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인터뷰] '예비 빅리거' 인정받은 배지환 "애리조나 폴리그 갑니다!"

[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피츠버그 파이어리츠 산하 더블A 알투나 커브 배지환이 가을에도 야구를 할 수 있게 됐다. 유망주들 중에서도 메이저리그 무대를 밟을 가능성이 높은 선수들만 모이는 '애리조나 폴리그(AFL)' 무대를 누빌 기회가 마련됐다.

올해 더블A는 100경기의 시즌으로 진행되는데, 배지환의 경우 17일(이하 한국시각) 경기 개시전을 기준으로 단 4경기만 남았다. 하지만 가을에도 야구를 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바로 상위권에 속한 유망주들만 모이는 AFL에 참가하게 됐다.

메이저리그 30개 구단은 각각 최대 7명의 유망주를 AFL에 보낼 수 있다. 한마디로 장래의 메이저리거가 한자리에 모인다. 한국 선수로는 추신수(SSG)와 서재응, 최희섭(이상 KIA 코치) 등이 AFL 무대를 거쳐 빅 리그에 진출했다.

배지환은 16일 마이데일리와 통화에서 "애리조나 폴리그에 참가하게 됐다. 10월 8일까지 애리조나로 이동해야 한다"며 "AFL은 더블A에서만 가는 것이 아니다. 모든 레벨의 상위 유망주들이 참가한다. 더블A 같은 팀에서는 100마일(약 160km)를 던지는 로안지 콘트레라스(유망주 랭킹 6위)와 함께 간다"고 기뻐했다.

AFL에 참가하게 된 배지환은 주위에서 많은 축하를 받았다. 그는 "타격 코치님께서 '2루수와 중견수, 유격수로 경기에 나갈 것이다. 수준 높은 투수와 타자들이 다 모이기 때문에 좋은 경험이 될 것'이라고 말해주셨다. 감독님께서도 'AFL에 뛰었던 선수들 90% 이상이 메이저리그에서 뛸 선수들이다. 좋은 경험일 것이고, 축하한다'고 하셨다"며 미소를 지었다.

AFL에 참가하게 된 만큼 욕심도 생겼다. 그는 "AFL은 가고 싶다고 갈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인정을 받는 기분도 든다. 예비 빅 리거들이 많이 온다고 한다. 잘하는 선수들의 공도 많이 보고 좋은 결과를 내야 메이저리그에서 뛸 수 있는 날이 앞당겨지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30개 팀에서 뽑힌 선수들이 4개 팀으로 구성돼 5주간 진행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배지환은 "AFL에 가기 전에 일주일간 훈련을 하는데, 교육리그 선수들과 마주친다. 2017년에는 로날드 아쿠나 주니어(애틀란타), 2018년에는 키브라이언 헤이스, 브라이언 레이놀스(피츠버그)를 본 기억이 있다. 당시에는 AFL에 대해서 알지 못했다. 하지만 메이저리그 구단 로고를 짊어지고 뛰는 것이 멋있고, 나도 함께할 수 있어서 영광"이라고 말했다.

올해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뤄낸 배지환이다. 미국 진출 4년 만에 첫 홈런포를 쏘아 올렸고, 이를 바탕으로 장타에 눈을 떴다. 배지환은 7월에만 4개의 홈런을 터뜨렸고, 8~9월 각각 1개씩의 아치를 그렸다. 배지환은 올해 더블A 79경기에 출전해 86안타 6홈런 61득점 19도루 타율 0.283의 성적을 거두고 있다.

배지환은 "그동안 스스로를 똑딱이라고 생각을 했다. 삼진을 당하지 않는 스윙이 많았다. 그러나 첫 홈런을 친 후 유리한 카운트에서는 100% 풀 스윙을 하고 있고, 홈런을 비롯해 장타가 늘어났다"며 "또한 볼넷은 운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기량이 좋은 선수들을 상대하다 보니 볼넷은 스스로 만들어 내는 것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미국에 온 후 올해 가장 많이 성장하고, 많이 배운 것 같다"고 강조했다.

"부상으로 5주간 빠졌던 것이 아쉬웠다. 다치지 않았다면, 어떤 성적을 냈을지 궁금하다. 올해가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남다르게 준비도 많이 했다. "올 시즌 전 노트에 '메이저리그에 가기 위해서 해내야 하는 것'들을 적었는데 며칠전 짐 정리를 하면서 우연히 보게 됐다. 잘해야 한다는 생각도 많았는데, 많은 것을 이루어내서 만족하고 뿌듯했다"며 "시즌이 끝나기 전에 20도루는 채우고 싶고, AFL에서도 좋은 성적 낼 수 있도록 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배지환. 사진 = 배지환 제공]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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