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들 정리나선 구단들...'정리해고 1순위' KBO 감독은?

[마이데일리 = 장윤호 기자]구단이 나가고자 하는 방향과의 ‘철학적인 차이(philosophical difference)’가 감독 경질의 새로운 이유로 등장한 시즌이다.

KBO리그 2021 페넌트레이스가 10월30일로 예정된 최종일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19일 두산과 홈경기를 가진 삼성의 경우 138경기를 펼쳐 가장 적은 6경기를 남겨 놓고 있다. 잔여 경기가 많은 팀들이 12게임 정도이다.

페넌트레이스가 막판이 되면서 감독들은 최선을 다해 마무리하는 것에 집중한다. 현재의 팀 성적에 신경을 쓰지만 시즌 후 자신이 무사할까도 한번은 생각해보게 된다. 감독 자리는 계약 기간과 때로는 무관하기 때문이다.

지난 16일 메이저리그에서는 매우 충격적인 감독 경질 소식이 있었다. 김광현과 함께 했던 세인트루이스 마이크 실트감독이 계약 기간 1년을 남겨 놓고 잘렸다. 마이크 실트감독은 올시즌 90승72패로 팀을 내셔널리그 와일드카드 게임으로 이끌었으나 LA 다저스에 패했다.

그래도 2019시즌 91승71패로 내셔널리그 챔피언십 시리즈까지 진출했고 코비드19 팬데믹 사태로 단축 시즌으로 치러진 지난해도 30승28패의 성적으로 내셔널리그 와일드카드 시리즈에 올랐다. 실트감독의 경우 과거 롯데의 로이스터감독과 비슷했다. 팀을 포스트시즌까지 진출시켰는데 월드시리즈 근처에는 못갔다.

그래도 실트감독의 경질은 메이저리그를 놀라게 했다. 최근 메이저리그 역사에서 90승 이상을 거두고 잘린 감독은 6명 밖에 되지 않는다. 2017시즌 더스티 베이커감독이 이끈 워싱턴 내셔널스는 97승65패로 내셔널리그 동부지구 챔피언이 됐다. 그런데 시카고 커브스와의 디비전시리즈에서 2승3패로 지는 바람에 베이커 감독은 옷을 벗었다.

뉴욕 양키스 조 지라디 감독 역시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 시리즈에서 휴스턴 애스트로스에 3승4패로 패해 월드시리즈 진출에 실패하고 역시 경질됐다. 당시에도 이례적으로 받아들여졌는데 실트 감독의 경우 선수들의 부상이 있었음에도 9월에 구단 신기록인 17연승을 올리며 포스트시즌에 진출했기 때문에 더 놀라웠다.

실트감독은 지난 2018 시즌 중 마테니감독이 경질되면서 감독 대행으로 시작했다. 18년 동안 세인트루이스에서 스카우트부터 시작해 감독이 된 지도자이다.

세인트루이스 빌 드위트 주니어 회장, 그리고 존 모젤리악 구단 대표가 공식적으로 밝힌 경질 이유는 성적이 아니라 “세인트루이스 구단이 나가고자 하는 방향과 ‘철학적으로 차이'가 있다”는 것이었다.

이 부분에 있어서는 롯데가 올 시즌 초반 최하위에 처졌을 때 허문회감독을 경질하고 래리 서튼 감독을 임명했을 때와 비슷하다. ‘구단이 가고자 하는 팀 운영 방향과 맞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지난 해 키움 히어로즈의 경우에는 페넌트레이스가 치열하게 펼쳐지던 막판인 10월8일 손혁 감독을 잘랐다. 당시 키움은 73승1무58패, 승률 5할5푼7리를 기록하며 3위에 있었다. 그리고 아무도 예상 못한 김창현 퀄리티 컨트롤 코치에게 감독 대행을 맡겼다. 구단은 자진사퇴라고 설명했으나 누구도 정확한 이유를 알 수 없었다.

올시즌에는 무려 3명의 외국인 감독들이 팀을 지휘하고 있다. 롯데 래리 서튼감독이 5월11일 롯데 지휘봉을 잡았고 현재 8위에 처져 있다.

계약 2년 차인 매트 윌리엄스감독의 KIA는 9위, 그리고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을 영입한 한화는 첫 시즌 최하위다.

올시즌을 마치고 나면 과연 교체되는 감독이 있을까? 계약 기간이 끝나는 감독은 없다. 공교롭게도 하위권에 포진한 감독들이 모두 외국인이다.

[사진=마이데일리 DB]

장윤호 기자 changyh21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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