뼈 부러졌는데 참고 던진 투수, 동료는 감동했는데 당사자는 "미안해"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그는 정말로 다리가 부러지고도 미안하다고 할 사람이다."

찰리 모튼(애틀랜타 브레이브스)의 정강이 골절이 월드시리즈 1차전 최대 화두였다. 모튼은 27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 미닛메이드파크에서 열린 2021 메이저리그 휴스턴 애스트로스와의 월드시리즈 1차전에 선발 등판, 2⅓이닝 1피안타 3탈삼진 2볼넷 무실점했다.

2회말 선두타자 율리 구리엘의 타구에 오른 정강이를 강타 당했다. 그러나 모튼은 공을 맞은 직후 타구를 수습해 아웃카운트를 올렸다. 즉, 뼈가 부러진 순간부터 아웃카운트 4개를 책임지고 마운드에서 내려간 셈이었다. X-레이 촬영 결과 월드시리즈 잔여경기 출전 불가 판정을 받았다.

모튼의 투혼에 팀 동료는 물론, 상대 팀 선수까지 찬사를 보냈다. 모튼에 이어 긴급 등판한 A.J 민터는 MLB.com에 "그는 포스트시즌의 영웅"이라고 했다. 포수 트레비스 디아놀드는 "그를 잃는 건 힘든 일"이라고 했다. 휴스턴 외야수 마이클 브랜틀리조차 "그는 위대하고 훌륭한 선수"라고 했다.

정작 모튼은 강판 후 검사를 받고 덕아웃에 돌아와 동료와 코치들에게 연신 미안한 마음을 전했다. 스포츠일러스트레이티드는 28일 "강판 후 행동이 그의 투철한 퍼포먼스보다 더 인상적이었다. 그는 뛰지 못하게 된 것에 대해 많은 동료와 코치에게 사과했다"라고 했다.

자신의 잘못도 아니었는데 미안하다고 한 에이스의 품격에 미국 언론들도 놀라움을 드러낸 것이었다. 브라이언 스니커 감독은 ESPN에 "모튼은 1년 내내 신뢰를 보낼만한 투수였다. 오늘 밤에도 해냈다. 그는 정말로 다리가 부러지고도 미안하다고 말할만한 사람이다"라고 했다.

이제 애틀랜타는 1선발 모튼 없이 잔여 6경기를 치러야 한다. 1차전을 잡았지만, 앞으로 흐름은 전혀 예상할 수 없다. MLB.com에 따르면 애틀랜타는 좌완 터커 데이비슨을 새롭게 월드시리즈 엔트리에 등록했다. 휴스턴 역시 1선발 랜스 맥컬러스 주니어가 팔 부상으로 월드시리즈 엔트리에서 빠진 상태다.

[모튼. 사진 = AFPBBNEWS]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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