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무로 대세' 이주영 "'보이스', 발톱 빠지는지 모를 정도로 몰입…센캐 부담 NO" [MD인터뷰](종합)

[마이데일리 = 김나라 기자] 배우 이주영(34)이 '보이스'로 충무로 대세 행보를 이어간다.

이주영은 15일 오전 화상 온라인 인터뷰를 진행했다. 이날 영화 '보이스'로 스크린에 컴백하며, 이와 관련 다양한 에피소드들을 풀어냈다.

'보이스'는 보이스피싱 조직의 덫에 걸려 모든 것을 잃게 된 서준(변요한)이 빼앗긴 돈을 되찾기 위해 중국에 있는 본거지에 잠입, 보이스피싱 설계자 곽프로(김무열)를 만나며 벌어지는 리얼 범죄액션.

특히 '보이스'엔 맡는 역할마다 180도 변신을 보여준 이주영이 합류해 관심을 더한 바. 이주영은 '독전'(2018)에서 농아남매의 동생 역할로 강렬한 눈도장을 찍은 데 이어 넷플릭스 '보건교사 안은영'(2020)에서도 생명과학교사 한아름으로 분해 신스틸러 활약을 펼쳤다. 충무로의 새로운 대세답게 '삼진그룹 영어토익반'(2020)에선 시니컬한 말투와 표정의 전략기획실 송소라 캐릭터로 관객들의 호평을 이끌었다.

그런 그가 이번 '보이스'에서 블랙해커 깡칠 역할을 맡아 또 한 번 개성 강한 존재감을 발휘했다. 한서준의 일당백 조력자 역할을 톡톡히 해내며 극을 더욱 풍성하게 만들었다. 깡칠은 불법적인 일로 전직 형사 서준과 알게 되었지만 모든 것을 잃고 절실하게 본거지를 쫓는 서준을 도와 보이스피싱의 단계, 수법, 본거지 등의 정보를 제공하는 인물이다.

이날 이주영은 "'보이스'가 보이스피싱을 다룬 시나리오라고 했을 때, '드디어 올 것이 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동안 없었으니까. '이게 어떻게 표현이 될까' 호기심도 생기고 한편으로는 당하든 안 당하든 누구나 보이스피싱 전화를 받아봤다는 생각에 익숙하고 가까운 소재라 표현되기 어렵고 진부할 수도 있겠다 싶었다. 근데 '보이스'가 그런 부분들을 진부하지 않게 잘 표현했다. 생각했던 이상으로 완벽하게 잘 표현이 된 거 같아 만족스럽고 이런 작품에 내가 출연했다는 게 영광이다"라고 감격에 젖었다.

이어 그는 "'보이스'는 볼거리가 많고 캐릭터 맛집이다. 그러면서 동시에 모범적인 영화다.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은 자랑스러운 작품"이라고 자신 있게 내세웠다.

깡칠 캐릭터에 대해선 "깡칠은 이름부터 매력적으로 느껴졌다. 질주하는 '보이스' 안에서 한 템포 쉬어가게 하며 활력을 주는 역할"이라며 "전사가 나와있지 않아서 오히려 어떻게 상상하느냐에 따라 다양하게 연기할 수 있을 거라고 봤다"라고 짚었다.

부상 투혼을 발휘하며 몰입한 이주영. 그는 "도망치는 액션신을 찍을 때 엄지발톱에 피멍이 드는지도 모르게 뛰어다녔다. 며칠 뒤에 보니 양쪽 발톱이 다 빠졌다"라고 떠올리며 "지나가는 신처럼 보였지만 '내가 열심히 촬영하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발레리나 강수진처럼 영광의 상처를 남긴 촬영이었다"라고 재치 있게 표현했다.

선배 변요한과의 호흡은 어땠을까. 이주영은 "선배님은 작품 전체에 대한 애정이 넘치고 디테일한 부분들까지 놓치지 않더라. 저랑 준비할 시간이 그렇게 많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꼼꼼하게 신경 써주고 배려를 많이 해주셨다"라고 존경심을 표했다.

그는 "사실 제가 헷갈린 부분이 있어도 말을 잘 못하는 성격이다. 변요한 선배님이 배우가 힘든 것들에 대한 걸 너무나 잘 아셔서 바로 눈치를 채시고 감독님한테 대신 말씀드려 주신 적이 있다. 이 대사는 말하기 힘드니까, 처음부터 쭉 가는 게 나을 거 같다고. 본인 것만 신경 쓸 수도 있는데 제가 연기를 잘 할 수 있도록, 그리고 전체를 위해서 섬세하게 신경 써주시더라. 그런 모습을 보면서 나도 배워야겠다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충무로 대세로 자리매김한 소감은 어떨까. 이주영은 "'충무로 대세'라는 말은 민망하다. 그래도 어쨌든 영화계 관계자분들께서 저를 계속 불러주시고 찾아주시는 것이 예전의 저를 생각하면 정말 믿어지지가 않는다. 상업영화에서 지나가는 인물이 아니라 한 캐릭터를 맡아 연기할 수 있을 거라는 게 되게 먼 일이라고 생각했었다. 제가 연기를 시작한 것에 비해 생각보다 빨리할 수 있게 되어 감사하다"라고 겸손하게 이야기했다.

그는 "연기를 시작할 때는 마냥 좋고 재밌어서 했다. 순간순간들이 재밌고, 즐기면서 했다. 이제는 저도 캐릭터들이 쌓아지고 작품 수가 점점 늘어나면서 '배우 이주영이 앞으로 어떻게 보여질 것인가' '어떻게 하면 좀 더 정교하게 작품 활동을 해야 할까'에 대해 생각하게 됐다"라고 진중한 태도를 보였다.

매 작품 캐릭터를 완벽 흡수, 반전 매력으로 관객들을 놀라게 만드는 이주영. "같은 배우 맞아?"라는 호평이 늘 따르는 것에 대해 그는 "계획대로 되고 있다"라며 너스레로 받아쳤다.

이내 그는 "센 역할에 대한 부담감은 없다. 제 장점이자 무기라고 생각해서 너무 감사드린다. 앞으로도 이런 캐릭터들을 하고 싶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주영은 "한편으로는 저의 다른 모습도 보여드리고 싶다는 생각도 있다. 깊은 내면을 표현할 수 있는 역할도 해보고 싶다. 그런 갈증과 욕심은 당연히 있다"라며 "스스로 생각하는 배우로서 장점이 넓은 스펙트럼이라고 본다. 강하고 센 역할을 잘 할 수 있지만, 감정신이라든지 내면의 깊이 있는 역할도 할 수 있다는 걸 저만 알고 있는 스펙트럼이니까 빨리 보여드리고 싶은 마음이 있다.

실제 성격은 어떨까. 이주영은 "저를 무섭게 보시는 분들이 많더라. 그래서 작품 미팅할 때 제가 이런 성격일 줄 몰랐다는 말을 많이 듣는다. 친구들도 제가 맡은 캐릭터들을 보고 '네가 이렇게 세 보이나?' 놀라워한다. 친구들 사이에서 저는 허당이고 막내 같은 캐릭터다. 평화주의자다"라고 얘기했다.

그는 "평소에 쌓아두는 성격이라 스트레스를 잘 풀어야 한다. 그래서 연기를 할 때 해방감을 많이 느낀다. 연기를 안 했으면 어떻게 했을까 그런 생각이 들 정도다. 어떤 배우분들은 연기할 때 감정을 끄집어내는 게 힘들다 하는 분들도 있는데, 저는 오히려 다 표출할 수 있다는 게 너무 좋다. 그게 이 직업의 매력인 거 같다"라고 '천생 배우'의 면모를 엿보게 했다.

[사진 = CJ ENM]

김나라 기자 kimcountr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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