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휠체어 탄 강정호 소환한 게릿 콜과 카일 슈와버...어떤 사연있길래?

10월8일 피츠버그 홈구장서 열린 와일드카드전서 3명 나란히

[마이데일리 = 장윤호 기자]음주운전 파문으로 불명예스럽게 야구계를 떠난 강정호(34)는 지금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을까?

강정호는 KBO리그 넥센 히어로즈 출신으로 2015시즌 피츠버그 파이어리츠 유니폼을 입고 메이저리그에 데뷔해 한국 프로야구 출신 내야수 성공 시대를 연 선수였다. 2015시즌 첫 해에 126경기에 출장해 2할8푼7리의 타율에 15홈런 58타점을 기록하며 메이저리그에 안착해 가다가 페넌트레이스 막판 불의의 부상을 당했다. 그랬던 강정호에 대한 기억을 현재 뉴욕 양키스 에이스가 된 게릿 콜이 소환했다.

올시즌 30경기에 선발 등판해 16승8패 평균 자책점 3.23을 기록한 게릿 콜(31)은 6일 보스턴 펜웨이파크에서 열린 보스턴과의 아메리칸리그 와일드카드 단판 승부에 선발 등판했다가 겨우 2이닝 밖에 버티지 못하고 강판 당했다.

게릿 콜(31)은 6년 전인 2015년 강정호의 소속팀 피츠버그 파이어리츠 투수였다. 그 해 피츠버그는 포스트시즌에 진출해 시카고 커브스와 내셔널리그 와일드카드에서 격돌했다. 이날 경기 전 식전행사에 강정호가 휠체어를 타고 나와 홈 팬들에게 인사를 했다.

그 경기의 피츠버그 선발 투수가 게릿 콜이었다. 그런데 게릿 콜은 시카고 커브스 카일 슈와버에게 3회초 2점 홈런을 허용하는 등 5이닝 6피안타 2피홈런 4실점 패전 투수가 됐다. 시카고 커브스는 선발 제이크 아리에타가 9이닝 4피안타 11탈삼진 완봉승을 거두었다.

게릿 콜에게 6년 전의 악몽이 뉴욕 양키스에서 그대로 재현됐다. 시간이 흘러 리그와 장소, 상대가 바뀌어 보스턴 레드삭스 홈구장 펜웨이 파크가 됐다.

게릿 콜은 1회 보스턴의 네널란드 출신 잰더 보가츠에게 투런 홈런을 맞았고 3회 카일 슈와버에게 0-3으로 뒤지는 솔로홈런을 내주고 결국 3회 아웃카운트를 잡지 못하고 교체됐다.

6년 전에도 게릿 콜은 와일드카드에서 선발로 나섰다가 시카고 커브스 카일 슈와버에게 3회 홈런을 맞았다. 투런홈런이 솔로홈런으로 바뀌었을 뿐이다. 결과도 모두 소속팀이 패해 탈락했다.

강정호는 그해 9월18일 홈구장 PNC 파크에서 열린 시카고 커브스전에서 부상을 당했다. 1회초 무사 만루 위기에서 시카고 커브스 앤소니 리조의 2루수 땅볼 타구 수비를 위해 유격수 강정호가 2루 베이스 커버에 들어갔다. 거기서 1루 주자의 오른 다리에 왼 무릎을 찍혀 쓰러졌다. 첫 시즌을 성공적으로 치르고 있던 강정호는 왼무릎 인대파열, 정강이뼈 골절 등의 진단을 밟고 수술을 받았다.

피츠버그 구단은 강정호의 쾌유를 기원하면서 그해 포스트시즌 진출에 기여한 강정호를 와일드카드 식전 행사에 초대했고 강정호는 휠체어를 타고 나와 홈팬들의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

강정호는 이듬해인 2016년 부상에서 회복해 21홈런을 기록했으나 시즌 후 귀국해 서울에서 음주 사고를 일으켰다. 조사 과정에서 두 차례 더 음주운전을 한 사실이 드러나 재판에서 징역 8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 받았다.

강정호는 정상적으로 메이저리그로 돌아가지 못하고 2017시즌을 통째로 날렸고 2019년 재기에 나섰으나 2019시즌을 마지막으로 더 이상 메이저리그에서 뛸 수가 없었다. 마지막으로 KBO리그 복귀를 추진했으나 팬들로부터 외면 받았다.

2015년 강정호의 부상 빌미가 된 2루수 땅볼을 친 시카고 커브스 앤소니 리조가 현재 뉴욕 양키스의 앤소니 리조이다.

다들 건재하다. 야구는 변함없이 계속되고 있다. 그런데 강정호는 야구계를 떠났다. 그의 나이 이제 겨우 34세이다.

[2015년 10월8일 PNC파크에서 열린 피츠버그와 시카고 커브스의 와일드카드때의 강정호, 게릿 콜, 카일 슈와버. 사진=AFPBBNews]

장윤호 기자 changyh21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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