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OK사장이 숨겨놓은 '이재영 사용법'...리그 첫 우승의 '히든 카드'

컨디션 조절 차원에서 출장...휴식 준 마야 대신 데뷔전

사장 "재영은 소중한 선수...CEV컵과 리그 PS때 주전"

[마이데일리 = 이석희 기자]그리스 여자배구 A1 리그 PAOK에서 뛰고 있는 이재영-다영 자매가 지난 주 모두 성공적인 데뷔전을 치렀다. 이다영은 데뷔전에서 리그 MVP에 선정되는 영광도 안았다.

이재영도 24일 치른 아이아스 에보스모우와 4라운드 원정 맞대결에서 선발 출장해서 팀의 3-0(25-10 25-15 25-16) 셧아웃 승리를 이끌었다. 팀내서 가장 많은 13득점을 올리며 무사히 데뷔전을 치렀다.

사실 이재영이 데뷔전을 치른 아이아스는 리그 하위권에 머물고 있는 팀이다. 프로배구에서 한세트에서 10점 밖에 뽑지 못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그만큼 상대팀이 약체였다는 것이다. 특히 아리아스는 개막후 4경기에서 따낸 세트수가 고작 3세트 뿐이고 내준 세트는 11개나 된다.

이런 팀과의 경기에 이재영이 투입됐다. 이재영으로서는 자존심에 생채기가 날 수 있는 경기인 셈이다.

그런데 여기에는 구단 수뇌부의 또 다른 복안이 숨어 있다. 이재영은 소중한 선수여서 앞으로 리그 첫 우승의 히든카드로 사용한다는 방침을 갖고 있다는 것이 PAOK 구단 관계자의 설명이다.

우선 그리스 A1리그에는 외국인 선수가 한 경기에 3명 밖에 뛸 수 없는 것이 가장 크다. 이재영이 데뷔전을 치른 경기에는 팀의 에이스인 마야가 출전하지 않았다. 규정상 어쩔 수 없는 선택이다.

두 번째는 감독의 용병술이다. 타키스 플로로스 감독은 이재영의 기용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공격수는 많은 점프가 요구되어서 신체적으로 더 완벽해야 한다. 내가 걱정하는 것은 아주 힘든 경기에 이재영이 그 게임에 빠져 들어가서 너무 무리하는 것이다. 그래서 이재영을 투입하지 않을 것이다.”

이재영을 보호하는 차원에서 세터인 이다영에 비해서 경기 출장이 적고 빅게임에 출전하지 않게 하고 있다는 것이 감독의 설명이다.

구단 사장인 콘스탄티노스 아모리디스도 이재영의 기용법을 갖고 있다. 일부 매체에서 구단 단장이라고 소개되었지만 아모리디스는 PAOK를 재창단한 주인공이며 사장(President)이다.

아모리디스 사장은“이재영은 우리 팀의 소중한 선수이다”며“그래서 나는 그녀가 완전히 준비될 때까지 기다리기로 했다. 물론 그녀가 경기 감각을 유지할 수 있도록 좀 더 쉬운 경기에 출전할 수 있도록 감독과 상의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아모리디스 사장은 “나는 이재영이 2월에 있을 플레이오프때까지 아껴두기를 원한다”고 덧붙였다.

즉 이재영의 경기 감각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앞으로도 쉬운 경기에 출전시키겠다는 것이 구단 수뇌부의 계획인 셈이다.

물론 이재영은 다음달 18일 열리는 ‘CEV컵 2022’ 벨기에의 아스터릭스 아보(Asterix Avo)의 원정 경기와 25일 홈경기에는 당연히 출전한다. CEV컵에는 한 경기에 외국인 선수 4명이 출전가능하다.

구단 수뇌부의 신뢰를 한 몸에 받고 있는 이재영이 PAOK의 리그 첫 우승의 '키맨'역할을 해낼 수 있을 지 앞으로 지켜볼 일이다.

[사진=PAOK 홈페이지 캡쳐]

이석희 기자 goodluck@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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