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길'만 걷던 몸값 55억 감독, '첫 가시밭길 위기'...그래도 해피 엔딩?

[마이데일리 = 장윤호 기자]두산 베어스는 페넌트레이스 4위로 와일드카드를 잡고 포스트시즌에 진출한다는 것 자체가 낯설기만 하다. 김태형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2015시즌 이후 4위는 첫 경험이기 때문이다.

두산 구단은 2014년 10월21일 프랜차이즈 스타 출신인 김태형 SK 배터리 코치를 영입해 제10대 감독으로 선임했다. 재일교포였던 전임 송일수감독은 1년 만에 경질됐다.

계약 조건은 2년간 총액 7억원으로 계약금 3억원, 연봉 2억원이었다. 두산 베어스에 김태형 감독의 야구가 접목되면서 두산 베어스 왕조가 열리게 된 시점이다.

1967년 생으로 현재 54세인 김태형감독은 1990년 전신 OB 베어스에서 선수 생활을 시작해 2001년까지 현역에서 포수로 활약했다. 선수 시절 성적은 827경기에 나서 타율 2할3푼5리, 9홈런 157타점이다. 수비형 포수였다. 그리고 10년 동안 두산 베어스 배터리 코치를 하다가 갑자기 SK로 팀을 옮겼다.

그리고 다시 감독으로 영전해 두산 베어스로 돌아왔다. 3년 간 SK에서 배터리코치로 두산 야구를 객관적으로 본 경험이 김태형감독에게 큰 자산이 됐는지 감독 계약 기간인 2015~2016시즌 연속 한국시리즈 우승으로 팀을 이끌었다.

2016시즌 NC와의 한국시리즈에서 4전 전승으로 우승을 한 뒤에는 상대팀 사령탑인 김경문 감독 얘기가 나오자 김태형감독은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두산 베어스에서 선수 코치로 모신, 친형 같은 남다른 인연이 있기 때문이었다.

2016년 11월10일 두산 구단은 김태형감독과 3년간(2017~2019) 총액 20억원에 재계약을 했다. 계약금 5억원, 연봉 각 5억원이었다. 두산 구단 역사상 최고 대우였다.

김태형감독의 두산은 2017, 2018시즌 연속 한국시리즈에 진출했으나 2017년 KIA 타이거즈(감독 김기태), 2018시즌은 SK 와이번스(감독 트레이 힐만)에 패했다.

그리고 자신의 3년 계약 마지막 해였던 2019시즌 정규시리즈 1위와 한국시리즈(상대 키움 히어로즈 감독 장정석) 제패로 통합 우승을 차지한 두산 베어스는 10월29일 김태형감독과 다시 3년간(2020~2022) 총액 28억원(계약금 7억원, 연봉 매년 7억원)에 세번째 계약을 발표했다.

종전 SK 와이번스 염경엽 감독의 3년 총액 25억원(계약금 4억원 연봉 7억원씩)을 뛰어 넘는 KBO리그 역사상 총액 규모로 최고 몸값이다.

지난 해가 김태형감독의 세번째 계약 첫해로 두산의 페넌트레이스 순위는 3위였다. 5위에서 키움 히어로즈와 최종전을 펼쳐 2-0으로 승리함으로써 키움을 5위로 끌어내리며 LG 트윈스와 79승61패4무로 동률을 이뤘는데 상대 전적에서 9승1무6패로 앞서 3위로 준플레이오프에 직행하는 행운을 누렸다. 김태형감독의 정규 페넌트레이스 3위는 두산 감독 첫해인 2015시즌 이후 두번째이다.

그래도 한국 시리즈까지 진출해 페넌트레이스 1위 NC 다이노스에 6차전에서 패했다. 상대팀 NC의 한국시리즈 우승 MVP는 자신의 제자인 포수 양의지였다.

올시즌은 김태형감독의 세번의 계약(2015~2022년) 총 기간 8년에 총액 55억원(2년 7억원, 3년20억원, 3년 28억원)의 7번째 시즌이다.

FA로 매년 양의지, 최주환, 오재일 등을 떠나보내면서 전력이 많이 약화된 두산이었다. 어려운 상황에서 시즌 중 코로나19 팬데믹에 선수단이 흐트러지는 모습, 그리고 타 구단과의 갈등으로‘팬들을 위한 야구’를 하는 두산 베어스 답지 않다는 지적도 있었다.

그리고 현재 김태형감독이 2015시즌 두산 베어스 사령탑이 된 이후 가장 낮은 페넌트레이스 순위 4위에서 포스트스시즌을 시작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특유의 승부 근성과 감각, 카리스마 넘치는 지도력을 보여주고 있는 김태형감독이 걸어온 ‘꽃 길’에 첫 위기가 오고 있다. 김태형감독이 마주한 가시밭길을 어떻게 돌파할 지 주목된다.

[사진=마이데일리 DB]

장윤호 기자 changyh21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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