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 가져와!” 레전드 이청용은 2-2에 만족 못했는데...

[마이데일리 = 전주 이현호 기자] 이청용(울산)은 라이벌 팀 홈구장에서 골을 넣고 직접 공을 주우러 갔다.

울산 현대는 6일 오후 7시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1’ 35라운드에서 전북 현대에 2-3으로 패했다. 울산은 전북을 넘지 못하고 2위를 유지했다. 둘 사이의 승점 차는 3점이다. 이제 3경기씩 남았다.

양 팀 모두 가용할 수 있는 최정예 라인업을 들고 나왔다. 전북은 구스타보, 송민규, 한교원, 백승호, 쿠니모토 등을 모두 꺼냈다. 원정팀 울산은 오세훈, 이동경, 바코, 윤일록으로 맞섰다. 이청용은 벤치에서 시작했다.

전북이 먼저 넣으면 울산이 추격하는 형태로 진행됐다. 먼저 전반 23분에 송민규가 프리킥 찬스에서 쇄도하며 선제골을 넣었다. 그러자 울산이 쫓아갔다. 울산은 전반 37분 코너킥에서 임종은의 헤더골로 1-1 균형을 맞췄다.

후반에도 비슷한 전개였다. 후반 20분에 류재문의 논스톱 발리슛이 조현우를 뚫고 울산 골문에 꽂혔다. 가만히 있을 울산이 아니었다. 후반 33분 울산의 코너킥에서 공이 뒤로 흘렀다. 각이 없었음에도 이청용의 슛은 정확하게 전북 골대 안으로 향했다.

울산 원정팬을 비롯해 울산 벤치, 모든 선수들이 뛰어올랐다. 하지만 이청용만큼은 아니었다. 라이벌전에서 귀중한 골을 넣고 조금도 기뻐하지 않았다. 역전골을 넣겠다는 의지가 강했다. 이청용은 날뛰는 동료들 사이로 빠져나와 “공 가져와!”라며 직접 공을 집어왔다. 킥오프를 하기 위함이었다.

이청용의 투지가 통했는지 울산 선수들은 더 강하게 전북을 몰아쳤다. 특히 후반 막판 이동준이 전북 수비수들을 휘저으며 슛을 때렸다. 이 슛은 연거푸 골대 옆으로 스쳐 나갔다. 양 팀은 경기 끝날 때까지 서로의 골문을 두드리며 승점 3점을 원했으나 추가골이 나오지 않았다.

경기 막판 일류첸코에게 추가실점을 내준 울산은 2-3으로 패했지만, 이청용의 투지는 모든 운동선수들이 본받을 장면이었다.

[사진 =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이현호 기자 hhhh@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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