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후 홈런왕이 빠를까 최정 타격왕이 빠를까, 당신의 선택은

[마이데일리 = 논현 김진성 기자] "저보다는 최정 선배님이 5% 정도 가능성이 높다."

29일 임페리얼팰리스 서울에서 열린 2021 KBO리그 시상식. 타율 0.360으로 타격왕을 차지한 키움 이정후와 35홈런으로 홈런왕을 차지한 SSG 최정의 유쾌한 신경전이 벌어졌다. 이정후는 "내년에도 타격왕을 하고 싶다"라면서도 "홈런왕도 하고 싶다"라고 했다.

사회자로 나선 정우영 SBS스포츠캐스터가 또 다른 '목표'를 묻자 나온 답변이었다. 그러자 최정은 홈런왕을 받고 "내년에는 타격왕을 하고 싶다"라고 했다. 서로가 서로의 타이틀홀더 2연패를 저지하겠다는 뜻.

물론 농담이었다. 최정은 시상식이 끝난 뒤 타격왕 얘기가 나오자 웃으며 "못해요"라고 했다. 기자가 웃으며 "왜 못하나. 애버리지가 높은 편이지 않나"라고 했다. 실제 최정의 통산 타율은 0.288로 수준급이다.

그러나 최정은 "타율도 다시 높아지면 좋겠는데, 근래 낮았다"라고 했다. 실제 최정은 2017년에 0.316을 기록한 뒤 2018년부터 올 시즌까지 0.244, 0.292, 0.270, 0.278로 단 한 번도 3할을 치지 못했다. 오히려 "정후의 홈런왕은 충분히 가능하다고 본다"라고 했다.

이정후도 손사래를 쳤다. 홈런왕 발언에 "농담이었죠"라고 했다. 앞선 시상식에서 수상자들이 딱딱한 발언만 하는 바람에 지나치게 분위기가 경직됐고, 이정후가 분위기를 살려보려다 강수를 뒀다는 것이다. 전형적인 '방송용 코멘트'였다는 의미.

그러면서 "나보다는 최정 선배님이 타격왕이 될 가능성이 5% 정도 가능성이 높다"라고 했다. 사실 이정후는 타격 스타일 자체가 홈런과 거리가 멀다. 5시즌 통산 홈런이 36개 뿐이다. 2020시즌에 15홈런을 쳤으나 올 시즌에는 다시 7홈런에 그쳤다.

이정후는 "고척에서 홈런을 많이 치는 게 쉽지 않다. 펜스도 높다. 좌우중간으로 2루타, 3루타를 많이 치려고 하다 보면 홈런도 나올 수 있다. 나는 내 스타일대로 하면 된다. 안타를 치다 홈런이 나오면 된다"라고 했다.

한번쯤 상상해보자. 이정후의 홈런왕과 최정의 타격왕. 타격에 일가견이 있는 선수들이니 '미션 임파서블'이라고 단정할 필요도 없다.

[이정후와 최정. 사진 = 논현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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