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양키스가 보여준 돈의 위력...1072억원이면 충분했다

'펜웨이파크에서의 마지막 결투'에서 보스턴 3연파 '축제'

[마이데일리 = 장윤호 기자] 메이저리그에는‘Money can not buy a pennant(돈으로 우승을 살 수는 없다)’라는 격언이 있다. 이 문장을 뉴욕 양키스에 대입하면 ‘Why the Yankees can not buy a pennant?(왜 양키스는 돈으로 우승을 살 수 없는가?)’로 바뀐다. 메이저리그의 오랜 의문이자 진리가 돼 있는 격언이다.

돈으로 리그를 좌지우지하려고 해서‘악(惡)의 제국'으로 불리던 뉴욕 양키스가 마침내 과거의 영광을 재현했다.

뉴욕 양키스가 25~27일(이하 한국시간) 3일간 보스턴과 맞붙은 ‘펜웨이 파크에서의 마지막 결투(Showdown at Fenway)에서 필생의 라이벌 보스턴을 3연파 한 것은 2021시즌 페넌트레이스 최대의 이변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두 팀의 라이벌전 구단 역사에 각각 남을 ‘영광(뉴욕 양키스)’이자 ‘치욕(보스턴 레드삭스)’이 됐다.

흥미로운 것은 AL 동부지구 페넌트레이스 1위를 확정한 탬파베이와 2위이자 아메리칸리그 와일드카드 1위 뉴욕 양키스, 3위 보스턴 레드삭스의 2021시즌 팀 연봉이다.

올시즌 뉴욕 양키스의 구단 연봉 총액은 2억2000만달러(약 2588억원)이다. 보스턴 레드삭스는 절 반이 조금 넘는 1억3300만달러(약 1564억원)이고 탬파베이는 거의 5분의 1수준인 4400만달러(약 517억원)에 불과하다.

그러니까 뉴욕 양키스는 위의 격언대로 돈으로 우승을 사지는 못했다. 탬파베이가 일찌감치 AL 동부지구 우승을 확정지었다.

그런데 돈으로 필생의 라이벌 보스턴을 잡았다. 아직 페넌트레이스가 6경기 남아 있어 최종 승자가 뉴욕 양키스가 될지 아니면 보스턴일지 모르지만 뉴욕 양키스가 돈으로 우승을 사기 위해 무려 10년 가까이 장기 계약한 투수 게릿 콜과 지안칼로 스탠튼이 진가를 발휘한 덕분이다.

에이스 게릿 콜(31)은 25일 3연전 첫 경기에 나서 6이닝 5피안타 3실점으로 양키스의 8-3 승리를 이끌었다. 지난 해 양키스와 계약해 2028시즌까지 계약돼 있는 게릿 콜의 올시즌 연봉은 3600만달러(약 424억원)이다. 게릿 콜의 2028시즌 옵션은 양키스 구단이 가지고 있다. 게릿 콜은 16승8패, 평균 자책점 3.08을 기록 중이다.

더 놀라운 성적은 ‘빅 G(Big G)’ 지안칼로 스탠튼(32)이다. 보스턴과의 3년전에서 3경기 연속 홈런을 터뜨렸다. 12타수 7안타 10타점 3홈런, 타율 5할8푼3리다.

지난 25일 첫 경기에서 3회 우중월 3점홈런을 터뜨려 게릿 콜의 16승을 도왔고 26일에는 지는 분위기에서 막판 8회 역전 그랜드슬램을 날렸다. 27일 마지막 경기에서도 8회 보스턴의 추격에 쐐기를 박는 투런 홈런을 기록했다. 이틀 연속 8회 홈런은 모두 펜웨이파크의 자랑인 ‘그린 몬스터’를 넘겨 보스턴 팬들의 간담을 서늘하게 만들었다.

스탠튼은 2017시즌 마이애미 말린스에서 59홈런 132타점을 기록한 후 뉴욕 양키스와 2027년까지 10년간 계약했다. 올시즌 연봉은 2900만달러(약 341억원)이다. 지난 26, 27일 이틀 연속 세이브로 승리를 지킨 양키스 마무리 아롤디스 채프먼의 연봉은 1600만달러(약188억원)이다.

연봉은 2017년 데뷔해 올시즌 후 처음 조정신청 자격을 가지게 되는 외야수 애런 저지(29)가 가장 낮다. 그래도 1017만5000달러(약 119억원)이다. 비록 2안타에 그쳤으나 결정적인 순간 안타를 쳐내 공격을 이어갔다.

‘펜웨이파크에서의 마지막 결투’를 승리로 이끈 주역인 네 선수의 몸값을 모두 더하면 9117만5000달러(약 1072억원)이다.

뉴욕 양키스는 28일 하루 휴식을 취한 뒤 29일 캐나다 토론토 로저스센터에서 토론토 블루제이스와 맞붙는데 토론토 선발이 류현진이다.

[지안칼로 스탠튼이 27일 보스턴전에서 8회 투런 홈런을 치고 홈에서 동료들과 기쁨을 나누고 있다. 사진=AFPBBNews]

이석희 기자 goodluck@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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