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당한 이름 'LEE DA'...'이게 뭡니까? 내 이름 돌려주세요!'

언니는 JAEYEONG, 다영은 LEE DA...그리스 리그는 명확한 규정없는 듯

KOVO는 FIVB 규정따라 엄격히 관리, 등록명 적어야...다르면 출장 불가

[마이데일리 = 이석희 기자]“이름이 이상한 것 아닙니까?”

그리스 리그 PAOK에 뛰고 있는 이재영-다영 쌍둥이 자매의 경기를 밤새 지켜본 한 배구팬이 이메일을 통해 질문을 해왔다.

'유니폼에 이름을 아무렇게나 붙여도 되냐'라는 질문이었다. 이 팬은 왜 '이다영은 이름을 멋대로 붙여 놓았냐'는 항의인 듯하다.

지난 21일 자정 올림피아코스와의 그리스 리그 데뷔전과 24일 그리스 리그 PAOK와 아이아스 에보스모우와 4라운드 원정 경기를 보면 '유니폼의 이다영 이름이 이상하네?'라는 정말 의구심이 들 수 밖에 없다,

이다영의 유니폼 이름은 '이 다(LEE DA)'이다. 보통 선수의 이름을 유니폼에 적을 때 성이나 이름, 또는 리그 등록명을 적는다.

그런데 이다영의 유니폼 등에 적힌 이름(LEE DA)을 보면 좀 뜬금없다는 생각이 든다. 아니 웃음이 나오면서 도대체 왜 저런 이름을 창작했을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이다.

성(LEE) 또는 이름(DAYEONG) 아니면 풀네임(LEE DAYEONG) 이렇게 적으면 될 것을 굳이 이름을 적다 만 것처럼 되어 버린 것이다.

비교가 되는 것은 언니 이름은 제대로 되어 있다는 사실이다. 24일 데뷔전을 치른 이재영의 유니폼에는 이름인 재영(JAEYEONG)이 적혀 있었다. 유니폼 이름만 보면 쌍둥이는 완전히 남남이 되어 있는 것이다.

물론 외국에서는 쌍둥이라고 해서 꼭 이름이 비슷해야 한다는 것은 없다. 그래서 ‘LEE DA’나 ‘JAEYEONG’으로 적어도 그리스 사람들에게는 전혀 이상하지 않을 수 있다. 등 번호로 구별만 하면 됐지 이름이 무슨 상관이냐고 하면 딱히 반박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어떻게 된 사연인지 궁금해서 PAOK 구단에 문의를 해봤지만 아직까지 답변이 없다. 혹시 이다영이 급히 데뷔전을 치렀기에 벌어진 해프닝일까. 경기 당일에도 이다영이 유니폼을 받지 못한 상태였는데 이다영은 경기 개시 2시간 전에야 겨우 유니폼을 지급받았다고 한다. 바삐 만들다보니 이다영의 이름이 잘못 적힌 것일 수도 있다.

그런데 같은 날 경기 엔트리에 들어가지 못한 이재영도 등번호 4번이 적힌 유니폼을 지급 받았다. 24일 데뷔전 때 입고 뛰었던 그 유니폼이다. 이름이 제대로 적힌 유니폼이어서 이것도 말이 되지 않는 추론인 셈이다.

그러면 지금 1라운드 경기를 열고 있는 국내 V리그에서도 이런 현상이 일어날 수 있을까? 한국배구연맹(KOVO)관계자에게 물어봤다.

이 관계자는 "아마도 등록할 때 이름을 잘못 적은 탓인 것으로 추측된다"고 설명했다.

KOVO 규정 제 40조(유니폼 상의)을 보면 '유니폼 뒷면 상단에는 최소한 5cm높이로 선수의 한글 이름을 넣어야 한다. 유니폼에 기입된 이름은 팀 엔트리에 등록된 것과 같아야 한다'라고 되어 있다. 외국인 선수가 영어권이든, 스페인어권 출신이든 이름은 KOVO에 등록된 이름을 적어야 한다는 의미이다.

V리그의 또 다른 관계자는 "KOVO는 국제배구연맹의 규정을 엄격히 적용하는 것이 많다. 유니폼 규정도 그렇다"며 "아마도 그리스 리그 규정에 유니폼 이름에 관한 것이 명확하지 않아서 벌어진 해프닝일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즉 그 선수가 좋아하는 별명이나 영어 이름, 숫자 등을 적어도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 그리스 리그에서 이다영이 'LEE DA'라는 이름이 적힌 유니폼을 입고 계속 뛰고 있는데 문제가 없는 것을 보면 이 설명이 맞을 듯 하다.

만약 유니폼 이름 규정이 KOVO처럼 엄격하게 정해져 있다면 이다영은 'LEE DA' 유니폼을 입고는 경기에 출장할 수 없다. 등록 선수가 아니기 때문이다.

[이다영-이재영 자매와 같은 외국인 선수인 피동, 그리고 주장인 메르테키. 사진=PAOK 홈페이지]

이석희 기자 goodluck@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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