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톡이나 할까?' PD "김이나, 능글능글하고 유머도 있어…톡터뷰어 능력 탁월" [MD인터뷰]

[마이데일리 = 박윤진 기자] "해방감보단 많이 아쉬워했어요. 이렇게 오래 갈 수 있을지도 몰랐죠."

'카톡 토크쇼'를 표방한 카카오TV 오리지널 '톡이나 할까?'를 연출한 권성민 PD가 1년 2개월의 대장정을 마무리한 소회를 이렇게 밝혔다.

'톡이나 할까?' 종영을 앞두고 진행한 화상 인터뷰에서 권 PD는 "카카오TV 론칭 당시 모바일에서 가장 보기 좋은 콘텐츠를 만들어보자는 플랫폼의 취지를 반영해 기획했다"며 "일상화된 기술과 토크쇼가 결합해 세로 화면으로 가장 아름답게 볼 수 있는 콘텐츠가 탄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9월 1일 시작으로 매주 톡터뷰를 공개해온 '톡이나 할까?'는 톡터뷰어 김이나가 1년 2개월 동안 65명의 게스트를 만났다. 지난 16일 종영에는 누적 조회수 7800만뷰라는 발자국을 남겼다.

음성이 아닌 오로지 카톡 메시지만으로 인터뷰를 진행하는 포맷이 참신한 시도로 통했다. '언어의 마술사'로 불리는 작사가 김이나가 톡터뷰어로 나서 대화를 이끌었다. 권 PD는 "첫 회 녹화 후 편집을 하면서 보니 김이나 씨가 너무 잘해줬다. 그가 아니었다면 '톡이나 할까?'가 좋은 콘텐츠로 풀리지 않았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이러한 내용을 담은 장문의 메시지를 보냈다"며 "감성적이고 섬세한 면모를 보고서 섭외 요청을 드렸는데 함께 하고 보니 생각보다 능글능글하고 유머도 있더라. 톡터뷰어로 탁월한 사람이란 걸 느꼈다"고 극찬을 쏟아냈다.

김이나는 진행자를 넘어 카메라 앞 연출자의 역할까지 훌륭히 수행했다. 권 PD는 "보통 MC들이 조금 어렵거나 동의가 안 되는 부분이 있더라도 PD가 이끌면 따라가주는 경우가 많은데 김이나 씨는 본인이 설득되지 않으면 어색한 게 그대로 티가 난다. 그를 진심으로 움직이게 하는 과정을 겪으면서 '톡이나 할까?'가 좀 더 섬세해지고 구체성을 띄게 됐다. 단순히 질문 리스트를 읊는 진행자가 아니라 같이 풀어나가고 함께 깊은 고민을 고민해준 MC였다"고 자랑했다.

김이나와 게스트는 텍스트로 대화를 나누지만 한 공간에 마주 앉아 자꾸만 서로를 의식할 수 밖에 없는 재미가 있었다. 권 PD는 "짓궂은 대화를 주고 받을 땐 서로의 눈을 보고 웃고, 예민한 질문을 보내놓고는 눈치를 보곤 했다"며 "카톡으로 텍스트와 언어를 전달하고 상대의 스쳐 지나가는 표정까지 관찰하게 되는 거라, 제가 생각하기엔 훨씬 더 섬세하게 감정을 전달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톡터뷰어와 톡터뷰이는 2시간 가량을 카톡을 통해서만 대화를 나눴다. 권 PD는 "게스트가 MC랑 마주보고 대화를 나누게 되면 스태프도 보이고 조명도 많고 촬영 중임을 의식하게 되는데, 카톡 토크는 휴대전화만 들여다보기 때문에 이러한 사실을 잊게 되는 경우가 많았다"며 "깊게 몰입해서 대화를 끊기 위해 나섰던 경우도 있었다"고 전했다.

권 PD는 가장 기억에 남는 게스트로는 배우 박보영을 꼽았다. "첫 회 녹화에서부터 프로그램 취지를 잘 이해하고 참여해줬다"는 설명이다. 가장 긴장을 많이 한 게스트로는 배우 변요한을 지목했다. 권 PD는 "카톡을 보내고 '1'이 바로 없어지니까 너무 쫓기는 것 같다고 하더라"며 "'톡이나 할까?'는 게스트가 타이핑을 하고 전송을 하기까지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더 고민하게 만드는 포맷이었다. 변요한은 그 기준이 높았다. 글을 쓰면서 몇 번을 끊기도 하고 음성 녹음으로 대답을 대신 하기도 했다. 독특한 포맷을 다방면으로, 입체적으로 활용해준 게스트"라고 떠올렸다.

'톡이나 할까?' 마지막 회는 김이나의 셀프 톡터뷰로 꾸며 잔잔한 여운을 남겼다. 권 PD는 "마지막까지 연예인 분들의 출연 요청이 많았다. 물론 A급 게스트를 모셔서 홍보할 수도 있었겠지만 김이나 씨가 지금껏 해온 것들을 돌아보고 이 콘텐츠의 의의가 무엇인지 짚어보고자 화려한 게스트의 유혹을 끊었다"며 결국 "눈물바다가 됐다"고 전했다.

[사진 = 카카오TV 제공]

박윤진 기자 yjpark@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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