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도 야구장 있다...내년 올림픽서 야구 민간관계자 회동 추진[아무튼]

[마이데일리 = 장윤호 기자]지난 8일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 토마스 바흐)는 2020 도쿄 올림픽(2021 연기 개최)에 불참한 북한(North Korea)에 대해 2022년 말까지 자격 정지 결정을 내렸다. 정확하게 말하면 내년 2월 열리는 2022 중국 베이징 동계올림픽에 북한의 출전을 불허한 것이다.

북한은 이로써 올림픽 출전 배당금도 받지 못하고 아시아올림픽 평의회(OCA)가 주관하는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참가도 불확실 해졌다. 이로써 북한 스포츠의 현황을 파악하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

최근 북한 야구를 지원하기 위한 문의가 관계 기관에 여러 경로로 들어왔는데 IOC의 자격 정지 결정으로 2월 베이징 동계 올림픽 때 북한 스포츠 관계자들을 접촉해보겠다는 계획도 공식적으로는 무산됐다.

남아 있는 가능성은 민간 교류이다. 북한의 경우 국가 올림픽 위원회(NOC)가 아니라 선수 개인 자격으로 베이징 올림픽 참가를 할 수 있다. 북한이 허용할지 미지수인데 도쿄 올림픽에 참가한 러시아 선수들과 같은 경우이다.

어찌됐든 남북 민간교류를 추진하는 단체 관계자는 북한이 베이징 올림픽 기간 중 체육 교류를 위한 고위 공직자들, 민간 관계자들을 파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체육 강국도 북한 정권의 중요한 목표이기 때문이다.

북한은 아시아야구연맹(Baseball Federation of Asia, BFA) 회원국이다. BFA 홈 페이지 지도에 ‘KOREA D.P.R’로 표기가 돼 있다. 북한야구연맹 주소지도 평양시 만경대 지구로 나와 있으나 회장(President)과 사무총장(Secretary General)은 계속 공란이다.

BFA와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KBSA) 관계자에 의하면 ‘북한 야구는 이미 오래 전부터 연락 두절이다. 전임 이병석 회장 시절부터 어떻게 해서든 교류를 하기 위해 노력했으나 아직도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현 상황을 설명했다.

실향민 출신의 김응용 감독이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회장을 맡아 한 때 기대를 모았으나 북한야구는 여전히 실체를 보여주지 않고 있다.

2017년 12월 미 ‘월스트리트 저널(THE WALL STREET JOURNAL)’지가 북한 평양에 있는 ‘모란봉 소프트볼 필드(Moran Soft Field)의 위성 사진을 공개해 마지막 실체가 확인됐다.

존스홉킨스대학의 커티스 멜빈 연구원이 상업용 위성 사진을 분석하다가 투수 마운드 4개의 베이스, 외야가 있는 평양의 야구장을 발견한 것이 기사화된 것이다. 그것을 끝으로 북한야구는 국제무대에서 사라졌다.

북한 야구가 마지막으로 국제 무대에 등장했던 때는 2016년 2월 아시아야구연맹(BFA)에 아시아 심판 클리닉을 평양에 유치하고 싶다는 의향서를 제출한 것이 마지막이었다. 결국 성사되지는 않았다.

당시 대만 타이페이에서 열린 BFA 집행 위원회 안건 가운데 하나가 예상치 못한 북한의 아시아 심판 클리닉 평양 유치 신청 건이었다.

북한이 아시아야구연맹에 보낸 공문은 ‘DPRK(조선민주주의 인민공화국) 야구협회 명의로 발신인이 김(金)모씨’로 돼 있었다. 당시 이 사안은 문화체육관광부에도 보고된 것으로 알려졌는데 그 후 흐지부지됐다.

북한은 야구보다 여자 소프트볼이 강하다. 그래서 2020 도쿄올림픽 여자 소프트볼 예선에 모습을 드러낼 가능성이 있어 보였으나 모든 것이 취소됐다. 지난 4월 코로나19 상황에서 선수들의 안전을 이유로 전면 불참을 결정해 발표했기 때문이다.

현재 북한 정권이 체육 강국을 목표로 야구를 하기는 한다는 주장만 있고 실체는 여전히 보이지 않고 있다. 그러나 야구 종주국이 미국임을 감안하면 북미는 물론 한국과의 교류 재개에 야구는 좋은 경로가 될 것이 분명하다.

이종훈 회장은 내년 새로 구성되는 아시아야구연맹 회장에 도전할 가능성이 높다. 한국이 전임 강승규 대한야구협회 회장(2010~2013 BFA 회장) 이후 다시 BFA 회장국이 되면 북한 야구와의 교류에 변화가 올 것으로 보인다. 현 회장은 대만의 톰 펭이다. 금년에 임기가 끝난다.

[모란봉 경기장. 사진=AFPBBNews]

장윤호 기자 changyh21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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