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인터뷰] "인정받았습니다"…AFL 올스타 배지환이 더 뿌듯해한 까닭

[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미국 무대로 뛰어든지 어느덧 4년 차. 한국인 선수의 무덤으로 불리는 더블A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뤄냈다. 이제 배지환의 시선은 트리플A와 빅 리그로 향한다.

배지환은 올해 피츠버그 파이어리츠 산하 더블A 알투나 커브에서 83경기에 출전해 89안타 7홈런 31타점 63득점 20도루 타율 0.278를 기록했다. 배지환은 팀 내 유망주로 좋은 평가를 받았고, 메이저리그로 진출의 '지름길'로 불리는 '애리조나 폴리그(AFL)'에 승선했다.

배지환은 AFL에서 '올스타'에 뽑히는 등 23경기에 출전해 23안타 2홈런 11타점 23득점 타율 0.250 OPS 0.723을 마크했다. 메이저리그 30개 구단에서도 손꼽히는 유망주들 사이에서도 나쁘지 않은 성적을 남겼다. 특히 빠른 발로 'MLB.com'의 주목을 받기도 한 배지환은 AFL에서 8개의 도루를 기록하며 전체 3위에 이름을 올렸다.

24일(이하 한국시각) 마이데일리와 연락이 닿은 배지환은 AFL이 끝난 소감을 묻자 "수준이 높은 선수들과 함께 할 수 있고, 올스타에도 뽑히는 등 재밌고, 즐거웠다. 다만 AFL 막바지 착오로 인해 챔피언십에 진출하지 못했던 것이 유일한 아쉬움이었다"고 말했다.

배지환은 올해 큰 성장을 이뤄냈다. 미국 진출 이후 첫 홈런을 치며 장타에 눈을 떴고, 유격수와 2루수를 비롯해 중견수까지 소화할 수 있는 '유틸리티 플레이어'로 거듭났다. AFL 막바지 중요한 경기에서는 중견수로 활용되는 시간이 늘어날 정도로 중용됐다.

배지환은 "스스로 빠른 공에 대한 강점이 있다고 생각을 해왔는데, AFL에서도 확인할 수 있어서 좋았다. 심리적으로도 편안함이 생겼다"며 "AFL에서 가장 큰 수확은 외야 수비에서도 인정을 받았다는 것이다. 그리고 도루 스킬과 장타력도 많이 늘었다. 높은 레벨의 유망주들과 대화를 통해서 많은 것을 배웠다"고 웃었다.

이어 배지환은 "챔피언십에 가까워질수록 앤서니 콘트레라스(필라델피아 트리플A 감독) 감독님께서 중견수로 기용하시더라. 어려운 타구를 잡아내거나 홈 어시스트를 하는 등의 모습을 좋게 보신 것 같다. '네가 우리 팀에 있었다면, 붙박이 1번 타자, 중견수로 기용했을 것'이라고 하셨는데, 립 서비스라도 기분이 좋았다"고 설명했다.

오랜 기간 내야수로 활약했지만, 이제는 외야수로 뛰는 것도 어느 정도 적응을 마쳤다. 배지환은 "외야는 내야에 비해 뜬공 비율이 높기 때문에 햇빛에 대한 적응은 필요하다. 하지만 바람이나 스핀에 의해서 타구가 휘는 것은 자신이 있다"며 "올해 많은 변화가 있었는데, 잘 적응을 한 것 같다"고 강조했다.

배지환은 내년 트리플A 승격과 데뷔 첫 메이저리그 콜업을 향해 달릴 예정이다. 그는 "콘트레라스 감독님께서 얼마 전 '지금과 메이저리그의 거리가 얼만큼 될 것 같나'라고 물어보셨다. 그에 대한 생각을 해보지 않았기 때문에 선뜻 대답을 하지 못했다. 감독님께서는 '메이저리그 문을 노크하고 있다'고 말해주시더라. 내년이 기대도 되고 걱정도 된다"고 전했다.

지난 21일 AFL를 마친 배지환은 오는 27일 귀국할 예정이다. 배지환은 "한국에서는 발목 재활도 해야 한다. 정규 시즌에 AFL까지 치르면서 체력 훈련을 많이 해야겠다고 느꼈다. 처음 미국으로 건너갈 때 '더블 A가 한국 선수들의 무덤'이라는 말을 들었는데, 올해 잘 해내서 뿌듯하다"고 힘주어 말했다.

[배지환. 사진 = 배지환 제공]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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