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연습한 신생팀 맞아? AI페퍼스, 기대감 충분히 부풀렸다

[마이데일리 = 광주 박승환 기자] 예상 밖의 경기력이었다. 신생팀의 첫 걸음마는 훌륭했다.

AI페퍼스는 19일 광주 페퍼스타디움(광주염주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1-2022 V-리그 KGC인삼공사와 1라운드 첫 맞대결에서 세트 스코어 1-3(25-16 20-25 21-25 17-25)으로 패했다.

AI페퍼스는 지난 4월 새롭게 창단된 여자 프로배구 '제7구단'으로 한국배구연맹(KOVO) 여자 외국인 선수 드래프트에서 1순위로 헝가리 추신의 엘리자벳 이네 바르가를 지명하며 첫 행보를 시작했다. AI페퍼스는 특별지명을 선수를 수급했고, FA(자유계약선수) 미계약자 하혜진과 양산시청에서 구솔을 영입했다. 그리고 신인 드래프트에서 총 9명의 선수를 품으며 전력을 꾸렸다.

야심찬 준비와 달리 돌발 변수가 많았다. AI페퍼스는 지민경이 왼쪽 무릎 수술을 받고 재활에 시간을 보내고 있고, 신인 드래프트 1차 지명 박사랑이 전국체육대회에서 왼쪽 발목을 부상을 당해 최근 수술을 받았다. 복귀까지는 3~4개월의 시간이 필요하다.

9년 만에 현장에 복귀한 김형실 감독은 "설레고 무척 긴장이 된다"면서도 "기술적인 면에서 부족한 점이 많을 것이다. 고등학생 선수들이 지난 13일에 합류해 연습을 5일 밖에 하지 못했다. 연습량이 부족해서 선수들이 정신적, 기술적 커뮤니케이션이 잘 맞지 않다"고 많은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어 "시합을 통해 연습을 해야 하는 입장이다. 시즌이 한 달 뒤에만 열렸어도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었는데…"라며 "선수들이 경기를 하면서 좋아질 것이라 생각한다. 선수들을 믿고 경기에 임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경기력은 '신생팀'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였다.

AI페퍼스는 1세트 초반부터 KGC인삼공사와 대등한 경기를 펼치며 팽팽하게 맞섰다. 하지만 7-7로 맞선 상황에서 알리자벳의 속공이 적중하면서 점점 격차가 벌어지기 시작했다. AI페퍼스는 안정된 리시브와 디그를 바탕으로 KGC인삼공사의 공격을 막아냈고, 블로킹도 탄탄했다. AI페퍼스는 25-16의 압도적인 격차로 KGC인삼공사를 누르고 1세트를 손에 넣었다.

하지만 1세트에서의 좋은 기세를 2세트에는 이어가지 못했다. AI페퍼스는 2세트 초반부터 KGC인삼공사에 끌려갔다. 세트 중·후반 격차를 좁혀 나가며 추격에 나섰지만, 분위기를 뒤집는 것은 역부족이었다. 3세트는 아쉬움이 가득했다. 양 팀은 세트 중반까지 접전을 경기력을 선보였다. 하지만 후반 KGC인삼공사의 공격을 막아내지 못하며 아쉽게 세트를 내줬다.

4세트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AI페퍼스는 세트 초반 치열한 공방전을 펼치며 대등한 경기를 펼쳤다. 그러나 중반으로 접어들면서 조금씩 간격이 벌어졌고, 결국 세트 스코어 1-3으로 경기를 내줬다.

하지만 칭찬과 박수를 받아 마땅한 경기력이었다. 600명의 만원 관중의 눈을 완벽하게 사로 잡았다. 무려 22점을 뽑아낸 엘리자벳과 10득점으로 그 뒤를 받친 하혜진의 활약은 다음 경기를 충분히 기대하게 만들었다. 첫 걸음마를 잘 뗐다. 앞으로 AI페퍼스의 활약이 더욱 기대된다.

[AI 페퍼스가 19일 오후 광주광역시 페퍼 스타디움에서 진행된 '2021-2022 도드람 V리그' AI 페퍼스와 KGC 인삼공사의 경기에서 1세트를 승리한 뒤 기뻐하고 있다. 사진 = 광주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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