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스공사 두·낙·콜 트리오를 무력화한 오리온 스리가드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가스공사가 자랑하는 두-낙-콜 트리오가 또 한번 힘을 쓰지 못했다.

고양 오리온 오리온스는 16일 고양체육관에서 열린 2021-2022 KGC인삼공사 정관장 프로농구 1라운드 홈 경기서 대구 한국가스공사 페가수스를 89-67로 눌렀다. 오리온은 개막전 패배 후 3연승을 달렸다. 가스공사는 개막 2연승 후 2연패.

가스공사 두경민-김낙현-앤드류 니콜슨 트리오의 위력이 대단하다. 코트를 넓게 쓰고, 스페이싱 효과를 극대화한다. 활동량도 많다. 2대2를 많이 하면서, 다양한 옵션을 택할 수 있고, 파생되는 찬스도 다양하다. 때문에 이들을 효율적으로 막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다.

오리온은 미로슬라브 라둘리차의 몸 컨디션이 덜 올라왔다. 이대성, 이승현과 시너지도 나지 않는다. 라둘리차의 효율이 높지 않은 포스트업 공략으로 따로 노는 듯한 느낌이 있었다. 이날 역시 라둘리차는 불안했다.

단, 오리온은 두-낙-콜에 대응할 카드가 있었다. 스리가드다. 3순위 신인 이정현을 영입한 게 컸다. 대학 최고의 완성형 가드. 물론 KBL에서 좀 더 검증이 돼야 하지만, 가드진 로테이션을 여유 있게 하고, 스리가드 물량공세가 가능해졌다. 이대성과 한호빈에 베테랑 김강선과 이정현까지. 김진유와 최승욱도 있지만, 강을준 감독은 일단 이대성-한호빈-김강선-이정현 중 3명을 돌려가며 스리가드로 활용한다.

가스공사를 상대로 평소보다 스리가드를 더 오래 가동했다. 라둘리차에게 부족한 활동력을 보충하고, 전체적인 공수 리듬을 올리는 확실한 효과가 있었다. 오리온은 강 감독 부임 후 트랜지션이 좋지 않았는데, 이날은 그렇지 않았다.

가스공사의 공격 실패 또는 수비 성공 후 빠른 공격전환으로 손쉬운 찬스를 자주 잡았다. 이 과정에서 이대성과 김강선의 득점력이 빛났다. 이승현과의 2대2도 많았고, 볼 핸들링도 돌아가면서 하다 보니 체력 안배도 됐다. 경기 도중 투 가드로 전환하기도 했지만, 스리 가드 가동 시간이 더 길었다.

또한, 이대성이 신장이 크다 보니 차바위를 수비할 수 있었고, 한호빈과 김강선, 이정현이 김낙현과 두경민을 교대로 막았다. 가스공사는 13일 KT전에 이어 또 다시 외곽포 난조에 시달리면서 두-낙-콜 트리오의 위력도 반감됐다.

니콜슨은 여전히 제 몫을 했지만, 전체적으로 레이업슛 등 이지샷도 자주 놓쳤고, 3~4쿼터에는 실책도 적지 않았다. 오픈 찬스를 놓치고 속공을 허용하는 등 전형적으로 풀리지 않는 경기였다. 두경민의 컨디션이 여전히 좋지 않은 약점도 부각됐다.

오리온은 이대성이 3쿼터까지 22점을 넣었다. 4쿼터 초반 20점차 이상 도망가며 승부를 갈랐다. 스리가드로 트랜지션을 강화하고 활동량을 끌어올리면서 라둘리차의 약점을 메운 오리온의 반전이었다.

[이대성. 사진 = KBL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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