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전 방출 수모견디고 만든 '독한 성적표'...역대 최다 인상 기대 '베테랑'

[마이데일리 = 장윤호 기자]KT 위즈 2루수 박경수(37)가 두산 베어스와의 한국시리즈에서 수비 ‘신공(神功)’과 정규 시즌 1할8푼2리의 타율이 무색하게 찬스에 강한 타격에 부상 투혼을 선보이며 MVP애 선정되자 은퇴를 얘기하던 고참 선수들의 가치가 새롭게 조명되고 있다.

박경수보다 한 살 어린 36세의 키움 히어로즈 중견수 이용규는 이번 스토브리그에서 어떤 변화를 겪게 될까? 이용규만큼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선수는 KBO리그에서 겨우 몇 명 정도이다. 이용규는 타고 난 재능에 야구에 대한 집념, 남 몰래 기울이는 노력으로 여전히 현역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이용규는 한화 이글스 시절인 2019시즌을 통째로 쉬었다. 그의 갑작스런 돌출 행동 때문이다.

2018시즌을 마치고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어 소속팀 한화와 2+1년에 총액 26억원에 계약을 마친 이용규는 2019 스프링캠프를 잘 마치고 정규 시즌 개막을 목전에 둔 상황에서 갑자기 구단에 트레이드를 요청해 파문을 일으켰다.

한화 구단은 3월17일 이용규가 트레이드를 요청했다며 전 날인 16일 선수와 면담한 뒤 일단 육성군 행을 통보했다고 발표했다. 이에 앞서 11일 한용덕감독과 이용규의 면담이 있었다.

결국 이용규는 구단으로부터 무기한 참가 활동 정지 징계를 받았고 시즌 막판인 9월1일 징계가 해제됐다. 그러나 1군 합류는 없었다.

2019시즌을 쉰 이용규는 2020시즌 120경기에 출장해 타율 2할8푼6리, 120안타, 2루타 14개, 3루타 2개, 1홈런, 32타점, 17도루, 65사사구로 톱타자 역할을 제대로 해냈다. 한화 야수들 가운데 규정 타석을 채운 유일한 선수였다.

그러나 2019시즌-2020시즌으로 ‘2+1년 계약’의 2년 계약이 끝났고 한화 구단은 시즌 직후인 11월5일 전격 방출을 발표했다. 성적이 아니라 ‘구단이 가고자 하는 방향성과 맞지 않는다’는 것이 이유였다.

사실 그 배경에는 한화-SK 와이번스의 개막 3연전을 마친 4월7일 한화 이용규가 심판의 스트라이크 볼 판정에 때한 공개 문제 제기가 있었다. 베테랑이라고 해도 심판 판정에 대해 선수가 직접 나선 것부터 파문을 일으켰고 결국 해당 심판조 5명 전원이 퓨처스리그로 내려가는 KBO리그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이후에도 이용규가 심판 판정 불만에 퇴장을 당하면서 한화의 경기 흐름이 끊기기도 했다.

결국 한화는 시즌 후 이용규를 포기했는데 그를 데려갈 팀이 없을 것 같았으나 키움 히어로즈가 5일 만에 전격적으로 영입했다. 연봉 1억원, 옵션 5000만원 등 총액 1억5000만원 규모이다. 키움 히어로즈는 최소한 5억원 이상의 몸값이 되는 실력을 가진 베테랑 외야수를 헐값에 잡았다.

이용규는 올시즌에도 이름에 걸맞은 활약을 펼쳤다. 133경기에 출장해 2할9푼6리의 타율, 136안타, 2루타 16개, 3루타 8개, 43타점, 88득점, 17도루, 사사구 71개다. 홈런은 2년 연속 1개에 머물렀다. 그러나 키움은 힘든 고비를 넘기고 5위로 와일드카드에 진출했다가 4위 두산에 1승1패로 탈락했다.

키움 히어로즈는 10월27일 12명의 선수들을 방출했다. 내야수 허정엽 등이 포함됐는데 이용규는 명단에 없었다.

키움은 선수들의 활약에 대한 보상이 확실한 구단이다. 올시즌 1억원이었던 이용규의 연봉이 내년에 얼마나 인상될지 주목된다. 참고로 KBO역대 최다 인상률은 SK 하재훈이 2020년 기록한 456%이다.

[사진=마이데일리 DB]

장윤호 기자 changyh21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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