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리그 중단' 이사회서 KIA-한화-롯데-SSG 사장은 '팬들과의 약속'을 주장했다

[마이데일리 = 이석희 기자]한국야구위원회(KBO)는 지난 7월 12일 정지택 총재와 10개 구단 사장이 참석한 가운데 긴급 이사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참석자들은 다음과 같은 결론을 내렸다.

'NC와 두산의 1군 선수들의 확진 및 밀접 접촉자에 따른 자가격리 대상자 비율이 각각 68%인 두산(확진 선수 2명, 자가격리 대상 선수 17명, 코칭스태프 14명)과 64%인 NC(확진 선수 3명, 자가격리 대상 선수 15명, 코칭스태프 10명)의 정상적인 경기 진행이 어렵고 타 팀의 잔여경기 역시 형평성 문제로 개최가 어렵다고 판단했고, 최근 전 사회적으로 코로나 19가 급속하게 확산되고 있어 방역 당국의 감염병 확산 방지 정책에 적극적으로 동참하기 위해 잔여 경기 순연을 결정했다.’

KBO는 곧바로 보도자료를 통해서 ‘리그 중단을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KBO의 모든 사안은 이사회에서 최종 결정한다. 이에 앞서 10개 구단의 단장과 KBO사무총장이 참석한 실행위원회가 먼저 열렸다.

이 자리에서 단장들은 코로나 19확진에 따른 리그 중단 결정을 내렸다. 이에 대해 몇몇 단장들은 "왜 내 의견이 리그 중단에 찬성한다는 뜻으로 해석되었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해명했다. "차명석 LG 단장이 왜 구단 유튜브를 통해 한 팀만 리그 중단에 반대했다고 오해했는지 모르겠다"는 단장도 있었다.

하지만 단장들은 "투표는 하지 않았고 KIA만이 끝까지 강력 반대했다는 것은 사실"이라고 입을 모았다.

실행위원회에 결정된 '리그 중단'은 KBO 이사회에 안건으로 올라갔고 이사회는 이를 의결, 공표했다. 이때는 결정을 위해서 손을 들어 찬반을 표시했다고 한다.

그럼 최종 결정기구인 이사회에서는 어떤 팀이 리그 중단을 강력히 반대했을까. 마이데일리 취재 결과, 실행위원회보다는 그래도 '팬들과의 약속' 을 주장한 사장들이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10명의 이사 중 4명이 그래도‘팬들의 입장, 리그의 신뢰성 등을 고려해야 한다'며 '리그 중단만은 막아야 한다'는 의견을 피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 4개 구단은 SSG 랜더스(4위), 롯데 자이언츠(8위), KIA 타이거즈(9위), 한화이글스(10위. 이상 7월11일 순위)이었다. 리그 중단 반대를 표명한 구단 중에 중위권(4위)을 달리던 SSG가 포함된 것이 눈에 띈다.

SSG는 "이미 정해놓은 메뉴얼이 있는데 그걸 뒤집으면 리그 신뢰성에 문제가 생긴다”며 리그 중단을 반대했다고 한다.

롯데도“처음부터 우리 구단의 입장은 리그 중단에 반대하는 것이었다. 만약에 또 다른 확진자가 나온다면 어떻게 할 것이냐고 실행위원회에서 질문도 했다”며“우리 구단의 입장은 처음부터 끝까지 변함이 없었기에 사장님도 이사회에서 같은 의견을 피력했던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한화도 "코로나 19관련 메뉴얼이 있었다. 또한 불확실한 상황에서 원칙을 따르는 것이 중요했다"며 "메뉴얼을 따르지 않는 것은 팬들과의 약속을 깨버리는 것이었다" 고 밝혔다.

나머지 6개 구단은 리그 중단을 강력히 요청했다. '코로나 19'확진자가 발생한 NC와 두산을 비롯해 7월11일까지 리그 1~3위를 달리던 KT, LG, 삼성 그리고 6위를 달리던 키움이 NC와 두산의 주장에 동조, 리그 중단 결정에 찬성표를 던졌다.

A구단은 "NC, 두산 확진자 발생을 떠나서 사회 전체적으로 획잔자가 확 늘어나면서 리그 중단하는 게 맞다고 생각했다”며“위험한 시국이었다. 리그를 이어가는 건 조심스러웠다”고 찬성 이유를 설명했다.

KBO가 방역 당국의 감염병 확산 방지 정책에 적극적으로 동참하기 위해 잔여 경기 순연을 결정했다'고 그럴듯한 명분을 내세웠지만 결과적으로는 성급한 결정에 따른 엄청난 후폭풍이 지금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사진=마이데일리 DB]

이석희 기자 goodluck@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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