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애앵~' 고우석의 사이렌 소리, '불을 지르는 소리인가? 불을 끄는 소리인가?' [유진형의 현장 1mm]

[마이데일리 = 유진형 기자] '애애앵~' 고우석이 등장할 때는 잠실야구장에 사이렌이 울린다. LG 마무리 투수 고우석의 등장을 알리는 소리다.

24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1 신한은행 SOL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의 더블헤더 1.2차전 모두 사이렌이 울렸다.

더블헤더 1차전에서 패색이 짙던 LG는 9회초 5-5 동점을 만들었고 9회말 고우석이 마운드에 올랐다. 선두타자 양석환을 삼진 처리하며 출발은 좋았다, 하지만 후속 타자 정수빈에게 3루타를 맞고 실점 위기에 몰렸다. 이후 김재호에게 볼넷을 내주며 1사 1, 3루 위기에서 박건우를 만났다.

박건우는 1타점 끝내기 내야 땅볼 안타를 치며 6-5 승리를 이끌며 LG 고우석을 울렸다. 무승부를 희망했던 LG는 3연패의 늪에 빠졌다.

이어서 열린 더블헤더 2차전에서도 LG 류지현 감독은 고우석을 믿고 등판시켰다.

3-2로 앞선 9회말 등판한 고우석은 선두타자 김재환에게 안타성 타구를 허용했지만, 홍창기의 그림 같은 호수비로 위기를 모면했다. 그리고 후속 타자 페르난데스를 좌익수 뜬공으로 잡으며 LG의 승리를 지키는 듯했다.

하지만 양석환을 넘지 못했다. 대타로 나온 양석환은 고우석의 초구 155km 직구를 당겨쳐 좌중간 담장을 넘기는 동점 솔로홈런으로 고우석의 고개를 떨구게 했다. 양석환의 홈런은 타구속도 163.3km 비거리 120m를 기록했다.

5명의 LG 투수들이 지켜낸 리드가 한순간에 무너졌다. 고우석은 10월 들어 벌써 3번째 블론 세이브다. 지난 3일 키움 히어로즈 전과 12일 SSG 랜더스 전에서 두 차례 블론 세이브를 기록하더니, 16일 NC 다이노스 전과 24일 두산과의 더블헤더 1차전에서는 패전의 멍에를 썼고 더블헤더 2차전에서는 블론 세이브를 했다.

마무리 고우석이 부진한 LG는 지난 17일 NC전에서 승리한 이후 일주일 동안 승리를 쌓지 못하며 선두 경쟁에서 멀어지고 있다. 6경기 3무 3패로 잔인한 일주일이다. 이제 1위 삼성과 LG의 승차는 3경기다. 2위 KT 위즈에도 2.5게임 차로 밀린다. 이렇게 고우석이 흔들린다며 LG는 페넌트레이스 3위에 만족해야 하며 27년 만에 꿈꾸는 우승도 멀어지게 된다.

[또다시 블론세이브를 기록한 고우석. 사진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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