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수거부' 차상현 감독...'철저히 외면'한 김사니 대행 빼고는 다 악수했다 [유진형의 현장 1mm]

[마이데일리 = 화성 유진형 기자] 차상현 감독은 말이 아닌 행동으로 확실한 의사를 표현했고 당황한 김사니 감독대행도 차상현 감독과의 만남을 피했다.

27일 오후 경기도 화성 종합실내체육관에서 진행된 '도드람 2021-2022 V리그' 여자부 IBK 기업은행과 GS 칼텍스의 경기에서 차상현 감독은 경기 전과 경기 후 관행적으로 진행되는 감독들 간의 악수를 일부러 외면했다.

당시 상황을 한번 살펴보자. 김사니 감독대행은 보통 그래왔듯 악수를 하기 위해 중앙으로 이동했다. 하지만 차상현 감독은 그전부터 계속 코치와 작전판을 보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고 등을 돌리고 있는 상태였다. 중앙에서 기다리던 김사니 감독대행이 손을 들며 신호를 보냈지만 차상현 감독은 볼 수 없는 상황이었다. 그리고 경기는 바로 시작되었다. 김사니 감독대행은 당황한 표정으로 코트로 돌아갔다. 이때까지만 해도 섣불리 '악수거부' 인지 명확히 판단이 서지 않는 상황이었다. 시간상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일이기도 했다.

하지만 1.2세트 경기를 마친 뒤 코트를 교체할 때는 냉랭한 기운이 감지되었다. 김사니 감독대행은 차상현 감독과는 상반된 어색한 동작으로 시선을 외면했다. 당당하게 코트를 이동하는 차상현 감독과는 달리 김사니 감독대행은 마주치는 순간마다 벤치에 있는 물병을 짚으며 시선을 피했다.

경기가 끝난 뒤 상황을 들여다보면 차상현 감독은 김사니 감독대행을 철저히 모른척했다는 걸 명확히 알 수 있다. 세트 스코어 3-0으로 승리한 차상현 감독은 김사니 감독대행만 빼고 모든 관계자들과 정중히 악수를 했다. 그리고 IBK 기업은행 코칭스탭들을 지켜보며 어쩔 줄 몰라하는 GS 칼텍스 코치들에게 경기장을 빠져나가자는 확실한 신호도 보냈다.

이 모습을 지켜본 IBK 기업은행 선수들과 김사니 감독은 당황한 표정이 역력했다.

일각에서는 IBK 기업은행에서 벌어진 서남원 감독에 대한 코치와 일부 선수이의 항명 사건에 차상현 감독이 불편함을 느낀 것 아니냐는 말도 있다. 하지만 차상현 감독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흘리고 싶다. 그냥 넘겨 주셨으면 하는 개인적인 바람"이라고 말하며 구체적인 답변은 거부했다.

한편 김사니 감독대행은 지난 24일 서남원 감독이 경질된 후 취재진들과 만난 자리에서 "나도 지금까지 쌓은 업적이 있고 내가 이럴 수밖에 없었던 것을 이해해 주셨으면 좋겠다"라며 두 번의 무단이탈 사건에 대한 생각을 전했다. 이 말로 여론은 더 안 좋아졌다.

김사니 감독대행의 말처럼 그녀는 쌓은 업적이 많다. 선수 시절 리그를 대표하는 국가대표 세터였고 리그 우승을 물론 런던올림픽 4강 신화의 주역이었다. 2017년 은퇴 후 IBK 기업은행은 김사니의 등번호 9번을 영구결번했다. 이룰 건 다 이룬 선수였다.

'공든 탑이 무너지랴'라는 속담이 있다. 공들여 쌓은 노력은 무너지지 않고 정성을 다한 일은 그 결과가 헛되지 않는다는 의미다. 하지만 최근 IBK 기업은행 사태를 지켜보고 있으며 공든 탑이 무너지는 소리가 들리는 것 같다.

[악수를 거부한 차상현 감독과 의식으로 시선을 피한 김사니 감독대행. 사진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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