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포동 "간암 판정에 생 마감하려 필리핀행…현재 모텔서 생활 중"

[마이데일리 = 양유진 기자] 원로 배우 남포동이 간암 말기 판정으로 힘들었던 시기를 돌이켰다.

남포동은 21일 유튜브 채널 '근황올림픽'에 출연해 근황을 공개했다.

"업계 관계자와 안 만난 지 오래됐다"라며 조심스럽게 입을 뗀 남포동은 "서울에는 병원 때문에 3개월에 한 번씩 간다. 딸이 하룻밤만 자고 가라고 해도 서울역에서 열차를 타야 '내가 살았구나' 느낀다"라고 털어놨다.

10년째 모텔 생활 중이라는 그는 "방을 내어줄 사람은 많다. 원룸에 오래 살아봤지만 차라리 한 달에 40만 원 주고 모텔에서 생활하는 게 낫다. 시스템이 다 되어있다. 혼자 생활하기 좋다"고 밝혔다.

이어 "걱정하는 사람이 많다. 매일 전화 온다. 잘 있다. 불편한 건 없다. 옛날부터 촬영하러 다녀도 집보다 밖에 나가서 자는 게 낫더라. 몸에 배어 있다"고 덧붙였다.

"모텔에서 살면서 곤란한 일은 없었느냐"라는 제작진의 물음에는 "초창기에는 있었다. 매일 들락날락하니 내가 모텔 사장인 줄 알더라"라고 답했다. "밥 먹고 사는 데 문제없다. 씨름 연합회 출장도 하고 국가에서 나이 많다고 지원금을 많이 주더라"라고도 전했다.

남포동은 2000년 사업 부도로 인한 아픔을 술에 의존하다 간암 판정을 받았다고 했다. 그는 "간 이식 수술한 지 딱 11년 됐다. 간암 선고를 받고 도저히 안 되겠다 싶어서 필리핀으로 조용히 가서 아무도 없는 데서 떠나려고 했다"고 고백했다.

그러면서 "도망가려고 집에서 여권을 챙겨서 나오다가 잡혀서 병원으로 가게 됐다"라며 "덤으로 11년은 더 살았다. 간암 말기였는데 살아 있는 것만으로 고맙다"라고 말했다.

"기회가 주어진다면 씨름 영화를 찍어보고 싶다"라는 남포동은 "저녁에 소주도 한 잔씩 하고 건강 괜찮다. 즐겁게 살겠다. 걱정해주신 여러분 고맙다"라고 끝인사를 남겼다.

[사진 = 유튜브 채널 '근황올림픽' 영상 캡처]

양유진 기자 youjinyan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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