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안 ML 산실' 빛고을...양현종이어 나성범이 명맥 이을까?

[마이데일리 = 장윤호 기자]인구 150만 명인 빛고을 광주광역시는 메이저리그에서도 유명한 도시다. 무려 6명의 한국인 메이저리거를 배출했다. 인구 3억100만의 미국이 자랑하는 세계 정상의 야구 리그, 2000년 초반 메이저리그도 광주시와 광주일고를 대서특필한 바 있다. 광주일고는 김병현(애리조나)을 시작으로 서재응(뉴욕 메츠) 최희섭(시카고 컵스) 그리고 강정호(피츠버그)까지 4명의 메이저리그 출신들의 모교이다.

지난 21일 메이저리그 MLB.com에 흥미로운 기사가 하나 떴다. 미국 펜실베니아주의 인구 5000명이 안 되는 시골 도시 도노라(Donora)에서 49년 주기로 메이저리그를 상징하는 슈퍼 스타 2명이 태어났다는 것이다.

그런데 드라마틱하게도 두 스타의 생일까지 같다. 월드 시리즈를 3번 제패한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의 왼손타자 스탠 뮤지얼이 1920년 11월21일 태어났고 '철인' 켄 그리피 주니어가 정확히 49년 뒤 같은 날 세상에 나와 메이저리그를 평정했다.

물론 역사와 인구수가 다르지만 광주시는 메이저리그가 변방으로 여기는 아시아 야구권에서 무려 6명의 한국인 메이저리거들을 배출했으니 대단한 야구 명문 도시이다.

야구의 도시로 불리는 '구도' 부산은 현재 인구 수가 약 336만인데 역대 메이저리거는 추신수, 백차승, 이대호가 있다. 3명으로 광주시보다 적다. 이들보다 앞서 송승준이 미국에 진출했지만 메이저리그에서는 뛰지 못했다.

광주 출신의 메이저리그 진출은 1999년 5월30일(이하 한국시간) 김병현(광주일고-성균관대)이 메이저리그 데뷔전을 가지면서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박찬호(1994년)-조진호(1998년)에 이은 한국인 3번째 메이저리거였다.

그는 데뷔전에서 뉴욕 메츠가 자랑하던 마이크 피아자등이 포진한 공포의 타선을 삼자범퇴로 가볍게 처리하는 압도적 투구를 선보였다. 아시아에서 온 작은 체구의 언더스로가 시속 150km의 변화무쌍한 패스트볼을 구사해 메이저리그 전체가 깜짝 놀랐다.

김병현은 한국인 메이저리거 최초로 월드시리즈 우승(애리조나-보스턴), 그리고 두 번째로 올스타(2002년)에 선정되는 영광을 누렸다.

광주일고 출신 두 번째가 투수 서재응이다. 서재응은 에이전트 전영재(작고)의 지원을 받아 2002년 뉴욕 메츠에서 데뷔했다.

서재응은 1998년 메이저리그에 진출했으나 마이너리그 생활이 길어졌다. 1999년 팔꿈치 수술을 받고 재활 등을 거쳐 2002년 7월22일 뉴욕 메츠에서 신시내티를 상대로 구원 등판해 첫 선을 보였다.

세 번째 광주일고 출신인 최희섭은 한국인 빅리그 최초의 타자(position player)가 됐다. 1999년 시카고 컵스와 계약하고 태평양을 건넌 그는 거의 4년간의 마이너리그 생활을 거쳐 2002년 9월4일 리글리필드에서 열린 밀워키 브루어스전에서 데뷔했다.

그리고 넥센 히어로즈 출신의 내야수 강정호가 2015시즌 피츠버그 파이어리츠 유니폼을 입고 활약했다. 그는 뛰어난 수비 실력에 파워를 갖춘 포지션 플레이어로 주목 받았다. 강정호가 불미스러운 사고로 메이저리그를 떠나게 되면서 광주일고 출신 전통이 끊겼다.

광주시 출신으로 다음 차례는 임창용이다. 광주진흥고 출신인 임창용은 한국프로야구, 그리고 일본프로야구 야쿠르트 스왈로스를 거쳐 2012년 시카고 컵스에서 메이저리그에 데뷔했다. 이상훈 현 MBC스포츠플러스 야구해설위원(전 보스턴 레드삭스) 구대성(전 뉴욕 메츠)에 이어 한국 일본을 거쳐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세 번째 선수이다.

임창용은 2012년 9월8일 홈구장 시카고 리글리필드에서 밀워키 브루어스전에 3-4로 1점 뒤진 7회초 1사 후 등판해 3분의 2이닝을 1피안타 1볼넷 무실점으로 막았다.

광주 출신 마지막 메이저리거가 전 KIA 타이거즈의 양현종이다. 광주 동성고 출신의 양현종은 올시즌 텍사스 레인저스 유니폼을 입고 메이저리그에 데뷔했다.

양현종은 4월27일 LA 에인절스를 상대로 구원 등판해 4와 3분의1이닝에 5피안타(1홈런) 2실점으로 데뷔전을 치렀고 5월6일 미네소타전에 처음으로 선발 등판했으나 3과 3분의1이닝 1실점(피홈런)으로 잘 버티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교체가 되고 말았다.

양현종은 메이저리그 12경기(선발 4)에 등판해 승리없이 3패, 평균 자책점 5.60을 기록하고 귀국했다. 현재는 KIA 타이거즈와의 FA 계약을 준비 중이다.

광주시 출신 선수 가운데 올해 가장 주목을 받았던 타자가 광주동성고 3년생 유격수 김도영이었다. 메이저리그 구단들의 관심을 끌었는데 KIA 타이거즈의 지명을 받고 KIA 행을 택했다.

이제 남은 주자는 NC 다이노스이 나성범이다. 광주진흥고-연세대 출신인 그가 메이저리그에 도전해 성공한다면 광주 출신 메이저리거의 계보가 이어진다.

[양현종-나성범. 사진=마이데일리 DB]

장윤호 기자 changyh21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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