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오래 쉬었나' 조상우가 무너졌다, 충격 4실점…키움 승부수 실패[MD포인트]

[마이데일리 = 고척돔 김진성 기자] 너무 오래 쉬었나.

키움 홍원기 감독은 후반기 들어 조상우를 경기 중반 이후와 9회 사이의 가장 중요한 순간에 투입한다. 마무리 김태훈이 잘 버텨주고 있고, 가장 구위가 좋은 투수의 경기중반 활용도를 높여 전력을 극대화하겠다는 계산이다.

2년 전 수비코치 시절, 장정석 전 감독의 포스트시즌 운영법과 닮았다. 홍 감독도 인정했고, 실제 조상우도 바뀐 역할에 잘 적응하며 키움의 후반기 5위 다툼에 큰 힘이 됐다. 그러나 조상우도 사람이고, 항상 안정된 투구를 할 수 없다.

7일 수원 KT전 이후 7일만인 14일 고척 KT전. 1-1 동점이던 6회말에 선발투수 최원태에 이어 두 번째 투수로 등판했다. 0.2이닝 4피안타(1피홈런) 4실점. 일단 중심타자들이 들어서는 6회 위기를 넘기면 7회 이후 찬스가 올 것이라는 계산이었다. 또한, NC 불펜이 최근 썩 좋지 않은 것도 감안한 결정으로 보였다.

그러나 최원태의 투심과 체인지업, 슬라이더에 고전하던 NC 타자들이 조상우의 공을 기가 막히게 때렸다. 양의지가 145km 패스트볼을 좌중간 펜스 사이에 끼는 인정 2루타를 쳤고, 애런 알테어는 슬라이더를 공략해 좌선상 1타점 적시타를 만들었다. 간단하게 균형이 깨졌다.

조상우는 1사 2루서 강진성에게 슬라이더로 승부하다 좌중간 1타점 적시타를 맞았다. 김태군을 중견수 뜬공으로 처리했으나 김기환에게 2B2S서 143km 패스트볼을 던지다 우월 쐐기 투런포를 내줬다.

야구통계사이트 스탯티즈에 따르면, 조상우의 올 시즌 패스트볼 평균구속은 148km다. 148.5km였던 2020시즌과 큰 차이는 없다. 그러나 9월22일 인천 SSG전 144.3km, 7일 수원 KT전 143.5km였다. 이날 역시 양의지에게 145km를 구사한 뒤 줄곧 142~144km에 머물렀다. 지난달 22일 SSG전 직후 경미한 팔꿈치 통증으로 잠시 쉬었던 걸 감안해야 한다.

근래 구속이 다소 떨어졌고, 이날의 경우 선발투수 최원태와 큰 차이가 나지 않았다. 최원태는 이날 투심 145km까지 나왔다. 때문에 NC 타자들이 비교적 쉽게 조상우의 패스트볼에 적응한 듯하다. 여기에 조상우의 커맨드도 평소 같지 않았다.

조상우도 다른 불펜 투수들과 마찬가지로 오래 쉬다 나오면 흔들리는 경우가 있다. 6월 9일 대전 한화전서 ⅔이닝 3피안타 2실점했을 때, 5월29일 잠실 LG전 이후 11일만의 등판이었다. 아무리 조상우라고 해도 매번 완벽한 컨디션으로 투구하는 건 불가능하다.

어쨌든 키움으로선 뼈 아픈 패배다. 이날마저 잡았다면 5위 경쟁자 NC에 3경기 차로 도망갈 수 있었으나 1경기 차 추격을 허용했다. 잔여경기는 13경기. 키움이 5위에 실패하면 이날 조상우 승부수 실패가 뼈 아프게 다가올 수 있다.

[조상우.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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