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군 타격왕 밀어주기 의혹…끝없는 진실공방, 그 결말은? [MD이슈]

[마이데일리 = 광주 박승환 기자] 잇따른 폭로와 진실공방에 사건이 복잡해지고 있다. KBO의 진실 규명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최근 한국야구위원회(KBO) 클린베이스볼센터에는 국군체육부대 상무 야구단의 서호철이 퓨처스리그 타격왕에 오를 수 있게 KIA 타이거즈가 상무 야구단의 청탁을 받고 도와줬다 의혹이 접수됐다. 의혹의 발단은 시즌 내내 번트 안타가 없었던 서호철이 시즌 막바지 2개의 번트 안타를 뽑아낸 것에서 시작됐다.

서호철은 지난 8~9일 KIA전에서 번트 안타 2개를 포함한 6타수 4안타를 기록하며 타율 0.388을 기록, 롯데 자이언츠 김주현(0.386)을 제치고 퓨처스리그 북부리그 타격왕에 올랐다. 이때 KIA가 서호철의 번트 안타를 도와주기 위해 수비 위치를 옮기는 등의 행동을 했다는 것이 제보자의 주장이다.

제보를 받은 KBO는 곧바로 조사에 착수했고, KIA와 상무 구단에 각각 경위서 제출을 요청했다. KIA 구단 관계자는 "밀어주기 의혹은 사실무근"이라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그러나 롯데 김주현이 KIA 포수에게 서호철에게 안타를 맞지 말아 달라는 골자의 연락과 메시지를 보낸 사실이 드러나면서 사건은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롯데 "구단도 김주현이 메시지를 보낸 것이 맞다"고 인정했다.

하지만 또 다른 반전이 있었다. KIA 김호령이 '짜고 치는 고스톱이었다'는 등의 메시지를 롯데 김주현과 주고받은 것. 김주현이 KIA 선수들에게 '부탁'을 한 것에 이어 KIA가 상무 서호철의 타격왕 경쟁을 밀어주기를 했다는 구체적인 정황 등이 공개됐다.

KIA는 20일 급히 관련 선수들을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로 불러 자체 면담을 실시했다. KIA는 "자체 추가 조사 결과, 상무 측으로부터 어떠한 요청이나 부탁을 받은 적이 없고, 우리 선수에게 지시한 적도 없는 것을 재차 확인했다"고 공식 입장을 밝혔다.

이어 KIA 구단은 "조사 과정에서 롯데 선수가 KIA 소속 포수 1명 외 추가로 2명의 선수에게 부탁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롯데 선수가 경기 전후 KIA 선수 3명과 연락을 주고받은 것으로 조사됐다"며 "현재까지 파악된 문자 등을 KBO 클린베이스볼센터에 제출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김호령과 김주현이 주고받은 대화 내용도 해명했다. KIA는 "'짜고 치는 고스톱'이라는 문자는 김호령이 위로 차원에서 개인적인 생각을 이야기한 것으로 파악됐다"며 "'박치왕 감독이 KIA를 방문해 이야기했다는 첫 타석 번트 등'에 대한 발언도 김호령 본인이 들은 바 없는 것으로 확인했다. KIA 코치들의 대화를 듣고 오해한 말"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퓨처스리그 영상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KIA가 상무 서호철의 타격왕을 밀어줬다거나, 하지 않았다는 것을 입증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KIA의 입장만 놓고 보면 상무가 아닌 롯데 김주현이 KIA 선수들에게 부탁을 한 것으로 보이지만, KBO가 김주현과 KIA 선수들이 나눈 대화를 어떻게 판단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

결국 KBO의 조사 결과가 나와봐야 한다. 또 다른 진실이 드러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KIA와 상무, 김주현 중 한 쪽이라도 청탁을 했다는 것이 인정될 경우 KBO 사상 최악의 스캔들이 될 가능성이 높다. 중징계도 피하지 못할 전망.

일단 KBO 클린베이스볼센터는 20일 김주현에 대한 조사를 실시했다. KIA 선수와 상무 박치왕 감독 대한 조사 일정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지만, 순차적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잇따른 폭로와 진실공방의 결말이 어떻게 나올지 귀추가 주목된다.

[KIA 타이거즈, 김호령, 김주현. 사진 = 광주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마이데일리 DB]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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