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보어 충격요법 결과는? 러프-에반스도 '2군행 시련' 있었다

[마이데일리 = 윤욱재 기자] LG가 마침내 결단을 내렸다. 1할대 타율로 신음하던 외국인타자 저스틴 보어(33)에게 2군행을 통보한 것이다.

보어는 32경기에서 117타석에 나와 타율 .170(100타수 17안타)에 머물렀다. 홈런 3개와 타점 17개도 기대한 수준은 아니었다. 출루율 .265, 장타율 .280으로 심각한 수준이다.

류지현 LG 감독은 "100타석을 기준으로 봤다. 현재 기량을 판단하는 기준점이 된다고 봤고 현 시점에서는 좋은 컨디션을 만들어서 팀에 보탬이 될 수 있도록 준비하는 것이 낫다고 판단해 결정했다"라고 밝혔다.

LG는 황병일 수석코치를 통해 보어에게 2군행을 통보했다. 보어도 현재 자신이 부족하다는 점을 인정하고 2군행을 동의했다.

과연 보어가 2군에서 재정비하고 돌아올 수 있을까. 외국인선수가 2군으로 내려갈 정도면 반등을 기대하기 쉽지 않다는 의미이기도 하나 2군을 다녀오고 환골탈태한 사례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두산은 2016년 4월 외국인타자 닉 에반스를 1군 엔트리에서 제외하는 결단을 내렸다. 당시 에반스는 타율 .164에 머무르고 있었다. 그런데 에반스가 2군을 다녀오자 180도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김태형 감독은 에반스의 맹타에 "2군에 다녀온 것이 계기가 됐다. 멘탈에 큰 변화가 있었던 것 같다"라고 짚기도 했다.

타율 .308 24홈런 81타점으로 시즌을 마감한 에반스는 두산의 통합 우승에 일조했고 재계약에도 성공, 2017시즌에도 타율 .296 27홈런 90타점으로 활약하면서 '효자 외인'으로 등극했다.

사례는 하나 더 있다. 바로 삼성에서 3년 동안 활약하며 타율 .313 86홈런 350타점을 남긴 다린 러프의 이야기다. 러프는 2017시즌 초반 극악의 부진을 겪으며 타율 .150에 그치고 있었고 삼성은 러프의 2군행을 전격 결정했다. KBO 리그 적응에 애를 먹으면서 자신감이 하락한 모습을 보이자 결단을 내린 것이다. 러프는 2군을 다녀온 뒤 완전히 다른 타자의 모습을 보였고 타율 .315 31홈런 124타점을 기록하면서 타점왕을 차지했다.

물론 보어의 이야기와는 다를 수 있다. 에반스와 러프는 모두 시즌 초반에 2군으로 내려간 것이라 그나마 시간적인 여유가 있었다. 그러나 보어가 2군으로 내려간 시점은 9월 말이고 치열한 순위 다툼을 이어가는 LG에게 남은 것은 33경기가 전부다. 에반스와 러프와 비교하면 긴박한 상황이기는 하다.

과연 보어는 2군에 다녀오고 달라진 모습을 보일 수 있을까. LG의 순위 싸움, 나아가 가을야구의 성패를 좌우할 수 있는 키포인트가 될 것이다.

[최근 2군으로 내려간 LG 외국인타자 저스틴 보어(첫 번째 사진)와 삼성에서 뛰었던 외국인타자 다린 러프. 사진 = 마이데일리 DB]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