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놓는 볼이 없더라"...10년 차 '베테랑'의 반성

[마이데일리 = 광주 박승환 기자] "더 움직이고 더 잡을 수 있도록 하겠다"

KGC인삼공사 이소영은 19일 광주 페퍼스타디움(광주염주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1-2021 V-리그 AI페퍼스와 1라운드 첫 맞대결에서 맹활약을 펼치며 팀의 시즌 첫 승을 견인했다.

지난해까지 GS칼텍스의 유니폼을 입었던 이소영은 시즌이 끝난 뒤 FA(자유계약선수) 자격을 통해 KGC인삼공사로 이적했다. 이소영은 공식전 첫 경기인 이날 21득점 3블로킹을 기록하며 자신의 가치를 몸소 증명했다.

이소영은 1세트 3득점에 그쳤지만, 2세트부터 공격 비중을 늘리며 득점을 쌓기 시작했다. 이소영은 2세트 7득점을 뽑아낸 후 3세트 4득점을 기록했다. 그리고 4세트에 6점을 올리며 이날 팀 내에서 가장 많은 점수를 생산했다.

이소영은 "프로 10년 차 시즌을 맞이하는데, 이적도 처음이고, 새 시즌의 첫 경기, KGC인삼공사에서의 첫 경기를 뛰는 것이라서 신입생인 것처럼 긴장이 됐다. 긴장을 많이 해서 다 보여드리지 못한 것 같다"고 이적 후 첫 공식전을 치른 소감을 전했다.

구장을 비롯해 AI페퍼스와 첫 경기였던 것이 1세트의 아쉬운 패배로 고스란히 이어졌다. 이소영은 "페퍼스타디움에서 첫 경기이고, 스타트를 끊는 것이기 때문에 긴장도 하고 버벅됐던 것 같다. 체육관 적응도 덜 됐었다. 19일 연습을 하러 왔을 때도 어둡다고 생각을 했는데, 이대로 경기를 한다고 하더라"며 "우리 팀이 상대 팀에 대한 대비를 못 했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소영은 이날 경기의 점수를 묻자 "컨디션은 나쁘지 않다. 하지만 스스로 생각하는 기준치에는 50%도 보여주지 못했다고 생각한다. 보여드리지 못했던 것은 홈에서 보여드리도록 노력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영택 KGC인삼공사 감독은 "이소영이 득점도 많이 하고 잘했다. 하지만 본인은 만족하지 못할 것 같다. 훈련 과정에서는 오늘보다 더 좋았는데, 경기는 확실히 다른 것 같다. 엄혜선과 호흡에서 엇박자가 있었다. 나는 만족하지만, 본인이 욕심이 많기 때문에 만족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가대표에서 염혜선과 짧은 호흡을 맞췄지만, 아직은 갈 길이 멀다. 그는 "몇 가지 부분에서는 잘 맞았다고 생각하고, 다른 몇 가지에서는 안 맞은 부분도 있다. 지금도 계속 대화를 통해 맞춰가고 있다"며 "이제 시즌을 시작했으니 조금 더 지나면 더 좋은 플레이를 보여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한국 여자대표팀은 도쿄올림픽에서 4위라는 성과를 이루어냈다. 이소영도 인기를 실감하고 있다. 이소영은 "팬분들이 많이 찾아오고 연락도 오신다. 응원의 글도 많이 써주신다"며 "인기가 높아진 만큼 팬분들에게 이런 배구를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 크다"고 말했다.

신생팀과 첫 맞대결에서 많은 것을 느꼈다. 이소영은 "어린 친구들이지만, 배워야 할 점은 배워야 한다"며 "그냥 놓는 볼이 없더라. 이날 같은 경기력을 다음에는 보여주지 않으려고 하겠다. 더 움직이고 더 잡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KGC 인삼공사 이소영이 19일 오후 광주광역시 페퍼 스타디움에서 진행된 '2021-2022 도드람 V리그' AI 페퍼스와 KGC 인삼공사의 경기에서 리시브를 하고 있다. 사진 = 광주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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