와 보라스는 뗄래야 뗄 수가 없는 사이다. 보라스는 과거 텍사스에 알렉스 로드리게스를 10년 2억 5200만 달러(약 2993억원)에 세일즈했다. 그리고 추신수(SSG 랜더스)를 7년 1억 3000만 달러(약 1544억원), 애드리안 벨트레를 6년 9600만 달러(약 1140억원), 박찬호를 5년 6500만 달러(약 772억원)에 팔았다.

로드리게스와 추신수, 벨트레, 박찬호까지 네 명의 선수는 텍사스 역대 FA 최대 규모의 계약 1~4위에 해당한다. 여기에 세미엔(텍사스 내 3위)과 시거(1위)까지 추가했다. 로드리게스와 벨트레에게서는 충분한 성과를 뽑아냈지만, 추신수와 박찬호의 경우 '실패'한 계약이었다.

이번에도 세미엔과 시거가 텍사스에서 성공할 것이라는 '보장'은 없다. 하지만 보라스는 '수수료'만 챙기면 되기 때문에 텍사스는 그야말로 '돈줄'인 셈이다. 에이전트 수수료를 5%로 잡는다면, 텍사스 듀오로만 보라스는 2500만 달러(약 300억원)를 손에 넣었다.

보라스는 30일 맥스 슈어저와 뉴욕 메츠 간의 3년 1억 3000만 달러(약 1542억) 계약을 성사시켰다. 보라스가 보유한 '고객' 중 '노히터' 카를로스 로돈과 크리스 브라이언트, 닉 카스테야노스, 기쿠치 유세이 등이 FA 시장에 남아 있다. 산뜻한 스토브리그 스타트를 끊은 보라스는 더 기분 좋은 겨울을 보낼 것으로 보인다.

[스캇 보라스, 코리 시거, 마커스 세미엔. 사진 = AFPBBNEWS]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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