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르디올라 “선수들 지칠 것…도와달라” 호소에 팬들 코웃음친 까닭은

[마이데일리 = 런던 유주 정 통신원] 영국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맨체스터 시티의 펩 과르디올라 감독이 오는 토요일 사우샘프턴전을 앞두고 팬들을 향해 “제발 관중석을 조금 더 채워 달라”고 부탁했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현지시간 지난 15일 영국 BT스포츠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날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에서 독일 분데스리가 RB라이프치히와 맞붙어 6-3으로 승리를 거머쥐었다.

그야말로 ‘골 잔치’인 신나는 경기였지만 과르디올라 감독의 표정은 영 좋지 못했다. 경기 직후 소셜미디어 등지에선 텅텅 빈 관중석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지난 세 경기 동안 우리는 16골을 넣었다”면서 “오는 토요일 경기엔 더 많은 사람들이 보러 와 주길 바란다. 더 많은 관중이 필요하다. 부탁한다”고 말했다.

그는 “선수들이 지칠 것”이라면서 “사우샘프턴은 정말 강력한 팀이다. 그들은 ‘모 아니면 도(all or nothing)’ 식으로 싸운다. 그런 면에서 우리에겐 매우 중요한 경기”라고 덧붙였다.

과르디올라 감독의 호소는 절절했지만 팬들은 눈 하나 깜짝하지 않는 분위기다.

이 소식을 인용 보도한 영국 스카이스포츠의 인스타그램 게시물엔 순식간에 2000개 넘는 댓글이 달렸다.

많은 팬들은 과르디올라 감독의 발언이 작은 구단에서나 할 법한 말이라고 지적했다.

한 이용자는 “불가능한 걸 요구하고 있다”며 “‘한 줌’의 팬밖에 없는 구단이지 않느냐”고 돌려 비꼬았다.

“이게 군소 구단의 현실”이라거나 “이렇게 구걸할 수밖에 없는 작은 구단의 심정을 누가 아느냐”는 우스갯소리도 등장했다. “아직도 팬이 없네?(Still no fans?)”라는 댓글엔 ‘좋아요’가 쏟아졌다.

“팬이 없으면 돈으로 사면 되지 않느냐”는 댓글도 여럿 달렸다. 또 다른 이용자는 “당신네 스타디움에 ‘에티하드’라는 이름이 왜 붙는지 생각해 보라”고 썼다. 맨시티가 다른 구단에 비해 상대적으로 재정이 안정적이라는 점을 꼬집은 것이다.

잘 알려져 있다시피 맨시티의 구단주는 중동 아랍에미리트의 왕족이자 석유 재벌인 셰이크 만수르 빈 자예드 알 나얀이다. 에티하드 항공은 맨시티의 공식 후원사로, 만수르의 왕실이 세운 회사다.

맨시티는 한국시간 오는 18일 밤 사우샘프턴과 맨시티 홈구장인 맨체스터 에티하드 스타디움에서 맞붙는다.

[사진 = AFPBBNews, SKY Sport 인스타그램]

유주정 통신원 yuzujun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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