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트 연습 안 해?" 친정 울린 사나이, 그렇게 '두산 DNA'를 체득합니다[MD스토리]

[마이데일리 = 잠실 김진성 기자] "번트 연습 안 해?"

두산 양석환은 올 시즌에 들어가기 직전 LG에서 트레이드를 통해 유니폼을 갈아입었다. 풀타임을 보내보니, '두산 DNA'의 위력을 실감했고, 서서히 두산 DNA를 체득하고 있다. 1일 잠실 LG전서는 0-0이던 6회초 2사 만루서 정우영의 투심을 공략해 결승 2타점 중전적시타를 날렸다.

양석환은 "두산은 강팀 DNA가 있는 것 같다. 최근 팀이 올라가는 모습을 보며 확실히 '대단한 팀이구나'라고 생각했다. (강)승호나 (박)계범이와도 그런 얘기를 한다. 그 친구들도 인정한다. 큰 무대를 많이 뛰어봐서 그런가. 고기도 먹어본 사람이 먹는 건가. 찬스에서 순간적으로 몰입하는 게 다르다. 자기 것을 확실히 하려고 한다"라고 했다.

두산에서 전폭적 지지를 받으면서 심리적으로 더 안정감이 생겼다. 양석환은 "최근 안 좋았던 게 사실인데 전역 후 사실상 첫 풀타임이다. 어느 정도 체력적인 면도 느끼는 건 사실이다. 오히려 그래서 좀 더 경기에 더 나가려고 한다. 내년, 다음 시즌도 있기 때문에 풀타임을 뛰며 그 안에서 배울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경기에 나가야 타격감도 조금씩 올라오는 것 같다"라고 했다.

김태형 감독 특유의 밀당 스타일도 한 몫 한다. 타격 페이스가 떨어졌을 때, 양석환에게 농담조로 "번트 연습 왜 안 해"라고 했다. 안 풀릴 때는 번트만 대줘도 된다는 뜻이다. 양석환은 "그렇게 인장감을 풀어주려고 한 마디씩 웃으며 해주신다"라고 했다. 양석환의 대응도 재치 있었다. "감독님, 저 번트 잘 댑니다."

심적인 안정감을 찾으면서 생각도 변했다. 양석환은 "풀타임을 나가면 1주일 혹은 한 달간 못 칠 수도 있다. 결과가 안 나오면 뒤에 빠져서 준비할 수도 있는데 감독님이 계속 기용해줘서 잘 맞는다. 이제 중요할 때 하나만 쳐도 된다 싶다. 매 타석 잘 치면 좋겠지만, 쉽지 않다. 중심타선을 치면 득점권 찬스는 많이 온다"라고 했다.

흥미로운 건 양석환이 LG를 상대로 그렇게 강하지 않다는 점이다. 이날 전까지 12경기서 타율 0.234 5타점 3득점이었다. 그러나 쿨하게 인정했다. "오랫동안 LG에 있었다. LG 투수들 전력분석을 할 필요도 없었고 사실상 올해 처음으로 대결해보는 것이다. LG 투수들이 좋다고 느낀다. 한편으로는 이 볼이 왜 맞을까 싶기도 하고"라고 했다.

양석환은 마음의 여유, 심리적 안정을 토대로 커리어하이를 써 내려가고 있다. 친정 LG의 마음은 쓰리겠지만 말이다.

[양석환. 사진 = 잠실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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